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성 있게 설교하는 설교자가 될 수 있을까
책임성 있게 설교하는 설교자가 될 수 있을까
  • 김동문
  • 승인 2017.09.1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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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입에 스스로 재갈을 물리자
강준민목사(LA 새생명비전교회)는 그의 설교 동영상에서 인용 출처를 밝히고 있다. CGN TV 설교 동영상 화면 갈무리 ⓒ CGN TV

설교는 무엇일까? 바른 설교, 정직한 설교, 건강한 설교는 무엇일까? 교회 공동체에서 설교는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것일까? 누군가가 자신이 속한 교회를 소개할 때, 담임 목사의 설교를 앞세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회를 떠난 이들 가운데는 막말을 해대는 것 같은 설교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하고 있다.

담임 목사를 설교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현실이다. 담임 목사와 설교를 연관 지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유형으로 떠올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설교는 잘하는 목사’, ‘설교도 잘하는 목사’, ‘설교만 잘하는 목사’, ‘설교만 못하는 목사’, ‘설교도 못하는 목사’, ‘설교는 못하는 목사’ 등이다. 어떤 유형이 최선이고, 어떤 유형이 최악의 경우일까? 설교자 자신은 스스로 어떤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할까? 교인은 자신이 속한 교회의 담임 목사를 이중 어떤 유형의 목사로 생각할까?

여러가지 이유로 교회를 처음 찾는 이들이나 교회를 옮기게 되는 이들이 있다. 새로운 교회를 찾을 때 무엇을 제일 먼저, 아니면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일까? 미국인의 경우는 가장 우선적으로 목회자의 ‘설교’를 고려한다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해 8월 23일에 발표한 연구 결과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예배 장소를 찾는 미국인의 83 %는 새로운 교회를 선택할 때의 최우선 조건으로 설교의 질을 꼽았다. 또한 새로운 교회를 찾은 사람들의 85 %는 설교가 그들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미국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설교’가 얼마나 중요한 관심자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나 해외의 한인교회는 어떤 상황일까? 때때로 설교 표절 문제로 문제가 일고 때로는 담임 목사가 사임을 한다. 지난 7월 9일 미국 뉴욕의 퀸즈한인교회의 이규섭 목사가 설교 표절 문제로 사임을 했다. 그러나 설교 표절 문제로 내홍을 겪는 교회들은 적지 않다.

'무엇이 설교 표절인가?' 부터, '설교 표절이 왜 문제인가?' 하는 논쟁이 한국 교회와 한인 교회에는 존재한다. 남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변조하거나, 남의 깨달음을 자신의 아이디어로 포장하는 경우 등은 경계하여야 하는 것임이 본명하다. 남의 설교를 그대로 활용한다든가, 단순한 짜깁기를 하는 것은 설교자의 무책임한 설교 도용 행위이다.

논문 표절 같은 경우는 표절 검사 프로그램도 있고,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음성이나 영상에만 담겨있는 교회의 설교는 표절 검사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설교가 설교문 형식이 아니라 음성이나 영상으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설교를 듣는 이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공개되는 시간을 최소화시킨 교회들, 설교 영상 또는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교회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개교회의 설교를 설교문으로 공유하는 수고도 필요할 것 같다. 말은 지나가고 기억은 희미하지만, 글은 남고 다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이런 상황 속에서 설교자 스스로 자신의 설교 행위를 엄격하게 견제하는 장치를 실천하는 설교자들도 있다.  LA 새생명비전교회의 강준민 목사의 시도도 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지난 17일 우연스럽게 CGN TV에서 강준민 목사의 설교 방송을 접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보였다. 설교 중에 설교자가 인용한 말(글)의 출처를 친절하게 자막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설교 시간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인용 출처를 온라인 설교 방송의 특성을 활용하여 출처를 밝히는 것은 신선하다. 물론 이 자막은 교회에서 해당 설교를 스크린을 통해 중계하면서 담고 있는 것이다.

방송 설교를 내보내는 교회와 담임 목사에게 이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앞서서 언급한 강준민 목사의 설교 동영상에 경우와 같은 인용 출처를 밝혀주고, 더 나아가 설교 녹취문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한인교회나 한국교회의 기독교인들의 경우도 새로운 교회 선택이나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에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이다. 한국 교회는 설교 표절과 겉도는 성경 해석, 현실 인식의 모호함이나 오해에 바탕을 둔 부적절한 적용 제시 등을 벗어나야 한다. 교회 안팎에 넘쳐나는 설교의 질을 높이는 것은 설교자의 책임이기도 하고, 청중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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