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특권 누린 뉴욕 한인성공회 자선 잔치
사랑의 특권 누린 뉴욕 한인성공회 자선 잔치
  • 유영
  • 승인 2016.10.17 0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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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체 '프란체스코의 작은 꽃들', 북한 수해 지역과 나선모자병원, LA 노숙자 쉼터 돕는 자선 행사 열어

높은 천장과 오랜 창문이 전형적인 미국 교회를 떠올리게 한다.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의 뉴욕 그레이트 넥(Great Neck)에 있는 고풍스러운 예배당은 뉴욕 한인성공회(All Saints Episcopal Church)가 모여 공동체를 이루는 장소다. 뉴욕에 있는 한인 성공회를 찾은 느낌은 참 반갑고 신선했다. 

전 세계에 많은 신자가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 교세가 크지 않아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정의와 하나님 나라를 강조해 한국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많이 끼치는 이유가 더 크다. 성공회의 이러한 목소리는 뉴욕에서도 다르지 않다. 

뉴욕 한인성공회 프란체스코의 작은 꽃들 장재성 회장이 후원하고 있는 이들을 소개했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우선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빈곤층을 위해 기금을 마련해 후원한다. LA에 있는 한인 성공회가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는 이러한 도움으로 오랫동안 후원금을 모아 새로이 ‘쉘터’를 마련했다. 단순한 노숙인 숙소가 아니라 수도원 같은 운영이 가능해졌다. 노숙자들은 이곳에서 지내면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도 하고, 죽음을 기다리기도 한다. 물론 말없이 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뉴욕 한인성공회가 가장 크게 돕고 있는 일은 북한의 영유아와 산모들이다. 영양부족과 의료 물자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기금을 마련해 지원한다. 한국에서 이들을 돕고 있는 영국인 성공회 신부를 통해 나선모자병원에 물자와 기금을 보낸다. 이러한 뉴욕 한인성공회 교인들에게 이 지역의 큰 홍수 피해 소식은 가슴 아픈 일, 그 자체였다. 

이러한 이들을 돕고, 노숙인과 북한 수해 피해 지역을 돕는 기금을 마련하려 뉴욕 한인성공회가 다시 팔을 걷었다. 교회 내에 있는 봉사단체, ‘프란체스코의 작은 꽃들’(프란체스코)이 주축이 되었다. 프란체스코가 지난 15일 뉴욕 한인성공회가 진행한 ‘그레잇넥 가을 잔치 한마당’(한마당)을 열어,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기금 마련 행사를 진행했다. 

한마당은 매년 프란체스코가 사회 선교를 진행하기 위해 진행하는 자선행사다. 음식과 기증받은 가방, 모자, 양말, 그림, 도자기 등 다양한 물품을 기부금을 마련을 위해 준비한다. 실제로 딱딱한 행사가 아니다. 뉴욕 한인성공회는 미국 성공회 교회와 연합해 한인 외에도 다양한 인종이 함께한다. 한인들이 준비한 행사지만, 모든 교인이 참석해 즐긴다.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 문화의 풍성함으로 잔치를 시작한다. 뉴욕 한인성공회 건물을 사용하는 푸른겨레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축하 행사다. 사물놀이와 가야금을 배우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나와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국악을 연주한다. 아이들의 축하 행사를 마치자 배요셉 신부가 올라와 짧게 인사했다.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진정 특권이 아닐까요. 이 자리가 사랑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석한 이들에게 인사하는 배요셉 신부.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푸른겨레학교의 사물놀이 공연.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이어 프란체스코 장재성 회장이 감사 인사를 했다. 장 회장은 간단한 나눔과 도움, 봉사가 이 시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이웃과 함께하는 ‘월동준비’ 기간으로 생각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가을은 월동준비의 기간이었다. 거창한 준비를 한 건 아니었다. 쌀 한 가마니를 들이고, 연탄을 미리 사서 쌓아두었다. 온 가족이 함께 준비했다. 지금 우리가 함께하는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월동준비가 절실한 것 같다. 북한의 수해 지역은 큰 피해를 입었다. LA에 있는 노숙자들에게도 계속 도움이 필요하다. 함께 월동준비를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자리다. 이 자리에서는 함께 즐겁게 교제하지만, 이들을 늘 기억하자.”

행사는 3시간 가량 진행됐다. 긴 시간 이어진 행사였지만, 함께 음식을 나누며 간단한 레크레이션과 노래자랑 등이 이어진 시간에 참가자들은 즐거워했다. 뉴욕에서 K-pop 걸그룹을 준비하는 BSG와 ASIS, 남성 보커 Liman의 공연은 흥겨움을 더했다. 

레크에이션을 함께 즐기는 참가자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나누기도 했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k-pop 걸그룹을 준비하는 BSG, ASIS의 축하 공연.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지역 주민 가수왕 선발 대회.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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