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과 이승복 어린이
정용진과 이승복 어린이
  • 김기대
  • 승인 2022.01.0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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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공포에 떠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이승복 어린이는 반공의 성자(聖者)였다. 1968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과 함께 강원도 평창군 계방산에 있던 초가집에 들이 닥친 퇴각 공비들에게 무참히 살해되었다. 12 9일의 일이었다. 그중 당시 9세이던 이승복 어린이의 시신은 입이 찢겨 있는 채로 발견되어 국민들에게 공비의 잔혹함이 더욱 각인되었다.

늦게 귀가하던 아버지는 칼에 찔린 도주해서 목숨을 건졌다. 며칠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은 보도를 한다.

(전략) ... 공비들은 가족 5명을 안방에 몰아넣은 다음 북괴의 선전을 했다. 열살 2 승복 어린이가 "우리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얼굴을 찡그리자 그중 1명이 승복 군을 끌고 밖으로 나갔으며... (중략) ... 승복 어린이에게는 "입버릇을 고쳐 주어야겠다"면서 양손가락을 입속에 넣어 찢은 다음 돌로 내려쳐 죽였다. (조선일보 1968 12 11)

 

이승복 어린이가 평소에 반공정신이 투철했다는 등의 이웃 증언들에 근거한 기사였다. 하지만 현장의 피해자들은 모두 사망했고, 퇴각 중인 공비들도 대부분 진압되었으니 실제 말을 들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증언과 이승복 어린이의 시신이 그런 추정을 가능하게 했을 뿐이다.

미디어오늘의 김종배 기자, 한국일보 출신의 김주언 기자가 문제 제기를 했다. 김종배는 1992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 신화 이렇게 조작됐다라는 기사로 문제 제기를 했고 김주언 1998 부산역 광장에서 오보 전시회를 열었다. 김주언은 이른바 보도 지침서를 폭로해 유명해진 인물이었다. 조선일보의 소송으로 지리한 소송전에 들어간 소송의 결론은 한마디로 무승부였다.

나무위키는 대법원의 판결을 다음과 같이 3줄로 요약한다.

출처 나무위키
출처 나무위키

 

이승복 사건 자체: 이승복 어린이가 북한군에게 살해당한 것은 사실.

이승복에 대한 의혹보도: 피고가 사건이 허위라고 믿을만한 사정이 있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로서 용인되므로 무죄.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증언의 상당한 개연성은 존재하므로 공산당에 대한 비판적인 주장을 했을 가능성이 높음.

대법원 판결은 무승부였지만 이승복 어린이의 신화는 초등학교 교정에서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학교마다 세워진 동상은 철거되거나 흉물로 방치되었다. 대법원 판결과 달리 여론은 이승복 신화를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공비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것은 사실이고 공비의 잔혹성은 천인공로할 짓이지만 만약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이 사실이었다면 반공 교육으로 9 어린이를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교육현장부터 반성해야 한다. 이런 증오의 교육이 가져온 결과치고는 너무나 비참했다. 공산당 출신의 박정희가 자기 면피를 위해 강조해온 반공교육이 아니던가?

이제는 잊혀진 이름이 했던 이승복 어린이를 정용진 회장이 소환해 주었다.

인스타그램에서 73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멸공이란 단어를 올렸고 시진핑 사진까지 올리면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글을 SNS 올렸다.

이승복 어린이(1959년생) 보다 한참 어린 정용진(1968년생) 아직도 공산당의 공포에서 못벗어나고 있는 하다. 공산주의는 이념 패러다임이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이다. 그래서 북한의 국호도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고 지배 정당도조선 노동당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배 정당은 중국 공산당이다. 하지만 지금 누가 중국을 공산주의라고 보는가? 가장 활발한 자본주의의 시장이다. 여기서 공산당을 독재의 개념으로만 이해하자면 장기 독재가 지속되는 북한과 중국을 공산당으로 지칭할 있지만 그러기에는 오래된 공산당 아닌 독재국가, 심지어 미국과 한국의 우방이기까지한 나라들도 많다.

북한은 경제적 공산체제를 유지하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 각종 제재에 의해 자본주의 경제로의 이행이 봉쇄되어 있는 나라다. 그나마 개성공단이 자본주의의 숨통을 트는 유일한 통로였는데 박근혜가 닫아 버렸다. 정부회장은 멸공 만세를 불렀던가?

이승복 어린이의 신화가 사라지자 이승복 어린이의 죽음을 두고 각종 패러디가 생겨났다. 비참한 죽음을 두고 짓은 아니지만 나무위키는 사용자의 토론 합의에 의해 몇가지드립 남겨 두었다. 중에 관계된 것도 있다.

윤석열과 나경원이까지 소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승복 어린이와 거의 같은 세대인 윤석열과 나경원은 마켓에서 멸치와 콩을 사며멸콩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승복 어린이의 공포감에서 한발짝도 못나간 이들이 다음 정권을 잡아 보겠다고 한심한 작태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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