재정 공개 없으면 헌금도 없다
재정 공개 없으면 헌금도 없다
  • 신성남
  • 승인 2014.03.07 20:4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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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 주권을 회복하자

한국교회는 돈을 걷는 재주가 매우 비상하여 거의 도사 수준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돈을 쓰는 재주는 메주 수준인 정말 특이한 교회입니다. 게다가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감시하는 장치는 대부분 고장이 난 상태이고, 그것을 수리할 의지조차 별로 없어 보입니다. 이는 일부 거짓된 직분자들이 그동안 열심히 공을 들여 온 ‘전 신도의 우민화’ 노력 덕분입니다.

어떤 경우 아무리 담임목사가 주머니 쌈짓돈을 쓰듯 교회 돈을 함부로 막 사용해도 실시간 감시는 물론 사후 적발도 매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누가 교회 장부를 좀 보자고 하면, 갖은 궁색한 핑계를 대며 이를 회피합니다. 만일 그래도 계속 요청하면, 교회의 화평을 깨는 분열주의자나 문제아로 몰아 버리기 일쑤입니다.

더구나 거룩하신 목사님 말씀이라면 염소를 양이라고 해도 믿어 주는 맹신도들이 많기 때문에 혹시 비리의 의심을 받아도 적당히 둘러댈 명분만 있으면 그냥 묻어 버리거나 쉽게 빠져 나갑니다.

심지어 교회에서 큰 재정 비리가 터져도 “거룩한 일에 사용했다”는 담임목사의 말씀 한 마디면 그 순간 모두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만일 이에 불복하여 저항하면 바로 신천지나 이단이 됩니다. 그리고 물론 그 비리를 덮기 위한 사후 뒷수습과 설거지는 담임목사의 충성스런 시녀인 ‘어용 장로’들이 알아서 도맡습니다.

헌금을 유용하는 자선 단체들

만일 여러분이 어느 자선 단체에 매월 기부금을 내는데, 그 단체가 재정 수입과지출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밀실에서 비밀스럽게 공금을 운용한다면 그래도 계속해서 기부를 하시겠습니까. 또는 후원자의 1/3 이상 동의를 받아야 보여 주겠다는 식의 황당한 요구를 한다면 그게 말이 될까요.

근자에 여러 자선 단체에서 운영진이 은밀하게 기부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경우가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식을 접하고 크게 실망한 많은 분들이 기부를 철회하거나 직접 전달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설사 외형상 횡령이 없는 자선 구호 단체들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실제 개인이 낸 기부금의 겨우 절반도 안 되는 액수가 현지 구호 대상자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부분의 돈이 본부의 행정을 위한 인건비나 운영비를 명목으로 하여 중간에서 모두 사라지는 것이지요. 이처럼 자선을 구실로 하여 법인체를 만들고 꾸준히 사익을 챙기는 악덕 단체가 의외로 적지 않습니다.

어느 호주인 TV리포터가 에티오피아로 가서 한 자선 단체에 10년 동안 기부했던 본인의 후원 아동을 만났는데 영어가 많이 늘었다는 이 단체의 아동발달보고서의 설명과는 달리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했고, 그 아이는 자신에게 10년 동안 후원자가 존재하는지도 전혀 몰랐으며 그동안 후원받은 것은 인터뷰 전날 받은 재킷과 볼펜 한 자루가 전부였다고 합니다. 이는 호주 ABC방송에서 방영되었던 내용입니다.

필자의 가족들 역시 이런 실상을 알고 난 후, 한 유명 자선 단체에 정기적인 기부를 하다가 이를 철회하고 보다 정직한 다른 단체로 전환한 기억이 있습니다. 문제는 비단 그 단체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경우는 개인 기부금의 고작 1/3도 현지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머리가 뛰어난 한국의 일부 종교 귀족들도 이런 수법을 거룩한 교회에 성공적으로 이식하여 아주 큰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헌금 횡령’보다 ‘헌금 유용’이 더 문제

물론 대부분의 바른 교회들은 재정 관리를 투명하게 합니다. 그리고 실제 외견상 교회 공금 횡령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대신에 은밀한 ‘공금 유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목회자 인건비를 많이 지출한다거나, 외부 강사비나 판공비를 과다 책정한다거나, 교회 사업을 핑계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교회 비품과 부동산과 주식을 매입하거나, 그리고 내역이 불분명한 선교비나 전도비 지출 등 그 눈가리는 기술이 매우 다양합니다.

그래서 사실 교회 ‘공금 횡령’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공금 유용’입니다. 장부상 공금 횡령은 비교적 쉽게 표가 나지만, 공금 유용은 그 교회의 살림살이를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를 명확히 알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교회 외부의 회계 관리 전문가들도 이 공금 유용의 문제는 간단히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적어도 장부상으로는 입출금 내역이 모두 정확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허점을 잘 알고 가장 악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일부 담임목사님들입니다.

제자교회의 정 아무개 목사는 이 방면에서 매우 뛰어난 솜씨를 보여 준 사례로 아주 유명한 분입니다. 그 결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법원은 교회 1년 예산 135억 원 중 무려 25%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정 목사가 교인들의 허락 없이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게다가 여의도에 있는 세계 최대 교회의 조 아무개 목사는 이보다 훨씬 통이 크셔서 수백억 원의 공금 유용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건들은 한국교회 전체로 보면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하여튼 많은 교회 목회자들이 교인들에게 교회 장부를 잘 보여 주지 않으려 하는 이유는 이런 현실과 매우 관련이 큽니다. 교회 살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교인들이라면 재정 장부만 자세히 살펴도 이 공금 유용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교인들을 두려워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자에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아주 퇴행적인 법을 추진했습니다. "교회에서 결산 처리한 후 교인이 재정 장부를 열람하려면 입교인(세례교인) 과반수의 동의 서명 날인이 있어야 한다"는 교회 재정 장부 열람 제한법이 그것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241명이나 참석한 입법의회에서 이 법에 반대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게 작금의 한국 개신교 수준입니다.

교인들의 장부 열람을 제한하는 이 법이 더욱 말도 안 되는 이유는 등록 교인의 과반수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 출석 교인은 등록 교인의 수에 비해 훨씬 떨어집니다.

따라서 등록 교인이 1000명인 교회에서 출석 교인이 500명인 경우라면, 출석 교인 모두의 서명을 받아야 열람이 가능합니다. 결국은 장부를 절대로 안 보여 주겠다는 심보이지요. 더구나 등록 교인이 2만 명인 대형 교회라면, 무려 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그 냄새나는 장부를 볼 수 있답니다.

이게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 이러니 세상이 교회를 비웃는 것입니다. 오늘날 기독교 안티를 양산하는 자들은 진정 누구일까요. 바로 이런 ‘불의한 법령’을 만들고 고고한 척하는 일부 지도자들이 아닙니까.

도대체 신도들을 얼마나 우습게 알기에 이따위 허접한 법을 추진할까요. 한국교회 상층부를 장악한 절대 다수의 교권주의자들 중에는 이처럼 최소한의 수치와 염치를 모르는 자들이 수두룩합니다.

서초동 사랑의교회 역시 교인 1/3 이상이 동의해야 교회 장부를 볼 수 있다는 궁색한 논리를 내세워 많은 성도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주장대로라면 수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이는 결국 멀쩡한 공교회가 상식을 몰상식에 밥말아 먹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교인들의 장부 열람 요청이 ‘교회 분열’을 의도한다는 터무니 없는 억지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냥 한번 보여 주면 간단히 끝날 일을 왜 교회가 저리 법원까지 가서 망신을 당하며 버티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세상과 교인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교회만 유독 중세 수준의 시대착오적 오만과 기만으로 불통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거룩한 교회의 장부 속에 그 무슨 추잡한 비밀이 그리 많길래 저 난리일까요.

하여튼 이 외에도 대형 교회인 경향교회와 두레교회 등 재정 장부로 인해 목회자와 교인들이 반목하며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헌금 거부’가 실질적 대안

사실 더 이상 구구한 논박도 필요가 없습니다. 부당한 교권주의자들에게 양들이 할 수 있는 대책은 단지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헌금을 거부하는 일입니다. 양들은 무조건 돈만 바치고, 그 후 그 돈이 어떻게 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상관하지 말라는 이런 몰지각한 직분자들에게 이젠 정말 따금한 교훈을 제대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뭐 때문에 성도들이 내 돈 내고 속을 태우며 못 볼 꼴을 계속 봐야 합니까. 사실 성도들은 헌금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생각에 대해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결코 하찮은 인생들의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신약 교회의 ‘연보’란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 간에 그리고 이웃 간에 나누기 위함입니다. 즉 사람을 위해 내는 돈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어떤 위인이 주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눔’을 의미한 이 사도행전적 연보가 ‘바침’을 강조한 헌금이란 용어로 슬그머니 대체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하나님께 바친 돈이니, 그 이 후로는 관여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성경 어디에도 신약 교회에서 마치 구약의 제물처럼 “하나님께 돈을 바치라”는 가르침은 결단코 없습니다. 구약처럼 더 이상 성전에서 제물을 바치는 제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연 예수님께서 따르는 무리들로부터 동전 하나라도 걷으신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요?

초대교회의 사도들도 오직 연보만을 걷었을 뿐입니다. 물론 십일조나 성전세 따위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배 중에는 아예 ‘돈을 걷는 순서’ 자체가 없었습니다. 단지 구제를 위해 그 돈을 틈틈히 미리 모아두었을 뿐입니다. 이것만 보아도 많은 현대 교회들이 성경의 가르침에서 크게 벗어나 얼마나 변질에 변질을 거듭하여 왔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부터라도 교회 장부 열람을 거부하는 교회에는 일절 그 어떤 헌금도 하지 않으면 됩니다.

대신에 그 돈으로 어려운 형제와 친인척과 이웃을 돕거나, 또는 주변의 미자립 교회를 돕는 것이 백번 낫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본래 사도행전 제자들이 시행했던 연보의 바른 정신입니다. 예수님이 신약 성도들에게 주신 새로운 복음의 진리는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이지, 결코 그 용도와 시효가 만료된 옛 율법의 속박이 아닙니다.

따라서 만일 일부 공교회가 교회 정의를 포기하고 그 거룩한 사역을 스스로 유기한다면, 성도들 자신이 교회의 본질을 실천하면 됩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바로 성도들이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약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만일 헌금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면 이를 빌미로 하여 ‘교인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식으로 유치한 역공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매주 더도 덜도 아닌 단지 ‘천 원’만 헌금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돈으로 부패한 무리들이 그 못된 버릇을 버리고 이 땅의 거룩한 교회에서 헌금 유용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 거부 운동의 확산을 촉구합니다.

돈으로 부패한 교권주의에 잠식된 한국교회는 지금 양들을 혁명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양들은 평온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지만, 이리들이 가만히 두지를 않습니다. 그동안 돈을 빼앗기고 몸이 찢겨도 참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젠 영혼까지 삼키려 합니다.

하지만 양들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거짓된 직분자들이 무슨 소리를 하던 ‘아멘’과 ‘할렐루야’로 화답하던 어리석은 맹신의 시대는 이제 청산할 것입니다. 따라서 성도들은 악하고 탐욕스러운 교권주의자들에게 단호히 경고해야 합니다.

신성남 /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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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 2014-03-09 07:34:50
뭐 새삼 큰일 이라고 이런 기사를 씁니까?
미국에서 자선단체에 기부한 돈의 경우 겨우 8%가 수혜자에게 간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자선단체 운영비 선전비 등등 ...

교회에서도 나쁜것 많이 배워서
연말에 부서에서 돈 남으면 그 돈으로 잔치 합니다
제가 다닌교회에서 성가대에서 연말에 돈이 남았다고 파티를 해서...
뭐라고 했다가 오히려 핀잔을 ,,,,,
그리고 이렇게들 말하더군요
1. 예산 다 안쓰면 내년에 줄어요
2. 재물을 허비하는 종이 슬기로운 종이 입니다

저는 바른말 했다가
성격나쁘고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고 .....

가나안 성도 2014-03-09 02:06:37
우리 목사님은 이런 기사를 읽고 뉘우침이 좀 있으시려나요?
연봉은 껌값이고,,활동비 판공비 등등 각종 명목으로 엄청난 공금을 가져 갔고
몇십년 동안 부지런히 모은 결과 지금은 자손만대 돈걱정 안할정도로 거부가 되셨지요?
이런 부패한 교회에는 헌금 하지말고
불쌍한 이웃에게 직접 도와주는것이 정답.

우리나라와 뉴욕에 기독교계,좁게는 개교회들이 점차 쇠하는 이유는 성도들이 전도에 게을리한것 때문이 아니고 부패한 목사님들 때문에 "가나안" 성도들 ( 꺼꾸로 읽기) 이 늘어나기 때문이고 부패한 목사님들이 사회에 본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JOY 2014-03-08 10:51:03
헌금 유용을 한 대표적인 선교단체가 GMS 입니다.회의로 고칠 수 있는 규정 보다 양심의 법을 지키는분들이 선교단체 이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