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등짜리 목사입니다"
"우리는 6등짜리 목사입니다"
  • 신현철
  • 승인 2007.04.2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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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그리스도인과 세금 보고, 정직성 회복의 기간을 선포하자

최근 필자가 섬기는 Kodim.net에 어느 한 분이 "우리는 6등짜리 목사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는데, 글을 읽고 보니 우리 미주 이민자들의 정직성을 꼬집는 의미 있는 글이었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최근 발표된 미 연방 인구 조사(Census)국의 조사 결과, 우리 한인들의 연간 수입 총계가 인도(6만8,771달러), 필리핀(6만5,700달러), 중국(5만7,433달러), 일본(5만3,763달러)은 물론 심지어 베트남(4만5,980달러)보다 가난한 6등급의 커뮤니티(4만3,195달러)라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은 한인들의 경제력은 미 연방 인구 조사국의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이 대목에 이르러 좀 냉정하게 우리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이런 현실을 진단해보자.

이민 역사 100년을 넘기면서 전국에 3,800여 교회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닐지라도 통설은 전 한인 이민자들의 약 70% 정도가 기독교인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수준이다. 적어도 미주 이민 사회에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주류(majority)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우리는 6등짜리입니다"라는 글은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까? 소금은 물속에 3%만 있어도 그 물의 부패함을 방지한다고 하는데, 이민 교회의 그 많은 교회와 성도들의 영향력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묻게 한다. 우리 이민자들의 영원한 터전이 되어야 할 미국에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정직하게 이행하지 않고 주일날 교회 가서는 거룩한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마음껏 바치는 행위를 주님이 기뻐하실까?

물론 우리 이민 교회들이 날로 부흥되고 대형화되어가는 것을 필자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필자는 밸런스가 맞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양면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믿음'의 대상은 신실하신 하나님, 공의로우신 하나님이다. 그리고 교회는 정직성을 생명으로 하는 신앙 공동체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말씀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옵션(option)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다. 반드시 거룩해야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정직성의 회복은 무엇보다 시급히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누군가 무디에게 찾아와서 "인격(personality)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이 하는 행위가 인격입니다"라고 한 말을 되새겨본다. 그렇다. 신앙인의 인격은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 교회 안에서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정직성은 거창하고 화려한 곳에서 실천되는 것이 아니다. 신실한 말 한마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등등을 통해 실천되는 것이다.

요즘 '부흥 100주년'을 맞아 부흥 운동이 우리 시대 아이콘이 되었다. 진정한 부흥 운동은 정직성 회복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신현철 / 얼바인연합선교교회 담임목사, 코딤 웹코디네이터
* 이 글은 LA기윤실 소식지 4월호에 실린 것으로, LA기윤실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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