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끝] 인사실패인가, 의도적인 도발인가?
[뉴스 뒤끝] 인사실패인가, 의도적인 도발인가?
  • 지유석
  • 승인 2022.05.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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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임명 논란, 그 뒷면
지난 6일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된 자유일보 김성회 객원논설위원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일보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 성향 매체이고, 김 위원은 이 매체에 2021년 12월부터 칼럼을 기고해왔다. Ⓒ 자유일보 화면 갈무리
지난 6일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된 자유일보 김성회 객원논설위원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일보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 성향 매체이고, 김 위원은 이 매체에 2021년 12월부터 칼럼을 기고해왔다. Ⓒ 자유일보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일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된 <자유일보> 김성회 객원논설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자유일보>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 성향 매체이고, 김 위원은 이 매체에 2021년 12월부터 칼럼을 기고해왔다. 

그가 쓴 칼럼은 윤석열 당시 후보자와 김건희 씨를 일방적으로 치켜세우고 더불어민주당을 좌파로 폄하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가 쓴 칼럼 중 일부를 아래 인용한다. 

김건희 대표의 녹취록 유출로 인해 "술집 여자 쥴리"를 만들어 "요부"니 "음흉한 여인"으로 각색해왔던 여당의 정치공세가 한 방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 (중략) 결국 김건희 대표의 사적 대화 녹취록을 가지고 정치공세를 펼치려던 여당의 입장만 난처해지고 말았다. 오히려 윤석열 후보를 "구박받는 중년 남성"으로 만들어 동정표만 늘어나게 되었다. - 2022.01.16. 

윤석열의 인내와 포용력은 위기에서 강했다. 그는 이준석과 갈등했을 때, 대권후보가 가진 ‘당무우선권’을 끝까지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인내했다. 지난 1월 15일께도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의총에서 발언하며 탄핵당할 상황이었는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윤 당선자는 이 대표를 품었다. - 2022.03.09.

이재명 후보는 애초부터 종북 주사파인 경기동부그룹, 한총련, 민주노총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후보였다. 그 자신이 전과 4범일뿐 아니라, 조폭의 자문변호사라는 의혹을 가지고 있었다. 대장동과 백현동 비리는 조폭, 종북 주사파, 재판거래가 얽히고 설키면서 만들어진 비리였다. - 2022.03.16.

3월 20일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직무실을 용산의 국방부청사에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민관합동위원회 형태로 분야별 쟁점들을 관리하는 ‘협치’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윤석열 당선인이 구상하는 대통령실의 모습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략) 왜냐하면, 각종 시민운동이 좌파적 성향의 시민단체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 2022.03.22.

여기에 성소수자와 위안부 피해할머니를 비하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미 문화원 점거사건을 주도했던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고 노동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그는 과거 ‘운동권’이었다. 본인 스스로 “20년 동안 학생운동과 재야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선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1년 이인제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2004년부터 3년간 이 전 의원의 보좌관 생활을 했다. 

그러다 2016년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 당시 반 전 사무총장은 ‘반기문 대망론’이 일 정도로 보수 정치권에서 주목할 인물이었다. 반 전 총장과 ‘반딧불이’는 직접 관련은 없었다. 그러나 김성회 위원과 반딧불이는 반기문 대망론 후광에 힘입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은 2016년 6월 충청 지역 매체인 <디트뉴스24>와 인터뷰에서 “반 총장 바로알기 사업은 지난 5월부터 구상했다. 작년부터 몇몇 사람들끼리 모여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시각을 가진 분이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데 공감해 모이긴 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등장과 동시에 초라하게 퇴장했다. 자연스럽게 김 위원의 존재도 잊혀졌다. 그러다 <자유일보> 객원논설위원으로 공론의 장에 등장했고 급기야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자리를 꿰찼다. 

김성회·윤창중 ‘평행이론’

그러나 과거 이력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때문에 그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그는 지난 11일 언론 보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면서 이력을 문제 삼는 언론 보도를 “그동안 제가 내로남불 586세력과 종북주사파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을 해왔던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고 적는가 하면, “동성애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흡연자가 금연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 재차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는 새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다. 김성회 위원의 이력은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혹시라도 새정부가 후보 시절부터 윤 대통령을 찬양한 김 위원의 글을 눈여겨보고 그를 발탁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박근혜 전 정권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칼럼을 쓴 윤창중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것과 비견될 만한 일이기도 하다. 

김 위원과 전광훈 목사가 어떤 관계인지는 불분명하다. 전 목사에게 전화와 문자로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신이 없다. 다만 전 목사가 야심차게 창간한 <자유일보>에 지면을 내줬을 정도라면 전 목사와 김 위원 사이에 상당한 교감이 있음을 유추할 수는 있다. 

비록 김 위원의 거취가 불투명하더라도 불안감을 주기엔 충분하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12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이번 첫 인사와 하는 행동을 보면 계속 도발할 것이다. 총선까지 긴장으로 이끈 뒤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임명은 종교(극우 개신교)를 자극해 도발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김 위원이 떠난다 하더라도 더 한 인사가 올지 모른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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