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신학자 유동식을 추모하며
풍류신학자 유동식을 추모하며
  • 심광섭
  • 승인 2022.10.21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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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그네로 사시던 우리의 스승 소금(素琴) 유동식 선생님이 향년 100세로 귀천( 歸天)하셨다. 돌아가시는 길이 맑고 푸르르다. 1922년생 개띠로서 개띠 신학자들 나만 남았어 하셨는데, 하늘은 때가 차면 예외 없이 거두어 간다.

선생님은 나의 <예술신학>(2010) 출간을 기억하시면서 때마다 격려와 축하의 말씀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은 2014 92세로 소천하신 부친과 개띠 동갑내기여서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는 같았다.

1992 선생님 고희 기념집 출간식에서 민중신학자 안병무 선생님이 자신도 개띠지만 소금은 달밤에 중천의 보름달을 보고 짖는 고고한 개라고 말씀한 것이 기억난다. 최근 안병무 탄신 100주년 기념식을 향린교회와 한신대에서 열린 것도 시대의 조화인 같다.

 

선생님은 학창시절 기독교와 유교(윤성범), 기독교와 불교(변선환), 기독교와 주역(이정용), 기독교와 동학(김상일) 연관성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은 종교인 무교(巫敎) 기독교의 연관성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다. 선생님의 무교 연구는 <한국무교의 역사와 구조>(1975) 연구되어 나왔다.

선생님의 처녀작은 1965년도에 나온 <한국종교와 기독교>이다. 처음에 나오는 한국종교사 도표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은 책은 중에 가장 많이 팔려 무려 24판이 나왔어, 하시면서 최근에 한글로만 인쇄된 책은 읽어도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자주 말씀하셨다. 나는 1969년도 인쇄된 4판을 가지고 있다.

<한국신학의 광맥> 한국 교회사가 아닌 한국신학사상사의 흐름을 처음 () 잡아 파악할 있는 책이었다.

 

선생님은 한국신학의 이해를 신라 최치원 이후 정신적으로 흐르는 풍류도에서 찾으셨다. <풍류도와 한국신학>, <풍류도와 한국의 종교사상> 아주 중요한 책이다. 선생님은 예수像과 요한복음에서 풍류도를 찾으시더니, 장공 김재준을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와 풍류도의 신학으로, 이용도를 신앙의 에술가로, 함석헌을 풍류도인으로, 이연호를 예술에 목회자로 그렸다.

선생님의 풍류신학은 화가로서 그의 작품과 함께 예술신학으로 활짝 전개되었다. <종교와 예술의 뒤안길에서>, <화가목사 이연호 평전> 그리고 소금 유동식 전집( 10) 별권으로 출간된 <신학과 예술의 만남>이다. 선생님은 2011 9 27 친필 싸인을 해서 보내주셨다.

땅에는 끝이 있고

하늘은 영원하다

땅에서 하늘을 숨쉬며

살아 가자는 것이

종교와 예술이리라

선생님은 자신의 신학을 도표화했다. 이는 한국의 유학자들이 사상을 도표로 만들어 설명한 것을 닮았다. 퇴계의 성학십도와 비견된다.

도표에 나타난 선생님의 신학은 삼위일체적 예술신학이다.

성부와 관련하여, 하나님의 창조예술과 복음적 실존

성자와 관련하여, 그리스도의 복음과 풍류도

성령과 관련하여, 성령의 역사와 복음적 실존

선생님의 틀이 영성-우주적이면서도 인간을 말할 때는실존’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아마도 초기에 깊은 영향을 받았던 루돌프 불트만의 실존론적 성서해석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선생님의 영성적 삶은 윤리적으로 결단하는 진지한실존’ 보다는 흐르고 만나며, 깨닫고 노래하며 유희(遊戲)하는하늘 나그네’로 그려진다.

「하늘 나그네」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고향을 그리며

바람따라 흐르다가

아버지를 만났으니

여기가 고향이다

하늘 저편 가더라도

거기 또한 여기거늘

새봄을 노래하며

사랑 안에 살으리라

하느님 앞에서 ' 멋진 ' 사신 선생님이 오래오래 그리워 고이고이 기립니다.

 

* 이 추모의 글은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심광섭 목사 페이스 북에서 퍼온 것입니다. 심광섭 목사는 예술목회연구원 원장으로 지은 책으로는'초월자의 감각(2021)', '기독교 미학의 향연(2018)', '공감과 대화의 신학 F.Schleiermacher (2015)', 예술신학 (2011, 201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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