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교인이 ‘교회’에 보내는 편지
지친 교인이 ‘교회’에 보내는 편지
  • 미주뉴스앤조이
  • 승인 2016.05.3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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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편지는 자신을 ‘기독교인'이라 말하는 존 파블로비츠의 편지이다. 파블로비츠는 소위 크리스천이라고 부르면서 가난한자와 아픈자를 돌보는 것을 외면하면서, ‘성정체성’과 ‘성적경향’을 죄로 규정하고 공격하기를 서슴지 않는 교회의 위선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제기해왔다. 미국 사회의 이슈에 대해 편협한 태도로 일관하는 교회의 모습에 대한 기독교인의 목소리를 소개한다.

 

상처받은 기독교인들에게,


저는 당신의 감정이 그렇게 상처 받았다는 말을 듣고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들 누구도 비판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최근에 제가 당신에게 좀 심한 말을 했으며, 전달과정에서 좀 불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매우 지쳐있는 것처럼,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저는 당신이 “기독교인은 동성애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데 지쳤습니다.

저는 ‘트랜스젠더'가 무엇인지 성인 교인들에게 설명하는 데 지쳤습니다.

또한, 저는 ‘어디에서 소변을 보고’, ‘누구와 결혼을 하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지’ 여부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오만한 기독교인들에게 지쳤습니다.

가난, 인종차별, 총기사고와 같은 사안보다 빨간 커피잔과 백화점 화장실 문제에 분노하는 당신에게 더욱 지쳤으며,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님께서 ‘성정체성’과 ‘성적경향’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없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상기시키는 데도 지쳤습니다.

비록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저주에 관대하고 은혜에는 인색한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것에도 지쳤습니다.

십대 동성애 아이들이 교회 친구들로부터 “하나님이 너희들을 싫어해!"라는 소리를 듣고 자해하고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지쳤습니다.

‘과학적 무지’가 ‘기독교적 미덕’이라고 믿는 것에도 지쳤습니다.

팍스 뉴스(Fox News)를 복음처럼 읊조리는 설교를 듣는 것에도 지쳤으며,

911 테러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ISIS와 아동학대의 책임을 동성애자들에게 돌리는 품격 높으신 목회자들에게도 지쳤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행하시고 말씀하셨던 사랑을 당신이 이 땅에서 보여주기를 기다리는 것도 지쳤으며,

사랑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토록 의미없고, 열매없고, 사악하고, 비성경적인 공격을 자행하는 것에도 지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을 ‘편견과 증오로 가득찬 사람들’과 동일시 하는 것에도 지쳤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역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회에 지쳤으며,

관계가 깊어질수록 나의 믿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기독교에 지쳤습니다.
 

저는 당신의 감정이 상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의도가 아닙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교회와 법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을 영원한 지옥불에 떨어질 것이라는 마녀사냥을 계속한다면, 내가 당신을 “오만하고 증오에 가득찬 사람”이라고 불러도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저는 당신에게 영원한 저주를 퍼붓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지친 교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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