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목사님, 심히 유감입니다
존 파이퍼 목사님, 심히 유감입니다
  • 이재근 목사
  • 승인 2020.05.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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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편견 주장하는 성경 속 사례를 현대에 여과없이 적용하는 건 위험한 작업, 해석을 통한 의미부여가 우선 돼야
이재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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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M=이재근 목사] 1. 이름도 독특해요. 에릭 호구?(Eric Hogue), 달라스 북쪽에 위치한 작은도시 Wylie City의 mayor 이죠. 이름만큼 생각도 엽기적이예요. 시의회 모임에서 여성은 대표로 기도할 수 없다구요. 왜냐면 성경이 여성의 리더십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그러셨는지, 아마 그러셨으리라 보는데요. 사진을 보니 그리 신실하지도 않은 백인 남성 같은데(편견작렬)... 목사들도 다 그렇지 않나? 별일도 아닌걸로…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너무나 중요한 이슈니까 다시 짚어보려구요. 호구 같은 인간들이 제 업계, 소위 목회, 성경 전문가? 집단이라는데 많은거 같아서요. 한편, 사랑하는 교회, 교우들, 예수믿으려 힘들게 모이는 분들에게 왠지 더 부채감이 생기기도 해서요.

2. 종종 교회내 여성관련 이슈가 나오면 등장하는 복음주의계의 거성? 존 파이퍼 목사는 최근에도 그 신령한 듯, 인자한 얼굴로 이야기 했죠. 교회에서 여성은 목사가 되어서도 리더가 되어서도 안된다구요. 이런 헛소리가 사라져야 하는건, 이같은 목회적 신학적 태도가 결국 현재와 미래의 교회를 망치기 때문이예요. 실제로 전혀 복음적이지도, 역사적이지도, 신학적이지도 않기 때문이구요.

3. 교회 초기 사도들, 교부들의 역사로부터 어거스틴, 아퀴나스, 안셀름, 루터, 칼빈, 웨슬레, 조나단 에드워드, 슐라이어마허, 칼 바르트와 최근 팀 켈러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지닌 공통분모가 있다면 다음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었죠. “Who is Christ for us today?” 이 소중한 화두는 옥중서신을 통해 본 회퍼 목사가 던진 것이지만, 실제 모든 교회와 신학의 거목들은 그들의 평생을 고민하고 애썼던 거지요. 지금 당대에 있어 ‘그리스도’는 누구이며, 그를 따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득, 헉, 그럼 초대교회 그리스도, 그때의 복음이랑 지금 거랑 달라? 되묻기 가능하지만,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고백한다는 기반은 공통적이지만, 교회는 늘 당대의 문화와 언어로 복음을 재해석 해왔고 또 그래야만 하지요.

실제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이것처럼 불가능하고 괜한 짓은 없어요. 성령 강림과 함께 교회는 완성?된게 아니라 시작! 된 것일 뿐… 진정한 완성은 우리가 고대하는 종말의 날에 있을 “consummation”에 있음을 안다면, 교회의 교회됨은 여전히 ongoing process랍니다. 그러니, 지금도 우린 계속해서 묻고 대답을 찾아가는 고된, 그러나 벅찬 여정을 가는 것이고, 그것을 믿음이라 하지요. 그런거 하기싫으신 분, 교회 다니지 마시길 강추해 드려요.

4. 그런데, 이런 여정으로서의 교회와 믿음의 삶을 뒤틀거나 심지어 폭력적으로 허무는게 있어요. 놀랍게도, “성경에서 이렇데, 성경은 이렇게 말해” 라는 신령한듯 보이고, ‘오직 성경’이라는 개혁주의 정신에도 걸맞는 듯 보이는 말입니다. 성경이 말하는데로? 문자적으로 그게 가능한가요? 정말 성령충만하면 다들 재산을 팔아 함께 공동소유하고 매일 모여 살아야 하나요? 여성은 말하지 말라했다구요? 월경하는 여성은 불경하니 가까이 말라는 데, 오늘도 온통 그런 여성들이 주변에 많지 않았나요? 7년마다 안식년으로 땅을 쉬어주라는데 어느 선진사회가 그런가요? 왜 그런건 이야기 하지 않나요? 예수님 말씀데로라면 여인네를 바라본 사내들의 눈은 성한데 없고, 팔다리중 하나는 다 잘려 불구가 되어야 정상 아닌가요?

5. 신앙은 성경이란 문헌의 직접 적용의 문제가 아니랍니다. 이미 성경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신실한 해석의 과정이죠. 실제로 구약과 신약간에도 엄청난 충돌이 있지 않나요? 히브리인만, 유대인만 하나님 자식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예언자들이 그렇지 않다고, 목숨까지 걸며 말했던가요?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던 예수님 말씀은 당시 유대인들의 눈에 보기엔 반 성경적, 심지어 반 민족적이기까지 한 말이라는걸 조금만 깊이 그 맥락을 살피면 알수있지 않나요? 성령이 임하여 땅끝까지 이르라는 말은 단지 성령 충만 은혜 충만한 말이 아니라, 매우 위험하고, 선동적이며, 전위적인 주장이예요.

그러니, 실제로 그것을 실천하던 베드로, 스데반, 바울 모두 당시엔 위험인물, 심지어 돌아이 소리를 듣다 돌에 맞기까지 했던게지요. 그들의 공통점은요? 구약에 대한 재해석, 당신들 당대에 그리스도와 복음은 이것이다라는 재해석 입니다. 사도 그룹의 선봉장들, 2천년전 그들도 했던 재해석을 21세기를 사는 목사란 사람들이 무시한다? 이건 직무유기, 자격부족, 어쩌면 천벌 받을 영적 남용일수도 있지요.

6. 언론이나 각종 매체는 늘상 상업논리로도 누군가에게 이름붙이기를 좋아해요. 교회도 마찬가지죠. 복음주의 4인방? 무슨 복음주의? 복음주의계의 명 설교가? 존 파이퍼가? 재해석하지 않는 목사가 어떻게 복음주의일수 있죠? 그건 정확한 명칭이 따로 있어요. 근본주의, fundamentalist, 라는 매우 적절한 말이요. 미국의 교회와 한국교회가 지금 핍박을 받고 있다구요? 천만에요. 생각지 않는 믿음, 공부하지 않는 목사들덕에 자업자득인 게지요.

7. 예배드리고 싶으시다구요? 정확히는 예배당에 모여 은혜로이…? 예배안드리면 하나님께 혼난다구요? 그럼 주구장창 예배하고 제사드리고 분향피우던 이스라엘은 왜 맨날 하나님께 징계를 받았을까요? 이사야에 따르면, 하나님은 그놈의 제물들, 분향들 신물난다. 헛된 제물 가져오지 말라, 심지어 분향은 가증스럽다고까지 하세요. 그리고 선행, 정의를 구하고 학대받는 자를 돕고 고아를 위해, 과부를 위해 변호하라 하세요. 그리고 매우 익숙한 은혜로운 말씀을 하시죠.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라구…” 그런데 목사들이 자꾸 빼먹죠 그 다음 바로 야웨가 주신 말씀 “너희가 거절하여 배반하면 칼에 삼켜지리라 여호와의 입의 말씀이니라” (사 1:20)

8.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어요. 평신도? 그냥 교회 출석하는 분들… 자식땜에, 불안해서, 경제난때문에, 사는낙이 없어서, 비즈니스차, 뭐 그냥 어려서 부터 다녔던지라…뭐 어떤 이유로든 교회 나오는 분들은 상관없지만…적어도 목사들이면 괜시리 기도하는 척, 영적인척, “성령께서 주시는 왠지 모를 불안감?” 이런 무당? 책임없는 소리 말고, 성경, 역사, 문화, 철학… 그 모든 것들의 맥락을 읽고 해석하고자 애쓰면 좋겠어요. 어디서 되도않을 ‘성경은 이렇게 말했다' 라고 떠들지 말구요.

9. 뉴노멀의 시대라 많이들 이야기해요. 이즈음에 코로나와 맞물려 목사들이 말할 수 있는게 이건 누구때문이야, 누구 책임이야, 고작 이런거 뿐이라면… 목사로선 매우 부끄러운 이야기 지요. 더우기 지금 우리가 살아가며 대면하는 수많은 과제들에 어떻게 답변할지를 마음에 두고 읽고 기도하고, 쓰고 전해야 할 판에 고작 20세기적 이념논쟁에 다음세대의 앞날을 뒤틀고 있을거면…그냥 조용히들 계시다 그 좋다는 천국에 곱게 이르시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몇해전 KBS 다큐촬영차 인터뷰 했던 보스톤 칼리지의 토마스 그룸 선생님 말씀이 떠오르네요. “간밤에 내가 주님을 만났거든요. 여기 위에 하늘나라는 아무 걱정말고 당신이 맡겨주신 이 땅을 잘 케어해 달라” 던…

<이재근 목사는 본지 영상칼럼 '오픈마인드'를 운영하며 온라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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