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연중회' 놓고 선교계 찬반양론
'터키 연중회' 놓고 선교계 찬반양론
  • 박지호
  • 승인 2011.03.04 23:18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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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영적 돌파 위한 이슬람권 기도 집회 … 선교계 시행착오 반복 우려

'백 투 예루살렘(Back to Jerusalem)'을 위한 영적 돌파구인가, 또 다른 자기중심적 선교의 재현인가. 터키에서 열리는 연합중보기도 행사인 '터키 연합중보기도회'(이하 터키 연중회)에 대한 찬반양론이 수년째 엇갈리고 있다.  

터키 연중회는 지난 4년간 매년 터키에서 열리는 대규모 연합중보기도 행사다. 올해는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이스탄불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중보기도회(UPM)가 주관하는 이 집회는 외형적으로는 북미주에 있는 교회와 터키 선교사들이 손을 잡고 치러지는 모양새다. 작년의 경우 이원상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와 박희민 목사(나성영락교회 원로목사)가 고문으로 나섰고, 손인식 목사(베델한인교회), 김남수 목사(순복음뉴욕교회), 임현수 목사(토론토 큰빛교회)는 대회장으로, 지금은 한국의 할렐루야교회로 부임한 김승욱 목사와 박신일 목사(그레이스한인교회)는 준비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 터키 연중회를 준비하는 실크웨이브미션의 홈페이지. (출처 : 실크웨이브미션 홈페이지 갈무리)
"터키에 진 치고 있는 악한 영을 대적하기 위해"  

터키에 모여 "터키를 비롯한 이슬람의 영적 회복과 부흥"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것이 연중회의 골자다. 연중회 측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기 위해 돌을 치우고 길을 닦아야 하는 우리의 사명, 백투예루살렘의 운동의 영향으로 이 땅을 위한 강력한 중보기도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소명을 받게 되었다"며 행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왜 터키인가. 터키 연중회 역시 '백 투 예루살렘 운동'에 기인한다. "복음이 온 세계를 돌아 다시 예루살렘을 향하여 돌아오고 있는데, 예루살렘 직전의 마지막 관문이 터키"라는 것이다. “사단 또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백 투 예루살렘'의 마지막 관문인 터키에 강한 진을 치고 버티고 있는데" 4박 5일간의 집회로 "그 땅을 덮고 있는 악한 영들을 대적"하고 "터키의 회복과 부흥을 위한 영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딤넷, "북미주에서 기도하면 돌파가 안 일어나나?"

단기간의 대형 집회로 영적 돌파를 일으키겠다는 터키연중회 측의 선교 전략으로 인해 선교계 곳곳에서 우려에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선교 동원을 위한 한인 선교사들의 자발적 모임인 코딤넷(KODIMNET: Korean Diaspora Missions Network)은 작년 "굳이 회교 국가의 민감한 지역에 외부인들이 대거 몰려가 대형 기도 모임을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터키의 교회들과 터키를 섬기는 사역자들이 터키 복음화를 위해 연합하여 기도하는 일을 귀하게 여기며 환영합니다.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굳이 회교국가의 민감한 지역에 외부인들이 대거 몰려가 대형 기도 모임을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왜 북미주에서 모이면 안 되는 것입니까? 만일 현지에 많은 이들이 몰려가서 기도해야 ‘돌파’가 일어날 거라는 전제 때문이라면, 그것은 신학적, 전략적 문제가 있는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 위클리프 부대표인 정민영 선교사와 전 선교한국 상임위원장인 한철호 선교사를 비롯해 18명이 참여하고 있는 코딤넷은 이번 행사로 인해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의 긴장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이로 인해 제2의 아프간 사태가 재현될까 우려도 나타냈다. 작년 코딤넷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터키 연중회를 반대했다.

"첫째, 중보기도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예민한 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대규모 집회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님이 역할 모범으로 보여주신 성육신적인 삶과 더불어 현지의 말과 문화로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 적절한 선교의 원리이자 모델이라 믿는다.

둘째, 수천 여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군대'와 같은 십자군식 구호를 앞세우며 터키로 몰려가는 것은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의 긴장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셋째, 21세기 들어 시행된 예민한 지역에서의 대규모 집회, 특히 2007년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파송된 사역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사역에 큰 타격을 주었던 전례가 이번 에베소 축제로 인하여 재현될 것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 실크웨이브미션을 소개하는 내용. (출처 : 실크웨이브미션 홈페이지 캡쳐)
연중회 측, "현지 교회가 반대하면 즉각 중단할 것"

민감한 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에 대한 선교계의 거듭되는 우려와 자제 요청 탓인지, 올해 연중회 행사는 터키 한인 사역자들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작은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행사를 계속하겠다는 연중회 측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연중회 측은 "터키 교회에서 반대하면 이 모임을 하지 않겠다"며 "불행히도 반대하는 분들이 한국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연중회 측 인터뷰 기사 바로 가기)

"모두가 100% 동의하지 않았지만, 다른 외국인 사역자들은 '터키에 대해서 나쁠 일이 없다', '연합해서 기도하는 것은 장려할 일'이라는 의사를 모아주었다. '터키 교회에서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그런데 지난번 모임에 터키 교회 리더십에서 많이 참여했다." (실크웨이브미션 이세웅 총무)

한국 선교계가 비판 받는 주된 이유인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벤트성이나 게릴라식으로 치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터키 현지 교회와 깊은 대화 속에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안전 문제에 대해 연중회 측은 터키는 다른 이슬람 지역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긴장 악화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작년의 경우 "문광부 허락을 받고, 지역 경찰과 연계하고, 사설경비원도 고용하는 등 안전의 문제를 감안하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호텔에서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 기독인들 외에 다른 현지인들과의 접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적 이유? 연중회 측, "사고 방지 위해" 

현지인과 접촉도 없는데 굳이 가야 하냐는 물음에는 굳이 터키에 가야 하냐는 물음에는 복음 전파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도 안 되니까 "터키가 가진 영적인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현장에서) 그 문제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기도하는" 것이라며 "지난 4년의 동안 도움이 됐다고 터키 교회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우려에도 연중회 측이 행사를 추진하자, 일각에선 김진영 목사의 누나가 여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적 이유와 연결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세웅 총무(김진영 목사의 매형)는 "여행사는 적자로 운영되고 있고, 그 적자는 이사 중 한 명이 계속 메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사를 유지하는 이유는 "선교사들이 합법적인 비자를 취득할 수 있고, 적지 않은 돈이 움직이는 (연중회 같은 대규모 행사 때) 사고가 생기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터키의 고대 도시 에베소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 (출처 : 웹진금향로 갈무리)
터키 연중회 놓고 한인 사역자의 반대 의견도

연중회에 대해 일부 터키 한인 선교사들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터키의 A 선교사는 "터키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자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터키 복음화를 위해 이벤트성 행사가 얼마나 효과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람 지역에서 과시형 행사나 일회성 행사로 효과를 보려는 생각은 어리석은 일이다. 무슬림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만 증대시키고 그들의 심령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자극하여 결속력을 강화시킨다."

A 선교사는 또 "선교의 효율성이나 전략적인 면과는 상관없이 선교 프로젝트, 이벤트 선교 시설을 집중시켜 놓고 현지인을 불러내어 일종의 선교 소도시를 형성하는 시도가 일고 있다"며 서구 선교가 19세기 초엽까지 했던 시행착오를 한국 교회가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또 다른 터키의 B 선교사는 "대부분 선교사들이 공권력의 저항이나 주민들의 저항을 겁을 내는데 복음에 대한 저항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며 기도회 자체에 대한 반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음의 서진만 이야기하는 것은 복음의 능력을 제한하는 행위다. 그렇게 따지면 터키는 바울 사도에서부터 비잔틴 때까지 숱하게 복음이 지나간 곳"이라며 백 투 예루살렘 운동으로서의 연중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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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 2011-04-11 22:21:19
^^ 터키 연중회는 2년전부터 터키개신교 협의회에서 이제 자신들이 주관하고 선교사들이 도와주기로 했답니다. 터키 교회의 주역인 터키인들이 결정하는데...우리가 왈가 불가 할 이유가 없지요...^^

김철수 2011-03-09 03:39:41
한국 교회의 선교 열정은 칭찬할만 하지만 너무 치우쳤다고 생각된다. 선교 만능주의로 균형을 잃고 있다고 생각된다. 브레이크 고장난 자동차같이...

바보들의행진 2011-03-07 00:16:20
신사도 추종자들이 벌리는 한 판 굿. 할 일들이 저리도 없을까?
김승욱목사는 뭔가 다른 줄 알았는데 대단한 실망이네요

자료모음 2011-03-06 23:15:25
"왕의 대로를 준비하자" <-- 요것도 인터콥과 같은 것. 신사도 이단들과 같은 것.

무식한친구들 2011-03-06 20:16:56
금향로가 차기까지 <-- 신사도들의 구호. 땅끝까지 말씀이 전해지면 이란 건 맞아도 금향로가 차기 까지는 틀린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