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독교인 수십명, 결국 한국 떠나 태국으로 
중국 기독교인 수십명, 결국 한국 떠나 태국으로 
  • 양재영
  • 승인 2022.09.08 0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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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망명 거부…외신 1%도 안되는 난민 허용 지적

[뉴스M=양재영 기자]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한국 제주로 피신해 온 목사를 비롯한 수십명의 중국 기독교인들이 결국 한국을 떠나 태국으로 이동했다. 

판용광 목사를 비롯한 61명의 중국 심천성개혁교회 교인들은 지난 2020년 초 중국 당국의 핍박을 견디지 못해 제주도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핍박없는 믿음 생활을 기대했던 이들의 기대는 시작부터 어긋났다. 한국에 도착한 교인들의 일부는 불법 노동 목적이 의심된다며 중국으로 추방결정이 되었다. 나머지 교인들 역시 망명 신청을 했지만, 모든 교인들이 한 차례 이상 거절을 당했다. 결국 이들은 최근 태국으로 이동했고, 이곳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가 전세계에 알려졌다. 

이번 뉴스를 보도한 ABC방송은 한국의 난민 허용률이 1%도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ABC는 “한국은 기독교인 비율이 매우 높음에도, 문화적, 인종적 이유로 이들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결국 이들은 현지 미국 당국자와의 상의를 통해 난민 인정이 어렵다고 판단, 결국 태국으로 떠났다. 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난민 허용률이 1%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난민인권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접수된 1만 2,000여건의 망명 신청 중 승인된 사례는 약 0.4%에 불과했다. 

판용광 목사는 지난 2012년 교회를 처음 시작했다. 가정교회 형태로 예배를 드렸지만, 중국 당국은 예배와 참석자에 대한 감시를 계속했으며, 때때로 판 목사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특히 판 목사가 미국 필라델피아 장로교회에서 안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발견된 이후 당국의 의심은 더욱 고조됐다. 이들에 대한 조사와 감시는 더욱 심화됐다. 

중국은 공산당 관리 하에 합법적으로 기독교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한, 수십년간 성장해온  독립적인 무허가 ‘가정교회' 를 용인해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중국 기독교 인구는 공식적으로 수천만명에 달하고 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는 이를 훨씬 상회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교회들은 당국의 엄청난 압박과 핍박 속에 속속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판 목사는 “그들은 중국교회를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히 차단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태국 방콕에 도착한 판 목사 일행은 현재 다른 호텔로 뿔뿔이 흩어져 거주하고 있으며, 일요일에 화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ABC 방송은 “그들은 중국 당국의 추적을 걱정하고 있다. 평일에는 기도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 목사의 일행 중 한 명이자 교회 장로인 시잔큉씨는 현재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했다. 

시 장로는 “우리 일행들의 대부분은 심천의 첨단기술 단지에서 일하는 사무직원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제주에서 과일을 따고 땅을 일구는 일에 종사해야 했다. 지금은 일도 없고,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장로는 현재의 삶에 대한 긍정적 측면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학교들은 강제적이고 의무적으로 무신론을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아이들은 이곳에서 하나님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지금의 고난은 가치가 있다. 하나님은 항상 최고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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