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시민들에게! (Power to the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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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동규 변호사
  • 승인 2023.04.14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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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Justin) 이라 쓰고 저스티스 (Justice)라 읽는다-

테네시 주 공화당이 무명의 젊은 흑인 민주당 주의원두 명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다. 불과 4일 전 까지만 해도 저스틴 존스와 저스틴 피어슨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테네시 주 밖에서는 거의 없었다. 지금은 전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도 그들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역설적이게도 공화당의 횡포 덕분이었다.

지난 3월 28일 내쉬빌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3명의 아홉살 어린이들 포함한 6명이 살해당했다. 이에 분노한 지역의 초중고 대학 학생, 부모, 시민들이 주의사당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더 이상 이런 참혹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라는 것이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였다. 이 때 주 의회 소속 3명의 의원이 의사당내 시위에 참가했다.

이에 대해 주의회의 절대 다수인 공화당은 이 평화적 시위를 '폭동' 프레임으로 몰고가서 제명 표결을 하기에 이르렀다. 3명중 백인 여성 의원은 한표 차이로 제명을 피했고 두 명의 흑인 의원들은 제명을 당했다. 명백히 헌법에 보장된 (1) 표현과 집회의 자유 (2) 동등한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 (3)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을 권리를 위반한 위헌적 '횡포'였다.

역사의 드라마는 여기서 부터 시작 되었다. 4월 6일은 성 목요일 이었다. 성 목요일은 예수님의 수난, 죽음, 부활을 묵상하는 첫날 이었다. 이 날 두 의원이 제명 당했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전국적인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도 "충격적이며, 비민주적이고, 전례가 없는 결정' 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시민들은 존스 의원의 지역구인 내쉬빌 소재 시의회에서 주말 내내 복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여기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제명된지 4일 후인 4월 10일에 내쉬빌 시 의회는 만장일치로 저스틴 존스 의원의 복귀를 결정했다. 저스틴 피어슨 의원의 지역구인 쉐리 카운티 의회도 이번 주내로 복귀를 위한 표결을 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공화당의 탄압은 두 명의 테네시 주 의회 젊은 흑인 의원들을 미국과 전세계에 불의에 저항하는 의로운 인물들로 알리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 사건을 보면서 두 분의 고인들의 말씀이 떠올랐다. 첫째는 고 문익환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민주는 민중의 부활입니다."(1983년 EYC 부활절 설교)라는 말씀이었다. 둘째는 마틴 루서 킹 목사님의 "진실은 십자가형에 처해지기도 하고 정의는 땅에 묻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부활합니다. 우리는 이 희망을 가지고 죽음(불의)에 맞서 살아나가야 합니다."(4/6/1958, 흑인청년 제레미아 리브스의 억울한 사형에 항의하는 몽고메리 주의회 앞 시위 연설) 라는 말씀 이었다.

두 명의 저스틴 의원들이 제명 표결을 직전에 했던 최종 진출과 복귀 직후의 첫 일성은 정확히 두 고인의 말씀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고 패트릭 모이니한 상원의원의 수석보좌관 출신으로 MSNBC의 간판 앵커인 로렌스 오도넬은 27세 민권활동가 출신 두 흑인 정치인들의 부상을 보며 26세에 민권운동을 시작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환생을 보는 것과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방송에서 술회했다. 킹 목사님이 불의한 총탄에 저격당해 돌아가신 곳도 바로 저스틴 피어슨 의원의 지역구인 테네시주 멤피스 였다.

오랜만에 한국어로는 '사필귀정'이고 영어로는 '시적인 정의' (Poetic Justice)가 현실이 되었다. 시민들이 깨어났다. 정의가 부활했다! 우리 한인 2, 3세들 중에서도 문익환 목사님의 후예, 킹 목사님의 후예들이 많이 배출되길 두 손모아 기도드린다. 두 저스틴 의원들의 감동적인 육성을 들어본다.

 

저스틴 피어슨 의원 (테네시 주의회의 제명 표결 직전 최종 진술):

"이번주는 특별히 성주간 입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양심이 법위에 있다는 것과 시민불복종을 가르쳐 주신 마틴 루서 킹 목사님을 기억합니다. 진정한 저항은 비폭력 시민불복종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입니다...

당신들(공화당 의원들)은 저항으로 건설된 나라에서 저항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776년 7월4일을 독립기념일로 기념하는 나라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더이상 말하지 못하는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 두려움속에 사는 부모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고 제명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정의를 위한 운동은 절대 죽지않습니다. 왜냐하면 정의를 위한 마음은 죽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갈보리 언덕의 십자가 나무에 그 마음을 죽이려 했습니다. 그들은 사랑과 희망을 죽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박해의 뒤에는 반드시 부활이 옵니다."

저스틴 존스 의원 (복권이 된 후 의회에서의 첫 발언):

"공화당이 테네시 주에서 시도했던 것은 민주주의를 십자가형에 처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도와는 반대로) 시민운동이 부활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께 감사합니다. 우리를 제명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위한 투쟁은 모든 세대마다 시작점이 있습니다. 테네시 주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시민들의 집'인 의사당에서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입니다. 어떤 협박도, 어떤 강요된 침묵도 우리를 멈추게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더욱 강하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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