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언론 보도 보다 목사가 전하는 뉴스 더 신뢰한다
개신교인, 언론 보도 보다 목사가 전하는 뉴스 더 신뢰한다
  • 지유석
  • 승인 2023.11.19 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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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연 연구조사 결과 드러나, 허위정보 적극 대응 보다 ‘회피’ 경향 강해
그리스도인(개신교인)은 언론사·기자가 제공하는 뉴스보다 동료 교인·목회자가 전하는 뉴스를 더욱 신뢰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 이미지출처 = pixabay
그리스도인(개신교인)은 언론사·기자가 제공하는 뉴스보다 동료 교인·목회자가 전하는 뉴스를 더욱 신뢰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 이미지출처 = pixabay

그리스도인(개신교인)은 언론사·기자가 제공하는 뉴스보다 동료 교인·목회자가 전하는 뉴스를 더욱 신뢰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 9월 1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개신교인이 '언론보도'를 신뢰하는 비율이 26.7%에 그친 반면 '교인·목회자가 전하는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41.1%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아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미디어학과 유지윤 교수는 "개신교인들이 전문적인 저널리즘 교육을 받은 기자나 언론사 보다 교인·목회자가 제공한 뉴스를 더 신뢰한다는 사실은 교회가 허위정보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교인·목회자에 대한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허위정보가 별다른 검증 없이 빠른 시간 내에 퍼져나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교회가 다른 기관이나 단체보다 허위정보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어 낸다. 유 교수도 "실제로 교회를 통해 생산·유통되는 허위정보는 대부분 ‘긴급 기도 요청’ 형태다. 주로 ‘목사님 혹은 선교사님께 받은 긴급 기도 제목’으로 시작되는 메시지는 성소수자나 이슬람에 대한 혐오 정서를 자극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정책 활동을 반대할 목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와 같은 허위정보의 출처가 목사 혹은 선교사라는 이유 하나로, 혹은 그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교인이나 목회자라는 이유 하나로 기독교인들이 해당 허위정보를 신뢰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허위정보를 대하는 개신교인의 태도다. 이번 연구조사 결과 허위정보라고 의심되는 뉴스를 접했을 때 ‘정확한 사실을 알기 위해 추가정보를 찾아본다’는 응답자는 55.8%, 그리고 ‘해당 뉴스가 있는 사이트, SNS, 단톡방 등에 정확한 정보나 의견을 밝힌다’ 는 22.6%에 그쳤다. 

그리고 '보수 vs 진보' 양 극단에 있는 개신교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정확한 정보나 의견을 밝힌다고 응답했다.

결국 개신교인들은 보수·진보 성향과 관계없이 허위정보의 심각성은 인지하지만 적극 대응하기보다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인(개신교인)은 언론사·기자가 제공하는 뉴스보다 동료 교인·목회자가 전하는 뉴스를 더욱 신뢰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그리스도인(개신교인)은 언론사·기자가 제공하는 뉴스보다 동료 교인·목회자가 전하는 뉴스를 더욱 신뢰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개신교인들이 갖는 ‘허위정보’의 정의는 ▲ ‘특정인이나 집단을 공격하거나 이익을 얻기 위해 정보를 조작한 뉴스 (85.2%) ▲ 한쪽으로 관점이 치우친 뉴스(56.8%) ▲ 기자의 오해나 실수로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뉴스(50.4%) ▲ 잘못된 정보는 없지만 특정인이나 집단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뉴스(50.3%) 등으로 언론사의 단순 오보는 물론 상식에 어긋나는 뉴스까지 광범위하게 '허위정보'로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개신교인들 이 허위정보에 대한 개념을 지나치게 폭넓게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불필요한 긴장·갈등이 발생하거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더욱 심각한 건 허위정보 판별 능력이다. 허위정보 10건이 유포될 경우 개신교인은 5건 정도는 사실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 확인됐다. 

연구자인 유 교수가 지적한 대표적인 허위정보는 1) ‘차별금지법 제정 후 혐오 발언하면 처벌받는다’ 53.8%, 2) ‘낙태죄가 없어지면 낙태율이 올라간다’ 47.9%, 3) ‘7만원 짜리 잼버리 텐트를 25만원에 납품했다’ 43.6%, 4) ‘세월호 희생자들이 천안함 희생자들보다 보상을 많이 받았다’ 36.2% 등이었다. 

이에 대해 유지윤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는 개신교인들이 허위정보에 대한 개념을 지나치게 폭넓게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불필요한 긴장 및 갈등이 발생하거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앞서 언급한 ‘허위정보라고 의심되는 뉴스’ 중에도 사실관계가 의도적으로 조작된 뉴스 이외에도 다양한 뉴스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허위정보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교회는 언제든 허위정보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허위정보 문제를 ‘일부’가 아닌 교회 ‘전체’의 문제 로 바라보아야 할 이유"라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조사는 패널을 이용한 온라인 조사방법을 활용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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