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목사들, 제자회에 기회 많다
한인 목사들, 제자회에 기회 많다
  • 양재영
  • 승인 2015.06.1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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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U 회장 내정된 최승언 목사 인터뷰
   
▲ 최승언 목사

캔터키 주 리치몬드에 위치한 화이트 오크 폰드 교회(White Oak Pond Church) 담임목사인 최승언 목사가 ‘크리스천 교회’(Christian Church, 이하 ‘제자회’ Disciples of Christ)의 핵심 부서인 ‘교회 일치국’(Council on Christian Unity, CCU)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최승언 목사가 속한 ‘크리스천 교회’는 통칭 ‘제자회’(Disciples of Christ)라 불리는 북미주 개신교단으로, 교회 개혁과 일치, 사회정의 실현 등을 기치로 하는 미국의 주류교단이다.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채프만 대학 등을 비롯한 14개의 대학이 제자회

소속이며, 12개의 신학대학원과 밴더빌트 대학교와 시카고 대학교의 Divinity House가 제자회의 신학교육을 책임 지고 있다. 예일대학교 신학부도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제자회 목회자를 양성해 왔다.

한인교회에 익숙지 않은 ‘제자회’ 교단을 최승언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 이번 회장으로 선출된 ‘교회일치국’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제자회’ 교단은 주류교단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땅에서 시작된 교단이다. 처음부터 교단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19세기 소위 말하는 “제2차 영적대각성(Second Great Awakening)” 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교회의 지속적인 분열로 교파가 나누어진 현실을 개탄하면서, ‘교회가 하나되자!’는 기치를 들고 시작했다.

1960년대에 비로소 뜻을 같이하는 교회들이 교단 조직을 설립했고, 하나의 운동으로 시작했던 초기의 ‘교회 일치운동’이 교단의 핵심 비전이 되었다. 그래서 지난 번 기사에서 천진석 목사가 ‘교회일치국’을 교단 내 핵심 사역국이라고 소개한 것 같다.

- 교단 명칭이 ‘크리스천 교회’라고도 하고 ‘제자회’라고도 한다. 어떤 연유가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가 하나되자’는 운동이 19세기 당시 미국 국경인 켄터키와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 운동과 함께 많은 그룹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던 두 그룹이 있었다. 한 그룹은 장로교 출신인 바톤 스톤목사 (Rev. Barton Stone)가 이끌던 “그리스도인들 (Christian)”이라 부르던 사람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스코트랜드 장로교 출신이었던 알렉산더 캠벨 목사(Rev. Alexander Campbell)가 이끈 ‘그리스도의 제자들’(Disciples of Christ) 이었다.

이 두 운동이 나중에 서로가 똑같이 “하나님은 교회가 나뉘는 것 보다 일치하기를 원하고 계신다”라는 소명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하나가 되었다. 이 두 그룹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긴 교단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 한국에는 제자회가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 이유가 있는가?

한국에 주로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의 선교사가 파송되었다. 제자회는 주로 동남아, 일본, 중국 등지로 선교사를 보냈는데, 그래서인지 제자교회가 한국에서는 크게 부흥하지 못했다.

회중 중심의 제자교회는 현재 북미 지역에 3,700가 넘는 교회들이 있다. 세계교회 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와 지금의 국가 교회협의회(National Council of Churches, NCC)를 형성할 때 참가한 교단으로 에큐메니컬 대화에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다.

- 어떻게 제자교회와 인연을 맺게되었는가?

한국에서 제자회랑 사촌지간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교단에서 자랐으며, 한국에서는 석사과정에서 가톨릭 사회철학을 공부했다. 철학을 공부한 배경이 있어 열린 사고를 가진 교회에서 신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마침 교단에서 아시안 목회자를 양성하겠다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지원했다.

아시안 목회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SFTS)에서 공부한 후에, 텍사트 크리스천 대학교(Texas Christian University)에서 목회학 석사(M.div) 학위를 받았다.

제자회를 좋아했던 이유는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항상 묻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고 제자회는 “어떻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주님의 식탁에 모일 수 있는가?”를 또 묻는다. 이점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제자회에 관심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제자회 교회를 나가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남가주에도 많은 미국 회중이 있다. 제자회는 진보적이지만, 어떤 한 가지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공동체로서 서로 대화와 협력을 모토로 삼는 교단이기 때문에 한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 제자회 교단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제자회에서는 가장 큰 권한을 가진 것이 개교회이다. 소위 말하는 개교회(Local Churches)가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으며, 지역교회의 일은 그 교회가 알아서 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지방회(Regional Churches)는 개교회를 돕는 역할을 하고, 개교회와 지방회를 돕는 것이 교단(General Church)이다. 그리고 모든 교회와 교우들이 모이는 자리가 총회 (General Assembly)이다. 의사결정이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이다.

한인교회와는 달리, 목사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성도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는 것이다.지방회장은 지방회 소속 목사들과 교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교단은 총회에 속해있는 교우들, 목사들, 지방회장들, 기관장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듣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 듣기엔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이러한 관점은 미국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에게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제자회’ 교단은 기존의 교회와 다른 매력이 있지만, 이러한 점으로 인해 한인교회가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 2013년 제자회 총회

- 요즘 가장 큰 이슈인 동성애는 어떻게 접근하는가?

기본적으로 각 교회가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그 교회가 어떻게 동성애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한다. 다만 2013년 플로리다 올랜도 총회에서 ‘누구든지 차별없이 다 환영하는 사람들이 되자’라는 결의안(GA 1327 “Becoming a People of Grace and Welcome to All.”)을 통과시켰다. 이는 동성애에 대해서 성서적으로 혹은 신학적으로 찬성을 하던 반대를 하던 간에, 교회로서의 우리의 사명은 ‘누구든지 주님의 식탁에 같이 앉아 성찬을 같이 나누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많은 제자회인들이 ‘동성애자’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사람들로 받아 들이며, 그 분들과 함께 아무런 차별없이 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물론 몇몇 교회들은 미국장로교(PCUSA) 내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이 갈등하는 교회도 있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분들도 주님의 식탁에 모두 함께 나오도록 초청한다는 데에서는 이의가 없다.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당신의 식탁으로 초청하시겠다는 우리가 막을 권리가 없지 않은가!

-제자회 내의 한인교회 현황은 어떤가?

정확한 한인교회 수는 잘 모르지만, 대략 미주에 7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안다. 대부분의 교회가 서부에 있고, 시카고, 일리노이 등에도 많다.

‘태평양아시안 제자회 실행목사’(Executive Pastor of North American Pacific/Asian, NAPAD)직을 맡고 있는 천진석 목사께서 이 부분을 총괄하고 계신다.

현재 교단에 가입된 대표적 한인교회로는 새길교회가 있고, 곽건용 목사가 시무하는 향린교회가 가입 절차를 이미 시작하셨다고 들었다. 그리고 천 목사의 배우자이신 강명선 목사가 담임하는 뉴포트 비치의 살림교회 등 다수의 교회가 남가주에 있다.

- 교단 내 두 명의 핵심 임원이 한인인데, 그 위상이 높은 것 아닌가?

저 같은 경우는 신학교를 졸업 후 줄곧 미국 회중에서만 부목사로 있다 담임목사로 나왔기 때문에 좀 예외적이다. 총회 의장이 됐을 때도 한인교회 리더로서 인정을 받아 의장이 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천진석 목사를 위시해서, 한인교회가 조만간 좋은 리더십을 보여줄 거라고 본다.

- 지난달 3월 출범한 ‘북미 한인 기독교평화 네트워크’(Korean Ecumenical Peace Network in North America)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렇다. 한반도 문제는 저 개인만이 아닌 교단 차원의 관심사이다. 우리들은 어떻게 해서든 교단 안에서 한반도에 관련한 관심을 일으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올여름 총회에 한반도 관련한 결의안이 상정될 것이며, 통과되리라 믿는다.

- 앞으로의 일정을 알려달라.

교회일치국 회장으로 선출되었고, 풀타임 직책이기에 올 여름 교회를 사임하고 교단 본부가 있는 인디애나 폴리스로 이사간다. 또한 여름에 총회도 있다. <뉴스 M>이 이번 총회에 참석해 취재한다면 좋은 기회와 만남이 될 것이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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