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회가 무례한 심판자 노릇을 하나"
"왜 교회가 무례한 심판자 노릇을 하나"
  • Michael Oh 기자
  • 승인 2020.03.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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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박성진 학장, 위기에 놓인 신학교 현실 타개 방안 제시
박성진 학장은 신학교 위기가 숫자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 미드웨스턴 신학교)
박성진 학장은 신학교 위기가 숫자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 미드웨스턴 신학교)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이 시대를 “위험 사회”로 정의하면서, 만연하고도 일상화 된 위기를 그 특징으로 지적했다. 오늘날 기독교와 교회가 맞이하고 있는 위기 상황도 일면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 신앙의 위기는 이미 오래되고 익숙한 수사가 됐지만, 그 심각성은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박성진 학장은 이런 암울한 현실이 바로 신학의 자리이며, 신학교가 교회와 현실에 기여할 수 있는 무대라고 주장한다. 미드웨스턴 한국부 또한 미주 지역 30여 군데가 넘어가는 주류 신학교 내 또 하나의 한국어 과정이 아니라, 말씀과 시대를 함께 호흡하며 참된 교회의 내일을 열어가는 역동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박성진 학장이 신학교와 교회의 현실 가운데 바라보는 미드웨스턴은 어떤 곳이며, 그곳을 통해 그리고 있는 기독교와 교회의 내일은 어떤 모습인지 들어보았다.

Q. 먼저 미드웨스턴은 어떤 곳인가?

A 미드웨스턴은 “교회를 위하여”(For the Church)란 기치로 1957년에 설립되었다. 남침례교단이 설립한 여섯 개의 신학대학원 가운데 하나로 지역 사회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실천적 복음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있고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선교사의 훈련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미드웨스턴의 가장 큰 장점은 “교회를 위하여”란 기치에 준하여 모든 학위과정과 커리큘럼이 성경적 교회론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미드웨스턴의 신학 교육과 교육철학의 주제이자 목표다. 이를 위해 교회가 무엇인지를 성경 신학적, 역사 신학적, 문화 철학적으로 가르치고 교회 사역의 실천신학적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미드웨스턴은 우주적 교회론을 바탕으로 선교 중심적 신학교다. 백인이 전체 인구 가운데 95%를 차지할 정도로 백인 위주의 지역에 학교가 있음에도 아시아부(한국부와 중국부), 히스패닉부, 루마니아부 등 외국어 학위 과정에 공부하는 학생만 900명에 이를 정도로 선교적 시각으로 운영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더욱이 영어에만 의존하는 기존 신학교의 강의와는 달리, 모든 강의를 해당 국가의 모국어로 100% 제공함으로 더 깊은 신학적 이해는 물론, 해당 국가에 적합한 학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미드웨스턴은 북미 주류 신학대학원 학위를 인가하는 ATS(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와 종합대학교 학위를 인가하는 미국 고등교육위원회(Higher Learning Commission)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학위 과정을 제공하고 있고, 한국어부는 현재 성경사역학 철학박사(PhD), 교육목회학 박사(DEdMin.), 목회학 박사(DMin), 목회학 석사(MDiv), 신학연구석사(MTS), 기독교 교육학 석사(MACE), 성경상담학 석사(MABC) 학위를 제공하고 있다.

Q. 교회와 신학교의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미드웨스턴 한국부의 대처는 무엇인가?

A 성도와 신학생의 감소 때문에 교회와 신학교가 위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에 대한 원인과 경향을 분석하는 일이다.

한국 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교 또한 곧 현실이 될 위기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목회자의 신학 교육과 성도의 신앙은 결코 분리할 수 없다. 신학교는 현 교회의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하고,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회자와 신학생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를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2000년대 초부터 더욱 거세진 사회 문화적 도전은 기독교가 그동안 견지해왔던 가치관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미국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신학자들이 이들 문제에 대한 성경적 답변과 대안을 제시해 왔지만, 교회 밖의 사람들은 진부한 원론에 그치는 답변으로 치부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아예 관심조차 없다. 기독교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거나 돈과 교세를 늘리는 데 혈안이 된 집단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한국 교회와 신학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 외에도 교회 스스로 만들어 가는 위기도 있다. 현대 사회가 교회를 가장 많이 비판하는 부분이 두 가지라 생각한다. 첫째는 배타적이라는 것, 둘째는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의 배타성이 구원의 유일성을 고수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회가 견지하고 있는 진리의 배타적 성격과 타인을 배척하는 배타성을 혼동하면 안 된다. 현대 교회 내에서는 후자의 배타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전경 (사진 미드웨스턴)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전경 (사진 미드웨스턴)

"자본주의 바탕에 세워진 왜곡된 교회론, 수정이 필요하다" 

신학교는 이런 위기의 목회 현장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드웨스턴 한국부는 앞에서도 언급한 “성경적 교회론의 확립과 문화적 적용”이 위기에 직면한 한국 교회에 적합한 교육 모델로 생각하고 이에 훈련을 집중해왔다. 성경적 교회론적 차원에서 보자면, 그동안 한국 교회는 대형교회의 모델을 답습하는 성장 위주의 교회론을 견지해 왔다. 이것은 성경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교회 성장론은 자본주의적 교회론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 안 된다.

신학교는 목회자들에게 바른 교회론을 가르쳐야 하고, 각자의 사역 환경에 최적화된 교회 모델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교회마다 컨텍스트(환경)가 다른데 그런 것들을 무시하고, “어느 교회가 성공했다더라” 식으로 쫓아가서는 안 된다.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에 최적화된 선교 모델을 찾는 것이 목회의 시작이다. 미드웨스턴은 목회자들이 본인이 사역하는 현장에 최적화된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그들의 사역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있다.

문화적 적용에 대한 부분에 있어 초대교회의 예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초대교회는 로마 제국 아래의 많은 국가와 민족의 가치들이 혼재된, 오늘날의 다원화된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란 최고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신 숭배와 황제 숭배가 일반적이었던 당시에 유일신 사상을 믿는 초대 기독교인들은 오히려 무신론자들로 여겨졌고, 예수의 왕으로서의 재림을 대망했던 종말론은 체제전복적인 사상으로 취급되어 박해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불신자를 심판하는 자격, 교회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초대 기독교인들은 다신교 신앙에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지도, 그들과 담을 쌓지도 않았다. 에베소서 2장 14절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벽을 허무는 평화의 화목을 가져오는 구주이기 떄문이다. 또한, 희생을 감내하지 않는 문화에서 초대 기독교인들이 좋은 시민으로서의 가치를 가진 이들로 등장하면서 문화 변혁을 일으켰다. 기독교인들의 선한 행실과 환대는 당시 헬레니즘 문화와 지적 교만이 편만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내가 기독교의 좋은 가치를 갖고 있으니, 당신도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진리와 가치를 헌신적이고 거룩한 삶으로 드러냄으로 조롱하던 사람들이 기독교에 들어오는 역사를 이루게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의 한국 교회가 초대 교회의 모습에서 지속적으로 배워야 할 점이다.

한국 교회는 지나치게 분파적이고 교권적이다. 이는 타자에게는 율법적이요, 자신에게는 관용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타자를 배려하지 않고 심판자로서의 무례한 교회가 되었다. 교회법이 사회법보다 우위에 있다는 교만을 자신이 행한 일을 정당화하는 데는 부끄럼이 없다. 이는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 가운데 오신 예수의 겸손에 반하는 권력 지향적 모습이다. 나는 이를 신학교가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성육신의 의미를 한국 교회가 다시 묵상하고 겸손의 자리로 내려가야 한다고 믿는다. 이것이 내가 미드웨스턴 한국부를 섬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Q. 미드웨스턴 한국부의 특징이 있다면?

먼저 미국 신학교가 왜 한국어 학위 과정을 제공하는가란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언어로 학위 과정을 하는가에 대한 논쟁은 25년 전에 미국 고등교육에서는 끝났다. 이는 미국이 다인종 국가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현재 중요한 것은 어떤 언어로 공부하던지 상관없이 어떤 수준으로 교육하는가에 있다. 미국 주류 신학교의 대부분의 한국부는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여 진행한다. 다시 말하면, 영어부 교수가 강의하면 한국어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미드웨스턴 한국부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와 같은 방식의 수업을 지양(止揚)한다. 첫째는 통역을 통해 진행하는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하는 수업에 비해 배우는 내용은 실제로 40% 정도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밀도 있는 수업이 힘들고, 사고의 확장을 가져오는 토론 위주의 수업보다 정보 전달 위주의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한국의 신학은 더 이상 미국 교수들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그 기반이 탄탄하다. 실력을 갖춘 한국 신학자들이 이미 많이 있고 중요한 기독교 서적의 출판도 매우 잘 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토양에 맞는 토대를 구축해 나가는 시기가 늦었다고 판단할 정도다. 미드웨스턴 한국부가 100% 한국어로 강의하는 데는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이유와 관련 있을 뿐만 아니라, 모국어로 공부하면 더 깊은 신학적 이해를 할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미드웨스턴 한국부는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융합하는 교육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다른 미국 신학교의 한국부와 차이가 있다. 텍스트와 컨텍스트와의 융합은 교회론의 토대와 연관되어있다. 즉, 성경이 말하는 의미와 원리로 오늘날의 상황을 고찰하는 것을 말한다. 

성경 본문에 대한 석의는 석의 그 자체로 끝나면 안 되고 끝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성경 본문은 성경이 쓰인 그 당시의 문화적, 시대적 상황을 이미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석의는 과거의 상황에 대한 분석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성경 본문 분석은 오늘날의 상황과 반드시 만나서 융합되어야 한다. 이래야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교회 사역과 연결된다.

단적인 예로 한국부의 박사과정은 “성경 본문 분석”과 “교회론” 중심의 신학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사역 현장에서 건강하지 못한 교회론으로, 또는 현실에 적실하지 않은 신학적 접근으로 인한 실패를 목도하게 된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예배 모임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목회자가 고민을 하고 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목회자들이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이 주로 신천지나 교회 집회에서 전파되는 상황에도 공예배를 강행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성서주의와 한국 교회 전통에 치우친 주장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종교 탄압과는 더더욱 관계가 없는 것이다.

성경은 예배당 건물을 교회라고 말하고 있지 않다. 이는 공예배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예배는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성도들의 공적 모임으로서 중요하다. 그러나 공예배를 통해 본인뿐만 아니라 이웃의 보건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예배의 가장 중요한 성격인 교제와 사랑의 공동체성을 이미 위반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온라인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다. 한국부는 사역적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성경과 상황의 융합”을 기반으로 사역 현장에 접목하여 건강한 교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목회자들을 섬기고 있다.

Q. 미드웨스턴 한국부의 교수진 및 학문적 성과에 대해 설명한다면?

현재 한국부에는 한 명의 특훈교수, 다섯 명의 전임 교수 및 각 신학 부문의 전문가로 구성된 40여 명의 객원 교수들이 박사원과 석사원의 신학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특훈 교수로는 지구촌교회의 원로인 이동원 목사가 “강해 설교” 및 “목회 사역론”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부와 중국부를 담당하고 있는 본인(박성진 학장)은 구약과 고대 근동학, 비교 셈족 언어학을 전공하고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해왔다. 대표적인 저술로는 Eisenbrauns에서 출간한 “Biblical Hebrew Poetry” (2017), Edwin Mellen에서 출간한 Typology in Biblical Hebrew Meter(2017)가 있다. 다음 달에는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에서 The Fundamentals of Hebrew Accents: Divisions and Exegetical Roles beyond Syntax의 제목으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타이베리안 히브리어 강세에 대한 교과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교육철학 심민수 교수, 신약학 이장렬 교수 등이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인 철학자 강영안 교수, 고려대 문화심리학 명예교수 한성열 교수, 국제코칭대표 석정문 목사 등을 비롯하여 객원 교수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부에는 복음주의 신약계의 대표적인 석학인 Andreas J. Kostenberger, 구약학의 Jason DeRouche, 조직신학의 Owen Strachan, 교회사의 Jason Duesing 등이 연구 활동과 더불어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목회자에게 초대의 말을 한다면?

대형 교회의 모델을 따라 고민 없이 목회하고자 하는 사역자는 미드웨스턴이 적합한 학교가 아니다. 시대의 비진리적 잔혹성에 고민하고, 교회의 무신론적 교만에 아파하고, 복음의 진리성에 겸손으로 탄복하고, 성도의 갈급함에 진정으로 무릎을 꿇는 사역자는 언제든지 환영한다.

미드웨스턴의 모든 학위 과정은 철저히 복음주의 신학과 실천적 신학의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과정으로 목회자의 교회가 성장하리라고 기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교회는 어떤 존재고 어떤 가치를 이 땅 가운데 구현해야 하는지 등을 성경적으로 배우게 될 것이고, 성도들과 함께 하는 사역을 많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곧 건강한 교회 사역의 열매를 맺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행하는 기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성진 학장은...
한양대와 포항공대를 졸업한 후 현대자동차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6년간 재직 중,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 매료되어 신학으로 인생의 길을 바꿨다. 달라스신학교에서 신구약 전공으로 신학 석사(ThM), 히브리 유니온 칼리지(유대 종교학 연구소)에서 비교셈족언어학과 고대근동학으로 석사(MPhil)와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고대 이스라엘과 이방 종교와의 문화적, 정치적 관계의 측면에서 현대 문화 속의 교회를 바라보는데 관심이 있다. 2014년부터 미드웨스턴의 아시아부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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