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리 의혹 담임목사, 신도들이 제동 걸었다
재정비리 의혹 담임목사, 신도들이 제동 걸었다
  • 지유석
  • 승인 2023.04.13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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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중부교회, 공동의회 열어 압도적 찬성으로 해임안 가결
담임목사 재정비리 의혹으로 내홍을 겪었던 천안 중부교회가 수습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김 아무개 담임목사는 불법이라고 맞서는 중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담임목사 재정비리 의혹으로 내홍을 겪었던 천안 중부교회가 수습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김 아무개 담임목사는 불법이라고 맞서는 중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성도들이 재정비리 의혹을 받는 담임목사에 제동을 걸었다. 천안에 있는 중부교회 이야기다. 

이 교회 김 아무개 담임목사 재정비리는 기자가 수 차례 보도했었다. 먼저 지난 3월 19일 이 교회는 공동의회를 열고 김 목사 해임안을 가결했다. 

이어 3월 30일 소속 노회인 충남노회(노회장 고영국 목사)는 김 목사를 담임목사 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앞서 충남노회는 3월 6일 이 아무개 목사를 임시 당회장으로 파견했다. 여기에 김 목사는 검찰 송치돼 수사를 받는 중이기도 하다. ( 관련기사 클릭 )

이렇게 신도들이 담임목사 재정비리 의혹을 공론화하고, 면직에 이르기까지 한 건 이례적이다. 

하지만 김 목사와 그를 따른 일부 성도들은 공동의회가 불법이라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공동의회개최금지’ 가처분을 냈다. 

이에 대해 천안지원 제10민사부는 공동의회 직전인 3월 17일 김 목사가 낸 가처분을 인용했다. 김 목사는 이 가처분을 근거로 자신의 거취 결정이 불법이라고 버티고 있다. 

이 교회 성도들은 김 목사 측이 잘못을 인정하기는 커녕 공동의회와 예배를 방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기자가 지난 10일(한국 시간) 오전 교회를 찾았을 때 몇몇 성도가 나와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취재에 응한 한 신도는 “평일에도 이렇게 신도들끼리 순번을 정해 교회를 지킨다. 김 목사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기물을 파손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부교회 측은 “가처분은 당사자에게 정식으로 송달된 그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데, 가처분은 공동의회 개최 이후 시점에도 임시당회장에게 송달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이후에 송달되더라도 법리적으로 볼 때 이미 끝난 공동의회를 무효화 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교회 A 집사는 기자에게 “법원 가처분은 임시 당회장 변론 없이 김 목사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인 긴급 가처분일 뿐”이라면서 “가처분 인용을 들어 불법 운운할게 아니라 성도들이 압도적으로 떠나기를 바란다면 본인 양심부터 챙기는 게 순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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