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신이 아니다’, ‘원죄도 없다’ 급증
 ‘예수는 신이 아니다’, ‘원죄도 없다’ 급증
  • 양재영
  • 승인 2022.10.02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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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 결과 발표…백인 복음주의는 ‘신학'보다 ‘정치' 선택 드러내   

미국의 보수적 기독교도인들의 다수가 ‘예수의 신성’과 ‘원죄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최근 리고니어 미니스트리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보수 성향 교인들의 정통 개신교 교리 거부가 증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43%의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예수는 신이 아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지난 2년전(2020년) 조사(30%)보다 13% 증가한 수치이다.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는 경향은  4세기경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었으나, 하나님은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이단으로 몰렸던 아리안주의적 교리와 일치한다. 

또한, 이들의 65%는 ‘원죄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같은 조사에서 미국 일반 성인들의 반응(71%)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원죄론은 5세기경 성 어거스틴에 의해 정립된 것으로 기독교 교리의 중심으로 이어져왔다. 

이번 조사는 대체로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미국 바이블벨트 이남에 거주중인 백인 복음주의 계열이 대상이었기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1980년대까지는 '예수의 신성', '원죄론' 같은 개신교 정통 교리에 충실해왔다.  

"이런 추세는 심화될 것이다"

칼빈신학교의 크리스틴 코브스 두 메즈 교수는 이번 결과를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이 ‘신학'이 아닌 ‘정치'를 선택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코브스 두 메즈 교수는 “지난 반 세기동안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갈수록 신학적 시스템이 아닌 문화적, 정치적 흐름과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대부분은 ‘낙태', ‘동성애' 등과 같은 현시대의 문화,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여전히 ‘죄’로 규정하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경향의 원인으로 복음주의자들이 신앙보단 지나치게 ‘성적 순결성'에 집착하고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디 애틀랜틱>의 데이빗 프렌치 기자는 “전통적, 교조적 복음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성 윤리는 분명 좋은 것이다. 그러나 신앙의 핵심은 도덕적 규범이 아닌 예수에 대한 믿음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뉴욕 타임즈의 루스 그래함 기자는 ‘아칸사스의 한 보수적인 목사가 왜 교회로부터 쫓겨났는가?’라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함 기자는 “한 목회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그는 ‘나는 고작 한 시간을 설교하지만, 교인들은 팍스 뉴스로부터 주 10시간을 듣고 있다. 교인들은 기독교적 변화보다 트럼프 지지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그가 교회에서 쫓겨난 이유였다"며 “교회보다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리고니어 미니스트리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2년마다 ‘신’, ‘구원', ‘윤리', ‘성경'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학적 상황(The State of Theology)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제공함으로 미국의 신학적 추세를 알게되고, 기독교인들이 오늘날의 문화와 기독교적 제자도를 위한 통찰을 얻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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