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전을 꿈꾸는 윤 당선인에게 바랍니다.
청와대 이전을 꿈꾸는 윤 당선인에게 바랍니다.
  • Young S. Kwon
  • 승인 2022.03.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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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석 목사 칼럼
권영석 목사 (전 학복협 상임대표)
권영석 목사 (전 학복협 상임대표)

네거티브 대선은 끝났지만, 네거티브 감정은 솔직히 국민들 마음 한구석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향후 5년간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 전체에게 불안의 주요인이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기 때문입니다. 대장동(부산 저축은행) 의혹, 쥴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등 대형 사건들의 혐의 당사자인 사람이 과연 국민을 대표하고 대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자신이 “상식과 공정”을 내재화하지도 실현해 오지도 못한 사람으로 보이는데 과연 ‘상식과 공정’으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인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컸던 만큼 우선은 교체하고 보자는 선택을 했던 셈이나, 장차 새 정권이 몰고 올 “불공정”과 “몰상식”을 견뎌내야 한다면, 애꿎은 국민들만 난처하고 더욱 불행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 하겠습니다. 청와대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인수위의 발표와 윤 당선인의 직접적인 브리핑을 보면, 이는 공정은커녕 상식에도 못 미치는 엉터리 발상임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니, 윤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취임도 하기 전 벌써부터 현실로 다가왔다 하겠습니다.

청와대 이전 계획이 과연 국가를 위한 것인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 정신에 부합한 것인지만 물어봐도 답은 자명한 셈인데, 대통령과 인수위의 판단력이 상식에조차 못 미친다면 국민들이 장차 어떻게 윤석열 행정부를 신뢰하고 그 리더십을 중심으로 화합하고 결집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명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소통은 물리적 거리를 좁히면 될 것이란 생각 자체가 바로 상식에도 못 미치는 발상이라 하겠습니다. 개인과 개인은 물론 개인과 집단/기관 사이의 관계에서 소통이란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 신뢰할 수 없는 기관과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소통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가까이 다가오면 올수록 의심과 불통만 도리어 증폭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권한을 위임해 준 위임자(국민)가 위임을 받은 피 위임자(대통령)를 신뢰할 수 없을 경우에는 의심을 넘어서 배신감과 분노만 쌓이게 될 터인즉, 국민이 위임해 준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위하거나 국민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이는 이전의 독재 정권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다 하겠습니다. 밀실(체육관)에서 국민의 표를 도둑질하여 권력을 찬탈하던 독재 정권의 경우에는 아예 소통 자체를 기대할 필요조차 없었지만, 그래도 공정한 선거 절차를 통하여 뽑아 세운 대통령이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발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고 있으니, 혹시나 하던 국민들의 기대에 초장부터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할 것입니다.

사실 이는 이미 예상되었던 바라 할 것이니, 갖은 의혹에 대한 해명도 사과도 없이 끝까지 대선을 완주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이미 윤 당선인의 불공정과 몰상식에 대한 일종의 ‘검증’을 거친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청와대를 용산으로 이전하겠다는 뚱딴지같은 발상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결기”는 윤석열 정부의 향후 5년이 불공정과 몰상식으로 점철될 것을 결정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하겠습니다. “본부장” 비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투명한 수사 없이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이미 안고 있었던 터에 청와대 이전 계획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요인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를 실행하겠다고 고집하면서 물러서지 않으려는 당선인의 ‘똥고집’은 소통에 대한 기대는커녕 불신만 더욱 키우고 말았다 하겠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좀 남았다 할 터, 지금이라도 털고 가야 합니다. 무모한 발상이 무지에서 나온 것이 밝혀진 이상, 상식과 공정에 부합하게 다시 수정하면 될 것이며 또 수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막무가내로 일을 그르쳐서 파멸의 길로 치달을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국민들은 불공정과 몰상식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강한 리더십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와 합법에 기반한 ‘상식과 공정’의 리더십을 원하며, 필요하면 당장은 유약하게 보이더라도 사과와 수정을 통해 신뢰를 다시 회복할 줄 아는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원하는 것입니다. 이런 리더십 아래서 다 같이 화합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기를 염원하는 것뿐입니다. 그게 그렇게 과욕이며 이게 이렇게도 어려운 것이란 말입니까? ‘청와대 이전’에 얽힌 의혹부터 털고, 본부장 비리와 연관된 의혹을 팩트에 기반하여 투명하게 소명하지 않을 것이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나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회개는 빠를수록 좋으며, 회개는 만시지탄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소박한 상식으로 되돌아가서 신뢰의 부채를 털어내는 ‘불신의 빚잔치’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기를 한 번 더 촉구합니다. 대한민국호가 이제는 몸집이 제법 커져서 0.6%의 살얼음판에서는 제대로 운행되기는커녕 자칫 침몰하기 십상일 터, 후에 그 책임은 고스란히 선장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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