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또 주고
주고 또 주고
  • 승인 2023.03.29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목사의 Philadelphia Diary

아내는 가끔 나에게 큰소리를 친다.
물론 나도 가끔 아내에게 큰소리를 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빈도가 아내가 많고 아내의 천둥이 몰아치면 나는 소낙비가 지나가기만 기다린다.
아내의 큰 소리는 내 행동 때문이다.
나는 좋다고 하는데 아내는 내 행동이 너무 지나치다고 못 마땅해 한다.

은퇴를 생각하는 우리는 요새 노후 자금 문제로 셈을 하기에 바쁘다.
그런데 아내의 생각은 내 행동이 노후를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나무란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살게 하신 하나님께서 그것도 문제 없이 살게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을 생각하는데 아내는 우리가 남에게 준 것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자기만 좋은 사람이 되고 나만 나쁜 사람이 된다"고 자주 말한다.

자기가 고생한 것을 생각하니 억울한 모양이다.
미국 와서 20년 넘게 위험과 멸시를 감수하며 끊임없이 일을 했으니 그럴만도 한다.
자기가 돈 없고 힘들고 고생할 때 도와 준 사람이 거의 없는데 이제 끊임없이 남을 도와 주려니 화가 나는 모양이다.

"내가 언제까지 일하고 남 도와 주고, 또 일하고 남 도와 줘야 되냐?"고 항변한다.
그래도 결국에는 아내가 이 모든 것을 허락한다.

투덜되고 불평하면서도 또 주고 또 보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