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m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기독교테마파크, 그 끝은 ‘투자 사기극’
137m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기독교테마파크, 그 끝은 ‘투자 사기극’
  • 지유석
  • 승인 2023.07.07 23: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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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자 황학구 이사장 징역 2년 선고 받고 법정 구속, 한교연 ‘모르쇠’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137m 높이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과 기독교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은 한국기독교기념관 황학구 이사장이 7일 오후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137m 높이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과 기독교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은 한국기독교기념관 황학구 이사장이 7일 오후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137m 높이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과 기독교테마파크를 짓겠다던 한국기독교기념관 황학구 이사장의 ‘원대한’ 프로젝트는 투자 사기극으로 귀결됐다. 

황학구 이사장이 7일(한국시간) 오후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사기·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황 이사장에 대해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황 이사장이 사기 혐의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었고, 사문서 위조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등 재범 가능성과 도주 우려도 있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황 이사장이 투자자 A 씨로부터 빌린 돈 10억 중 8억을 변제해 재산상 손해를 회복한 점을 인정해 검찰 구형 보다 낮은 징역 2년에 처했다. 

황 이사장의 법정 구속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다. 황 이사장 선고 공판 전날인 6일(한국시간) 오전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제1민사부는 재단법인 한국기독교기념관하늘정원(아래 하늘정원)이 사업부지 공동 토지소유주 B 씨를 상대로 낸 18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늘정원 측은 지난해 8월 “공동소유주 B 씨가 돌연 2021년 7월 천안시에 토지사용승낙 취소를 요청하고 천안시가 이를 수용해 건축허가를 취소해 추모공원(봉안당) 설립과 관련된 공사들이 전면 중단됐고, 이에 따라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B 씨를 상대로 손배소를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사 지연에 따른 책임은 원고 측에 있다며 공동소유주 B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재판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법원이 황 이사장을 법정 구속하면서 137m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과 기독교테마파크는 사기극으로 귀결됐다. 공동소유주 B 씨는 “당연한 결과다. 황학구 이사장 측은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민·형사 소송을 남발하며 자신의 사기 행각을 숨기고 사업 정당성을 유지하려고만 했다”고 비판했다.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한편 황 이사장과 적극 협력했던 보수 개신교 연합체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사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교연 이영한 상임대표는 선고 직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업은 계속한다. 현재로선 이 말 밖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의 실현가능성은 ‘0’에 가깝다. 재판부는 황 이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부지 확보와 이후 경과 등을 볼 때 사업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인천세나무교회 이진오 목사는 “한교연은 세계 최대 예수상 건립 사업을 홍보하고, 기념예배까지 드리며 사실상 투자 보증 구실을 했다. 그런 한교연이 주동자 황학구 이사장이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지경에도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지도부가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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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고백 2023-07-08 21:35:21
한심한 일이네요, 현재 한국기독교의 현주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