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끝] 김건희에게서 에바 페론이 보인다
[뉴스 뒤끝] 김건희에게서 에바 페론이 보인다
  • 지유석
  • 승인 2021.12.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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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씨, 국모 오른 에바 페론과 '인생역전' 판박이
허위이력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허위이력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허위 이력 의혹이 연일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온다. 

14일 김 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지원서에 허위경력을 써 넣었다는 YTN보도는 신호탄이었다. <한겨레>는 15일 김 씨가 수원여대 겸임교수에 지원할 때 제출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재직증명서가 위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MBC는 16일 김 씨가 2001년 한림성심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적은 1995년 5월 미술세계대상전 수상 경력도 허위라는 의혹도 내놓았다. 

아직 공론의 장에 데뷔(?)하기 이전, 김 씨는 유흥주점에 근무했다는 설이 소셜 미디어 상에 심심찮게 회자되기도 했다. 물론 김 씨는 “나는 쥴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말이다. 

잠시 시계를 1946년 아르헨티나로 되돌려 보자. 그해 2월 후안 페론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후안 페론은 당선 직전 배우였던 에바 페론과 결혼했다. 

대권을 거머쥔 후안 페론은 기간산업을 국유화하는 한편, 노동자 생활 수준을 높여 나갔다. 사회적 여권신장 운동도 활발했다. 이른바 ‘페론주의’라고 불린 개혁정책이었다. 

그런데 후안 페론이 개혁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었던 막후엔 부인 에바 페론이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후안 페론이 권좌에 오르기 전, 반페론주의자들이 페론을 가택 연금한 일이 있었다. 이때 에바가 나서서 노동운동 지도자들을 규합해 총파업을 이끌어 냈다. 이후 노동계급은 에바의 강력한 지지기반으로 자리매김 했다. 

에바는 처음엔 부통령 자리에 오르고자 했으나 군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에바는 ‘비선실세’로 군림하며 국정을 주물렀다. 자신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도 열을 올렸다. 

에바 페론은 사생아 출신에, 무명 배우를 전전했다. 그러다 후안 페론을 만나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에바가 자신의 우상화에 열을 올린 이유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열등의식 때문이었다. 

두 여인의 과거 지우기, 열등감의 소산? 

에바 페론 Ⓒ 사진 출처 = Wikimedia Commons
에바 페론 Ⓒ 사진 출처 = Wikimedia Commons

다시 김건희 씨에게 눈 돌려 보자. 앞서 적었듯 김 씨의 과거 이력은 온통 의문 투성이다. 혹시라도 감추거나 지우고 싶은 과거 때문에 이력을 고의로 부풀린 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유흥주점 접대부 의혹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김씨는 검찰 요직이던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 윤석열을 만나 결혼했고, 이후 갖가지 이권에 개입해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도 회자되는 중이다. 흡사 에바 페론이 군 장교 후안 페론을 만나 인생역전에 성공했듯이. 

김 씨의 사생활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김 씨는 제1 보수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다. 만약 윤 후보가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영부인으로서 나라를 대표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갖가지 의혹에 등장하니, 검증은 당연한 것이다.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만약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김 씨의 의혹 역시 비밀로 봉인되고 김 씨의 의혹을 제기하면 탄압 당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김 씨의 허위이력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15일 윤 후보는 ‘허위 이력’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현실과 관행을 제대로 알아보고 기사 방향을 잡으라”고 말했다. 군사 독재 시절 보도지침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17일 윤 후보는 돌연 입장을 바꿔 전격 사과문을 직접 낭동했지만, 그의 어조에서 그 어떤 반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에바가 권좌에 있는 동안 어느 누구도 에바의 과거 이력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누구라도 그녀의 과거를 발설하는 순간, 소리 없이 체포돼 고문당하고 죽음 당했다. 에바 페론의 탄압은 군부가 전면에 나선 1970년대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한 이른바 ‘더러운 전쟁’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우리나라라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부인의 허위이력 의혹을 방어하는 윤 후보의 모습에서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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