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에게 돈 빌린 개척교회 목사 부부, 그 돈으로 땅 장사?
신도들에게 돈 빌린 개척교회 목사 부부, 그 돈으로 땅 장사?
  • 지유석
  • 승인 2023.07.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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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개척교회 다니던 신도 A 씨, ㅈ 교회 목사 부부 고발
부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 부부가 신도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진정이 천안 서북경찰서에 접수됐다. 그런데 채권자는 목사 부부의 재산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부부의 수상한 부동산 내역을 발견했다. Ⓒ 이미지출처 = pixabay
부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 부부가 신도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진정이 천안 서북경찰서에 접수됐다. 그런데 채권자는 목사 부부의 재산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부부의 수상한 부동산 내역을 발견했다. Ⓒ 이미지출처 = pixabay

부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 부부가 신도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진정이 천안 서북경찰서에 접수됐다. 그런데 채권자는 목사 부부의 재산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부부의 수상한 부동산 내역을 발견했다. 

먼저 경찰에 접수된 진정에 따라 상황을 재구성해보자. 천안에 거주하는 A 씨는 지역교회에 다니다가 부천 소재 ㅈ교회를 소개 받고 약 1년 2개월 남짓 이 교회에 출석했다. 이 교회는 신도 30명 규모의 조그만 교회였으나, A 씨는 신앙생활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차, 목사 부인이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소득의 1/10을 헌금하는 십일조 등 각종 헌금으로 약 4,800여 만 원을 교회에 냈다고 A 씨는 털어 놓았다. 이뿐만 아니다. A 씨는 차용증을 작성하고 9천 만 원을 건넸다. 이렇게 따지면 약 1억 3800여 만원의 돈이 김 목사 부부에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A 씨는 이제껏 이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한 번은 이 교회 담임 김 아무개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채무변제를 간곡히 요청했지만, 김 목사는 회피하기 급급했다. 급기야 김 목사는 A 씨를 저주하기 시작했다. A 씨가 제시한 통화녹취엔 김 목사가 A 씨를 저주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음돼 있다. 

이에 대해 김 목사 부인 최 모 씨는 기자에게 “A 씨의 주장은 거짓이다. 그리고 제가 차용증상 빌린 돈은 7천 만원이고 이중 6천 9백 만원을 변제했다. 일단 이의 신청을 냈는데, 아무래도 제가 그분을 상대로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문제는 목사 부인 최 씨가 수시로 헌금을 자신 명의의 계좌로 받았다는 점이다. A 씨는 헌금 내역을 제시했다. 이 내역엔 2022년 6월 네 차례에 걸쳐 5백만원 씩 총 2천 만원이 최 씨 명의의 계좌로 흘러들어갔다. A 씨는 “최 씨가 십일조를 내라고 하면서 자신 명의의 계좌로 돈을 부치라고 했다”고 밝혔다. 

교회 등 종교기관에 대해 과세당국의 개입은 느슨한 편이지만, 헌금을 목사 부인 명의의 계좌로 받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게다가 최 씨가 연말정산용 자료제공 요청을 받았음에도 내주지 않았다고 A 씨는 전했다. 

이에 대해 아산에서 개척교회 목회사역을 하는 K 목사는 “소규모 교회라면 과세당국이 발급하는 고유번호증이 없을 수 있고, 따라서 개인명의 계좌로 헌금을 받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돈을 받는 쪽이 계좌를 알려주는 게 아니고 보내는 분이 요청하는 경우에 한한다”고 말했다. 

하나님 은혜로 부동산 팔아 교회 운영자금 확보했다? 

부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 부부가 신도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진정이 천안 서북경찰서에 접수됐다. 그런데 채권자는 목사 부부의 재산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부부의 수상한 부동산 내역을 발견했다. Ⓒ 사진 = 제보자 제공
부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 부부가 신도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진정이 천안 서북경찰서에 접수됐다. 그런데 채권자는 목사 부부의 재산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부부의 수상한 부동산 내역을 발견했다. Ⓒ 사진 = 제보자 제공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A 씨는 김 목사 부부에게 채무변제를 요청하면서 수상한 재산내역을 발견했다. 김 목사 부인 최 모 씨 명의로 건물과 임야를 소유한 사실을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A 씨는 “김 목사 부부가 나 말고도 여러 신도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이 돈으로 교회 사역이 아닌 부동산 매입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 같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최 씨는 “A 씨는 2년 남짓 우리 교회 다니면서 회복했다며 감사해 했고, 자주 헌금했다. 게다가 교회에선 A 씨에게 사례비조로 100만원 씩 줬다”고 반박했다. 

또 교회 운영 자금에 대해선 “교회가 부동산을 소유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건축하시는 분들이 부동산을 사갔다. 이 돈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했다”고 맞섰다. 결국 최 씨는 부동산 거래로 일부 차익을 누렸음을 인정한 셈이다. 

일단 A 씨는 지난 6월 김 목사 부부에 채무변제를 해달라며 천안 서북경찰서에 진정을 냈다. 경찰은 김 목사 부부와 A 씨 양 당사자가 주장하는 채무액수가 다르다며 수사에 난색을 표시하는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이해대립과 별개로, 목사 부부가 신도에게 거액의 돈을 빌리고 변제하지 않은 점과 수상한 부동산 거래 정황이 드러난 점, 여기에 헌금을 개인계좌로 받은 점에 대해선 종교기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 목사는 “신도들에게 돈을 빌리는 일 자체가 목회자로선 해선 안 될 일이다. 더구나 목사가 원래부터 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신도들에게 요구한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헌금을 개인계좌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도 의심스럽다”고 개탄해 했다. 

한편 A 씨는 “목회자가 성도 보다 더 청빈한 삶을 실천해야 함에도 성도를 속여 돈을 빌리곤 갖은 핑계로 갚지 않고, 헌금을 횡령해 부동산을 매매한 의혹이 이는 등 악행을 거듭하고 있다”며 “일단 속히 채무를 변제했으면 하며, 추가 피해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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