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교수는 무슬림’ 주장 다시 읽기
‘문정인 교수는 무슬림’ 주장 다시 읽기
  • 김동문
  • 승인 2017.06.21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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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슬람정서 바탕한 정부 비판 의혹
온라인과 일부 기독교 매체를 중심으로 '문정인 교수는 무슬림' 주장이 다시 돌고 있다. (기독일보 화면 갈무리)

온라인과 일부 기독교 매체를 중심으로 '문정인 교수는 무슬림' 식의 주장이 다시 돌고 있다. 기독일보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무슬림 신자, 이슬람 옹호자다>(2017.06.19. goo.gl/nvzF2f)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 작성자의 이름은 빠져있다.  '갓톡'에서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무슬림 신자, 이슬람 옹호자다"(2017.06.19., goo.gl/yL3pXd)라는 제목으로 위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베리타스는, <문정인 교수, "대한민국은 기독교 공화국" 과거 발언, 문정인 교수 친이슬람 성향 보수 개신교 우려>( 2017.06.19., goo.gl/N7nt67)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실었다.

<문정인 교수, "대한민국은 기독교 공화국" 과거 발언, 문정인 교수 친이슬람 성향 보수 개신교 우려> 베리타스 화면 갈무리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글(기사)의 출처는 동일하다. 5년 전의 글이다. 기독교 매체 코람데오닷컴에, <안철수의 멘토인 무슬림 교수, 문정인의 정체>(2012.08.16.) 제하의 글이 실렸다. 당시 최수경 중근동연구소 소장의 글이다. 중근동연구소는 글마당 출판사 부설 연구소로 2012년 당시 권영해장로(전 국방부 장관과 안기부장)를 이사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 편 권 장로는 지난 3월 초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대표 신분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헌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문정인 교수 비판 글에서 제기한 혐의들은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문정인 교수가 무슬림이었던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에 “文, 李총리후보와 組閣 협의…조만간 외교안보라인 직접 발표” 제하의 기사(2017.05.19.)는 문 교수 관련 이렇게 적고 있다. <문 교수는 "대학 다닐 때 이슬람을 믿었던 적이 있으나,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내용이 공유되고 있는 바탕이 궁금하다. 똑같은 내용의 글이 비슷한 듯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 벌어진 일련의 테러 등으로 한국 사회와 보수 기독교의 반이슬람, 반무슬림 정서도 다시 자극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초반 문재인 정부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언론과 정치권에서 빚어지고 있다. 사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이슬람 정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안슬림(안철수+무슬림)‘, ‘문슬림(문재인+이슬람)’, ‘달레반(문재인지지자+탈레반)’등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을 자극하는 표현들이 지난 대선에서도 드러났다. 이런 맥락 속에서 최근에 기독교 매체, 온라인 공간에서 회람되고 있는 ‘문정인 교수는 무슬림’ 주장을 읽을 수 있다.

2012년에는 대선후보 안철수의 멘토 문정인 교수가, 2017년에는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교수가 비판 대상인 것이다. 한국 언론의 ‘트럼프 사드 관련 격노’,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 우려’, ‘문정인 특보 발언 우려’ 등의 기사와 일부 기독교 매체의 ‘문정인은 무슬림 신자, 이슬람 옹호자’ 라는 기사 들은 동일한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정인 교수는 무슬림’이라는 식의 주장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안철수 후보 공격에 활용된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반이슬람 정서를 가진 한국 보수 기독교의 문재인 정부 비판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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