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문제적 편지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우주 창조에 대해 쓴 편지가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에 위치한 랍( Raab)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공개 판매된다. 1950년 4월 11일에 쓰여진 이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과학자가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면서 그러한 종교젹 개념은 과학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랍 컬렉션 웹사이트에 따르면 하나님과 유대교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견해를 설명하는 다른 편지들도 존재하지만, 유명한 물리학자가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의 편지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당시 정통 유대교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독일의 유명한 랍비 마이클 L. 뭉크의 아내인 마사 뭉크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이 편지를 썼다. 뭉크 부부는 아인슈타인이 박해를 피해 미국시민이 된 1940년보다 몇 해 뒤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1950년 3월 말 마사 뭉크기 쓴 편지에는 "현대 과학자가 하나님에 의한 세계 창조라는 생각을 자신의 과학 지식과 조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편지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성경의 문자적 해석은 하나님을 우주의 창조자로 보고 있지만 자신은 과학적 설명이 있기 때문에 창조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과학적 사고에 어느 정도 훈련 된 사람은 모든 것에 인과 관계의 표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우주의 종교적 창조와는 다른 질문이라고 밝혔다. 랍 컬렉션의 성명에 따르면 이 편지는 수신자(마사 뭉크)의 상속인으로부터 입수한 것이다.
1954년 아인슈타인이 철학자 에릭 구트킨드에게 보낸 하나님, 성경, 유대교에 대한 물리학자의 성찰을 담은 다른 편지는 종종 '신의 편지'라고 불리며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약 300만 달러에 경매에 나온 적이 있다.
랍의 관계자는 "어떤 의미에서 두 편지는 서로를 보완한다”면서 "사람들이 이 편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매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1980년대 후반에 시작한 랍 컬렉션은 현재 미국 최고의 역사 문서 전문 딜러 중 하나다.
아인슈타인의 가장 유명한 편지는 1939년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에게 보낸 편지다. 실제로는 물리학자 레오 실라드가 작성하고 서명만 아인슈타인이 한 이 편지에서 그는 미국에서도 핵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이 편지 3년 후인 1942년, 미국의 핵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시작과 2차 대전 이후 오펜하이머의 행적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은 호수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인슈타인이 오펜하이머에게 어떠 자문을 주었는지 영화는 다루지 않는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이 편지에 서명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과학은 인과 관계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했지만 그가 개발을 촉구한 핵무기의 원인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보면서 후회했던 것이다. 그가 신봉하던 과학도 결코 절대진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의 반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