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끝] 윤석열 거친 입, 제동 장치 풀렸다
[뉴스 뒤끝] 윤석열 거친 입, 제동 장치 풀렸다
  • 지유석
  • 승인 2022.02.22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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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등 서해안벨트 찾은 윤 후보, ‘독한 말’ 잔치만 벌여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입이 폭주하고 있다. 윤 후보는 22일 오전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서산·홍성·보령을 거쳐 전북 군산·익산을 순회하는 ‘서해안벨트’ 1박 2일 일정에 나섰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입이 폭주하고 있다. 윤 후보는 22일 오전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서산·홍성·보령을 거쳐 전북 군산·익산을 순회하는 ‘서해안벨트’ 1박 2일 일정에 나섰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입이 폭주하고 있다. 윤 후보는 22일 오전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서산·홍성·보령을 거쳐 전북 군산·익산을 순회하는 ‘서해안벨트’ 1박 2일 일정에 나섰다. 

윤 후보는 첫 방문지인 당진 전통시장에서 지지유세를 했는데, 유세 연설 내용은 집권 후 비전제시 보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싸잡아 깎아 내리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선거를 치르다보면 날선 공방이 오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연설은 상대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들기 보다, 상대의 존재를 아예 무시하고 폄하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심각한 건, 윤 후보가 상대 이재명 후보를 비난하며 꺼내든 의혹들이 사실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점이다. 

이런 식이다.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부각시키면서 “(이재명 후보가) 반나절이면 돌아볼만한 성남시 운영하면서 3억 5천 만원 들고와서 8천 5백 억원을 받아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전날인 21일 오후 열렸던 TV토론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이재명 후보 면전에서 했었다. 이때 이 후보는 사실적 근거를 물었으나 윤 후보는 답변을 얼버무렸다. 요새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별다른 타격감을 주지 못하고 꼬리를 내린 셈이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이 같은 주장을 바로 다음 날 아침, 당진 전통시장에 운집한 시민들을 향해 거리낌 없이 되풀이했다. 

이뿐만 아니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광주에서 종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냈다가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윤 후보는 바로 다음 날인 18일 사과는 커녕 ““대형 쇼핑몰이 들어오면 젊은이들과 사람들이 모이고, 자영업자도 잘 된다. 그런데 왜 반대하는 줄 아느냐. 투쟁 의지가 약화된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해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 

그런데 채 나흘이 지나 윤 후보는 “민주당이 (쇼핑몰을) 못들어오게 막았다. 지역독점 정치가 왜 막은 줄 아는가? 이런 것들이 들어오면 민주화 투쟁력이 떨어져서 그렇다. 이게 진짜 민주화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윤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 “4~50년 된 좌파 사회혁명이란 철지난 이념에 빠져 한 번도 자유민주주의를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공직 나눠갖고, 이권 나눠가지면서 지배해온 한국정치”라고 폄하했다. 

1970년대부터 군사 독재에 맞서 시민 혁명으로 민주화를 이뤄낸 지난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민주당·이재명 네거티브 올인? 

윤 후보가 내뱉은 말들을 들어보면, 이제 작심하고 유력 경쟁상대인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까기로’ 작심한 듯 하다. 

문재인 정부 집권 5년간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촛불에 힘입어 집권했지만 고강도 개혁을 바랐던 시민들이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은 문재인 정부의 큰 실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이재명 후보가 정말 ‘하늘이 냈다’고 할만큼 서사를 부여할 후보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 지난 50년간 이뤄온 한국 시민운동의 역사, 시민 민주주의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할 만큼의 잘못은 아니다. 

더구나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던 장본인이다. 그런 사람이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사실적 근거가 희박한 주장을 늘어놓고, 지난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2일 오전 충남 당진을 다녀갔다. 윤 후보 유세현장인 당진 전통시장엔 이른 아침부터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인파가 운집했다. 청중들 중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이들도 있었다.Ⓒ 사진 = 지유석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2일 오전 충남 당진을 다녀갔다. 윤 후보 유세현장인 당진 전통시장엔 이른 아침부터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인파가 운집했다. 청중들 중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이들도 있었다.Ⓒ 사진 = 지유석 기자

당진 전통시장엔 이른 아침부터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인파가 운집했다. 청중들 중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윤 후보의 유세 중간중간 연신 ‘윤석열, 윤석열’을 외치며 흥겨워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실로 위태로워 보이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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