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를 위해 싸우던 임보라 목사 비보
성소수자를 위해 싸우던 임보라 목사 비보
  • 이욱종
  • 승인 2023.02.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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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 진 땅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을 즐겨 부르던 분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인권과 평화운동을 해왔던 한국기독교장로회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가 지난 3 별세했다. 향년 54. 고인은 20여년 가까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앞장서 한국 기독교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고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교 연대’ 공동대표와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섬돌향린교회를 2013 개척해서 목회활동을 해왔다. WCC 한국측 준비위원회 위원활동과 세계LGBT 운동연대 활동등으로 전세계 성소수자 운동과 연대해왔고 노동운동, 제주강정해군기지 반대운동, 동물권운동 평화운동에도 힘써왔다.

 

섬돌향린교회는 직분없이 모두 ''으로 호칭하는 평등한 조직으로 교회개혁운동을 실천해왔다. <퀴어 성서 주석> 발간으로 주요 8개교단에서 이단성이 있다고 판정되기도 했고 특히 자신이 신앙생활을 했던 통합측의 이단성 판정에 마음아파 하기도 했다.

'새하늘 새땅' 노래모임 활동으로 목사보다 가수로 자신을 소개하며 즐거운 웃음을 잃지 않던 고인이다. "희망은 어딘가에서 떨어지는 아니다. 싸우고 저항하며 울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희망이 진정한 희망, '찐희망'이다. 눈을 떠도 좌절스럽고, 감아도 좌절스러운 현실이지만 희망의 빛이 우리를 비추고 있다"

고인은우리의 노래가 그늘 햇볕 있다면 즐겨 불렀고 게다가 불렀다. 뒷풀이 어디선가 식당 아주머니들도 영문도 모르게 듣고 반하던 고운 목소리, 목사보다 가수로 자신을 소개하며 웃던 생각이 난다.

투쟁현장에 가끔 반려견을 데려와서 긴장감을 웃음으로 바꾸던 여유와 차별금지법논쟁이라는 한국교회의 질풍노도속에 최전방에서 가장 용기와 강단을 보여주신분. 우는이웃을 진심으로 끌어안으면 자신도 울게되고 마음이 무너진 이웃을 끌어안으면 자신도 무너지는 예수의 제자처럼 살던 고인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노래가사처럼 햇볕 한줌이 아니라 그늘진 한국교회에 빛을 던지고 가수 임보라 목사님의 뜻은 오랫 동안 우리 삶에 남아 있을 것이다.

 

'혐오하면서 '사랑한다' 주장하는 한국교회…'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단호함으로 맞서던 사람이었다. 고인의 장례는 시민사회장으로 치뤄지며 빈소는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22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7 오전 7시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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