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과 김삼환
김남국과 김삼환
  • 김기대
  • 승인 2023.05.17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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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잔치는 끝났다

김남국(더불어 민주당 의원) 죄가 없다. 나는 코인이니, 암호화폐니, 블록체인이니 하는 용어에도 익숙하지 못할 더러 운영체계도 전혀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그가 죄가 없는 것을 아냐고? 군대에서 사격훈련을 받아 사람은 알겠지만 오조준이란 말이 있다. 당연히 조준을 잘못했다는 말이지만 쏘기 전부터 과녁에 약간 빗나가게 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나같은 고문관들이 쓰는 사격술인데 아무리 영점을 맞추고 발사해도 총알은 여지없이 목표물을 벗어난다. 이게 지속되다 보면 내가 겨눈 방향과 총알이 맞은 방향을 계산한 처음부터 오차를 감안해서 쏘면 과녁에 명중한다. ‘영점이라는 과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경험으로 체득된 조준법이다.

내가 김남국이 죄가 없다라고 하는것은 일종의 오조준이다. 지난 50 이상 조중동을 지켜 입장에서 그들이 죽어라고 비판하는 사람이나 사건은 대부분 아니 거의 죄가 없었다. 지금 조중동과 아류들은 김남국을 희대의 경제사범으로 만들고 있다. 보수언론의 그런 전력 때문에 나는 수없이 쏟아지는 김남국 기사를 읽지도 않지만 논조에 동의하지도 않는 것이다.

내가 만약 주식같은 것을 있는 여유자금이 있었더라면 나는 주식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망상을 하곤 한다. 내가 주식을 했을 경우 조중동의 경제 전망과 반대로 투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중동의 구미에 맞지 않는 정부에서 경제지표가 좋을 때는 조중동은 항상 경제 위기론을 설파했고, 윤정부에서 경제지표가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는데도 조중동의 키보드에서 경제는 항상 보라빛이다.

더군다나 이제 조중동의 여론 장악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2016 총선에서 조중동은 당시 새누리당의 압승을 선동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민주당은 안철수 세력이 호남을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123석으로 원내 1당이 되었고 동력으로 탄핵까지 성사시켰다. 2020 총선에서는 박근혜 탄핵을 경험한 보수 결집을 선동하고 독려한 보수언론의 의제 설정은 한번 실패했다.

 

보수언론은 이처럼 영향력 약화에 몸이 달아 있는데도 민주당뿐 아니라 진보 유튜버들은 연일 보수 언론의 논조를 비판하면서 오히려 그들의 몸값을 올려주고 있다. 이런 여론 지형이라면 더불어 민주당의 지지율은 땅바닥을 쳐야 하지만 조금 떨어 졌을 배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힘보다 대부분 높은 것이 영향력 약화의 방증이다.

따라서 영향력도 없는 이런 논조에 끌려 다니지 말고 김남국을 사찰이나 수도원 같은 곳에 칩거시키고 재산 일부를 헌납(정의 구현 사제단, 지역구를 고려한 세월호 재단 등등)하면서 의제의 방향을 바꾸어 놓아야 했는데 연일 조중동을 비판하면서도 그들이 설정한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만약 민주당내에서 그런 제안이 나왔는데 김남국이 거절했다면 그는 차세대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보아도 좋다.

그리고서는 진보 지형에 있는 사람들이 한다는 소리가진보는 가난하면 안되나?’, ‘진보 2 자녀들은 공부 잘하면 안되나?’ 등으로 보수언론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정치의 논리를 완전히 반대로 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뻘짓이다.

왜냐하면 '보수'들은 번도 재산 자체나 공부잘하는 자녀를 직접 문제 삼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들이 분노하는 것은 '진보'가 ‘공동체’, ‘소득불균형’, ‘학력 불평등 고치겠다면서 일부 진보 통장에 쌓인 잔고와 특목고를 없애자는 주장을 하는 배후에는 그런 학교 출신의 자녀들이 있는데서 오는 배신감 때문이다. 이런 배신감이 들기 시작하면 '진보'의 모든 아젠다는 사다리 걷어차기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좋게 말하면계몽형 정치’, 적나라하게 말하면진보 꼰대짓을 하던 그들에게서 잡아낸 꼬투리에는 당연히 불법도 없고 특혜도 없다. 잘난체 하며 가르치기 좋아하던 너희들도 우리랑 똑같네라는 것을 발견하고 느끼는 희열이 섞인 분노일 뿐이다. 그것으로 분노하기에는 멋적으니까 자꾸 불법을 입에 올린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의 '진보'세력을 향해너희들은 그러면 안되지!”라는 일종의 열등의식인 동시에 보수가 오히려 진보의 도덕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보수정치인들은 해먹는데 우리만 비판하냐는 말도 자충수다.  '보수'는 본래 부자되자고 서민들을 현혹하는 정당이다. 정당에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부자가 사람은 롤모델이다. 반면 '진보'는 복지를 확대하고 나누자는 정당이다. 정당에서 부자가 사람은공공의 으로 아무리 합법적으로 재산을 증식해도 이율배반적인 인물이 된다. 당연히 대중의 잣대는 다를 밖에 없다. 그걸 모르고 우리만 갖고 그래?”라는 것처럼 바보같은 대응은 없다.

목회도 정치 구조와 거의 같다보니 이런 도식은 목회현장에도 적용된다. 올해 한국 예장 통합측 총회가 명성교회에서 열린다. 이제 교단 차원에서 김삼환 김하나 부자에게 세습 면죄부를 주겠다는 의도다. 일부 노회에서 총회 장소 재고를 요청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통합 교단 구조상 당연히 성공못한다. 개별 노회가 전부 총회불참을 선언하기도 힘들다. 총대(대의원) 뽑혔다고 으스대는 이들은 9 명성교회로 몰려 것이다.

 

밖의 시선과 달리 김삼환 왕국은 건재한가? 그는 성공한 기업가이기 때문이다. 지방신학원 출신의 그가 밑바닥부터 올라와 명성을 건설한 것은 정주영의 성공신화에 버금간다. 정주영보다 뛰어난 그는기업 키우는 동시에 함께 예수믿고 복받자고(부자되자고) 대중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준다. 그의 설교를 듣는 대중의 귀에서 예수는코인이고 성경은블록체인이다. 그는 블록체인을 쉽게 채굴하게 만들어 주는 일타 강사다. 성경만 채굴하면 부자가 된다고 선전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느 누가 그에게 빠져들지 않겠는가?

따라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은 성공한 기업가의 성공보수이므로 부러울 뿐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 것이다. 그가 머슴이라며 지게를 지는 것은 성공한 자의 겸손이고, 김남국의 짠내나는 생활은 위선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목회건 정치건 이게 진보의 고민이다. 북한 중국 러시아도 자본주의 체제를 이미 많이 도입했고 도입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서방사회는 각종 제재로 그들이 자본주의 사회로 편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사회주의 정책과 자본주의가 만났을 주는 시너지 효과의 폭발력을 서방 사회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앞서가는 사회복지 정책이 당시 소련의 서진을 막기위한 정책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진보 고유의 복지와 평등을 추구하면서 대중들의 각종 욕망을 폄하하지 않는 아젠다가 필요하다. 물론 곳곳에 지뢰가 매장되어 있는 험난한 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복지와 사적 욕망을 동시에 채우고 싶어하는 것이 신자유주의 에 포획된 시민(좌우 상관없이)의 기이한 특징인 것을. 그래서 라틴아메리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장과의 관계에서 국가를 재구성하려는 엄청난 실험들이 시도되어 왔었다. 그에 비해 한국의 좌파는 입법권력과 행정권력 몇 번 잡은 것으로 너무 일찌감치 승리에 도취되어 버렸다가 이 사달이 났다.  

한국의 진보여! 계몽잔치는 끝났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함께 가라! 대중들의 욕망을 폄훼하지 말라.

결론은 이거다. 김남국사태의 민주당식 대응은 틀렸다. 보수언론에 끌려다니면서 반대한다고 착각하는 유튜버들이 쏟아내는 담론은 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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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환 2023-05-18 11:36:25
이건 뭔 궤변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