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시론] 광복 78주년 대한민국, 과연 해방은 찾아왔는가?
[긴급 시론] 광복 78주년 대한민국, 과연 해방은 찾아왔는가?
  • 지유석
  • 승인 2023.08.15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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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 친일 행보 윤석열 정부, ‘식민주의’ 그늘 돌아보게 해
올해 8월 15일은 광복 78주년이다. 하지만 역사가 퇴행하는 징후가 역력하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올해 8월 15일은 광복 78주년이다. 하지만 역사가 퇴행하는 징후가 역력하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8월 14일, 그리고 15일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날이다. 

먼저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처음 공개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를 기리고 일본 제국주의가 자행한 전쟁범죄를 기억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위안부 기림일)이다. 그리고 8월 15일은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한 광복절이다. 2012년 제정한 위안부 기림일은 올해로 11주년, 그리고 광복절은 78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위안부 기림일과 광복절이 마냥 기쁘지 않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일본에 굴종적 태도로 일관 중이다. 

한국 시간으로 광복절인 바로 오늘 이런 문제를 던지고 싶다. 과연 우리는 해방을 맞이했나?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선언으로 대한민국은 독립했다. 하지만 곧장 한반도는 두 동강 났고, 분단체제는 여전히 지속 중이다. 

무엇보다 분노스러운 건 윤석열 정부의 외교행태다. 78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을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고 규정했다. 

또 "한일 양국은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와 역내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반면 북한을 향해선 "70년 동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고 추구한 대한민국과 공산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극명한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사실 북한을 적대시하고, 한·미·일 삼각동맹체제를 떠받드는 태도는 보수 세력의 오랜 기조였기에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편을 들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를 슬그머니 들먹거리며 화해치유재단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의 경우는 대법원 판결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제3자 변제안’을 밀어 붙이다시피 하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도에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오히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공공연히 침묵을 압박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위안부 문제 ‘역주행'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인 친일 행보로 일관하며 일본에 과거사 면죄부를 주고 있다. Ⓒ 사진 출처 = 대통령실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인 친일 행보로 일관하며 일본에 과거사 면죄부를 주고 있다. Ⓒ 사진 출처 = 대통령실

윤 정부의 일본 편향 외교는 극우 세력에게 '시그널'을 줬다. 극우세력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 현장에 나와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답습하며 위안부 피해자를 폄훼한다. 뿐만 아니라, 개발독재를 공공연히 미화하는 '건국절' 역사관이 다시 고개를 들며 활개친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수치를 무릅쓰고 공개증언한 시점은 32년 전인 1991년이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강산이 세번 변할 시간이 지났지만 위안부 문제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중이고, 윤석열 정부 들어선 오히려 위안부 문제 자체가 부정 당하는 사태가 횡행한다. 

천안 망향의동산엔 고 김학순 할머니, 그리고 같은 위안부 피해자이며 일본 제국주의 전쟁범죄를 고발하며 인권의식을 일깨운 고 김복동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54명의 묘소가 마련돼 있다. 작금의 사태를 떠올리면 이 할머니들에게 할 말이 없다.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된 위안부 피해 공개증언자 고 김학순 할머니 묘소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된 위안부 피해 공개증언자 고 김학순 할머니 묘소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된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묘소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된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묘소 Ⓒ 사진 = 지유석 기자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과연 대한민국은 해방됐는가? 

답은 '아니오'다. 냉전 체제의 산물인 한반도 분단이 타파되지 않는다면, 위안부·강제동원 등 제국주의 일본이 자행한 전쟁범죄에 대해 가해국 일본이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피지배국 한국이 일본의 전쟁범죄를 제대로 묻지 않는다면, 한국의 보수정치 세력의 과오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진정한 해방을 맞았다고 할 수 없다. 

이미 대선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친일 색채를 드러낸 윤석열이 합법적인 선거를 거쳐 정권을 잡은 현 시국이라면 더더욱 해방을 입에 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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