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느끼기 위한 불편한 여행
성경을 느끼기 위한 불편한 여행
  • 김동문
  • 승인 2022.12.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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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지식의 있고 없음이나, 많고 적음과 다른 것 같습니다. 안다는 것은 몸이 기억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음식을 안다면 그 음식 이름만 떠올려도 입에 침이 고이거나 코가 자극되거나 그 음식 자체에 대한 지식을 나열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없어도 반응합니다. 성경을 안다는 것도 지식과 정보의 유무나 많고 적음이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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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호수 동쪽 골란고원 방향으로 해가 떠오른다. ⓒ김동문

교회나 단체, 개인이 성경을 알고 싶다며 여행을 가곤 합니다. 많이들 성지순례라 부르는 그 여행입니다. 그런데 그 여행을 마친 다음, 여행자의 성경읽기는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있다고 하여도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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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은 갈릴리 호수의 푸른 물색이 푸르른 하늘과 어우러진다. ⓒ김동문

성경 본문을 펼치는 순간, 여행 이전에 비해서 눈앞에 그려지는 것이 더 많아지고, 소리도 떠올려 볼 수 있고, 맛도 느낄 수 있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을 어느 만큼 맛보았는지도 궁금합니다. 던져볼 수 있는 질문을 어느 만큼 던져 볼 수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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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기 전후한 시각에도 갈릴리 어부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동문

사실 알차게 현장 답사하려면 불편한 것이 적지 않습니다. 후유증도 있습니다. 내가 알고 가르치고 설교해왔고 설교 들어왔던 것 가운데 어떤 것은 전혀 엉뚱한 것이었음을 알게 될 때가 그것입니다. 여행 이후에 성경을 읽고 가르치는 것에 더욱 조심하게 되는 그런 불편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성경 읽는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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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호수 동쪽 막달라 평야 지역이 비옥함으로 다가온다. ⓒ김동문

그렇지만 체험하는 성경문화 답사여행을 하면 알게되는 유익도 있습니다. 살아온 삶의 무게만큼 성경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 어휘력의 많고 적음에 갇히지 않게 되는 그런 것입니다. 생각보다 성경이 추상적이지 않다는 것, 일상의 언어로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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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호수 서쪽 아르벨 산 뒤로 해가 저문다. ⓒ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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