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풍토의 한인교계 조차 용인어려운 SNS는 어떤 내용이길래
보수 풍토의 한인교계 조차 용인어려운 SNS는 어떤 내용이길래
  • 편집부
  • 승인 2023.08.0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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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새교회 이성희 목사에게 무슨 일이?

건강한 중형 교회로 알려진 뉴욕새교회의 요즘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난 6월에 있었던 뉴욕새교회 주최의 선교 음악회 보도에서 ‘USA 아멘넷’은 뉴욕새교회(이성희 목사)라고 보도 했지만 뉴욕 한국일보는 선교음악회 보도 기사에서 담임목사를 명시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300여명의 교인이 현재는 60여명 안팍이며 이성희 목사는 지난 해 말부터 설교를 하지 않고 있다. 주일 예배 유튜브를 보면 넓은 교회당에 주로 나이든 교인들이 듬성 듬성 앉아 있다. 어느 교회나 그렇듯이 이목사는 부임 당시 교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었다. 2014년 아멘넷은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뉴욕새교회가 1.5세인 이성희 목사(43세)를 3대 담임목사로 결정했으며, 이 목사는 새해(2015년) 1월1일부터 부임하게 된다. 1백 명의 청빙지원자중 신중을 기해 4개월여 걸린 청빙심사후 11명의 청빙위원들은 모두 차기 담임목사로 이성희 목사에게 표를 던졌다. 비밀투표로 진행된 공동의회에서도 118명중 109명이 찬성하여 92%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USA 아멘넷)

이랬던 목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일부에서는 그의 페이스북 포스팅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조심스런 소리도 나오고 있다. 편향적인 포스팅이 문제가 되었던건데 보수 일변도의 한인 교회 풍토에서 조차 받아들이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심지어 그를 두고 “일베같다”는 표현을 쓴 목사들도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현재 닫힌 상태인데 페이스북의 규정을 위반한 탓인지(페이스북 감옥에 갇혔다라는 그의 포스팅이 있다) 스스로 닫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그런 포스팅을 갈무리한 화면이 뉴스 M으로 제보된 것을 보면 이런 종류의 포스팅이 문제가 되었을 가능성을 배세할 수 없다.

이목사의 포스팅에는 한동훈 장관과 김의겸 의원(민주당)의 국회에서의 질의 응답을 두고 김의원을 향해 ‘빤스런’, ‘주둥이를 쳐닫게 해야 된다’라고 썼고, 다른 곳에서는 ‘김의겸이나 이재명 같은 놈들은 독이 될 놈들’이라면서 ‘빤스런’이라는 말을 한 번 더 썼다. ‘문재인은 북한과 중국에 나라를 팔아 먹은 매국노이며 GSGG’(개XX를 이렇게 표현한듯)다.

‘안규백을 국가 반역죄로 체포’하라는 것도 있는데 안규백은 유명 정치인이 아니어서 검색해햐 알만한 인물이다. 뉴스 M편집실이 검색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구글 뉴스를 검색해도 고작 9쪽에서 그칠 정도로 유명인사가 아니다. 굳이 찾아 보자면 2022년 2월에 윤석열이 후보시절에 자신이 당선되면 문정부의 적폐를 수사 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안규백 의원이 윤석열을 비판한 연합뉴스 TV 출연분에 이목사의 심기가 상한게 아닐까? 왜냐하면 안의원의 다른 기사를 보면 ‘국가를 반역’했을만한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위키백과와 나무위키는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소개하면서 ‘논란’에 대해서도 할애하는데 여기서도 안의원의 ‘반역(?)’이 논란이 된 적이 없다.

정치인의 발언은 다른 신문에서도 보도하기 때문에 뉴스를 검색하면 구글 기준으로 수십개의 페이지가 생산되는게 일반적이다. 만약 연합뉴스에만 나온 이 기사로 국가 반역죄 운운한 것이 맞다면 미국 목사로서 한국 정치 과몰입으로 여길만하다. 안규백 의원처럼 존재감이 거의 없는 황희 의원(민주당)에 대해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김정은이는 빨리 참수하고 문재인과 이재명 그 똘마니들에게는 법과 공의의 철퇴를 내리 쳐야 한다. 이놈들은 이완용보다 10배는 나쁜 놈들이다’라는 것도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미친 놈은 몽둥이로 때려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문재인 이재명을 싸잡이 비판했다. 루쉰의 물에 빠진 개는 두둘겨 패라’는 말은 들어 봤어도 박정희가 이런 말을 실제로 했는지 들어 본 적이 없다. 했더라도 이런 말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박정희 시절에 중앙정보부에서 몽둥이 찜질을 당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SNS라는 사적 공간에 당연히 피력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몇가지 금도가 있다. 일단 비속어나 ‘참수’ ‘놈’, ‘몽둥이로 때려’같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용어는 써서 안된다. 페이스북은 차별의 용어에 특히 예민하다.

얼마 전 어떤 사람이 윤석열의 스승인 아무개 도사라는 사람을 비판했다가 페이스북 사용이 며칠 정지되었다며 하소연 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아무개에 대한 비판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학교도 안나온 놈이’, ‘고아로 떠돌다가’ 등의 차별적 표현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그 사람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분별한 공유도 조심해야 된다. 진보 보수 할 것없이 언론이나 유튜브등의 보도에는 자기들의 진영논리가 이미 개입되어 있다. 어떤 사건을 SNS에 담고 싶다면 일어난 사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분석해서 실어야 한다.

본지에서도 보도했지만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계승자로 불리던 윌리엄 바버 2세( William J. Barber II )목사(그린리프 크리스천 교회)는 대표적인 친민주당계 인사이지만 성공적인 목회를 했고 지난 8월 교회를 사임하면서 예일 신학교의 공공신학 및 공공정책 센터의 창립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상적 스승이던 제레미야 라이트 목사는 ‘갓뎀 아메리카’ 발언으로 오히려 오바마에게 해가 되었었다. 2008년 오바마의 취임식 축보기도는 보수로 분류되는 릭 워렌 목사(새들백 교회)에게 돌아 갔다. 릭 워렌 목사는 올해 있었던 남침례교 총회에서 제명되었다. 이유는 남침례교에서 허용하지 않는 여성목사를 새들백 교회에 채용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목사의 정치적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웃에 대한 공감과 시대적 흐름에 대한 자신만의 명쾌한 분석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분석력은 다른 이의 의견을 담은 공유한 게시물에 의해서는 드러나기 어렵다.

끝으로 인기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책 ‘뉴스의 시대’(최민우 옮김, 문학동네)에 나오는 몇 구절만 인용한다.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언론을 통해 결코 접할 수 없는 헤드라인이다. 그 밖의 놀랍고 주목할 만하거나 부패하고 충격적인 일들은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안달하면서 말이다.

정작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 이런 것들이 진정 의미하는 바가 뭐란 말인가? 이 사실들은 정치적 삶의 핵심적 질문들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이 뉴스들은 우리가 뭘 이해하도록 돕는 걸까?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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