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받은 지옥의 자식들!
구원 받은 지옥의 자식들!
  • 최태선 목사
  • 승인 2023.11.25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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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에서 법률자문을 하던 동기 목사가 있다. 그가 나에게 한 말이다. 총회장 목사를 만나려면 돈을 주어야 한단다. 시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튼 매우 짧은 시간에 이백만 원이란다. 그 말을 하면서 동기 목사는 총회가 그런 곳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익히 알고 있던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다.

이런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을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을까? 그러나 여전히 많다. 대부분의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불경한 일이라는 사고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참 웃기는 현상이다. 오늘날 한국의 개신교는 목사에 대해 말하는 것을 아직도 터부시하고 있다. 가톨릭 역시 다르지 않다. 그들의 성직에 관한 이해는 확고하다.

더 웃기는 이유는 그런 현실 앞에서 목사에 대해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 자신은 하나님을 믿지 목사를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목사를 비난하면 자신의 영이 막힌다는 말도 하고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만 옳으면 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복음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사실이라는 것을 그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 손을 대야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나는 총회가 그런 곳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아는 동기 목사도 불쌍하다. 총회가 그런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돌아서 나와야 한다. 교단을 탈퇴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그런 곳을 위해 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지금도 간헐적으로 그런 자문에 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총회에 법률적 자문이 있다는 사실이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총회는 그런 일을 하는 곳이 되었다. 교단 교회 안에 문제가 생기면 총회에서는 전문가를 보낸다. 그 사람이 전권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방식이 기가 막힌다. 모든 것이 돈이다. 나는 여러 교단에서 그런 일을 보았다. 어느 한 교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드나들던 공동체가 있었다. 그 공동체의 목사님은 자신이 건설한 공동체를 떠나기를 원했다. 그분이 원하는 공동체는 개신교 수도공동체였다. 하지만 그분의 공동체는 수도공동체는커녕 기도공동체도 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분은 그 공동체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그 공동체를 법인으로 만든 후 총회에 인계했다. 나는 총회가 그 공동체를 잘 운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곳에 있던 대안학교는 선교학교가 되어 총회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3년도 안 되어 총회는 결국 그 공동체를 팔아먹었다.

총회가 직접 하는 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총회에서 보낸 사람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 역시 철저히 돈과 관련된다. 그들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돈 잔치를 벌인다. 문제가 되는 당사자들을 불러 필요한 돈의 액수를 말하게 하거나 원하는 일에 소요되는 돈을 주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한다. 당연히 교회를 판 돈의 액수는 두 당사자에게 주는 것보다 많다. 총회에 그 일을 보고할 것이고, 일을 처리하는 사람 역시 콩고물을 챙긴다는 사실은 두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오늘도 그런 기사 하나를 보았다.

“분쟁 교회에 '컨설팅'해 주겠다며 1000만 원 요구한 하야방송”이라는 제목의 뉴스엔조이 기사이다.

“ㅇ교회 교인들은 권 목사(총회장)의 조언대로 4월 6일 하야방송 유성헌 목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 목사는 '컨설팅 계약서'를 내밀었다. ㅇ교회가 유 목사에게 교회 정상화를 위한 컨설팅 및 자문을 받고, 컨설팅 비용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계약은 비밀이고, 밖으로 누설할 시 2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전혀 새롭지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구역질이 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다. 총회장은 문제의 교회 교인들을 만나면서 정해진 액수의 돈을 챙겼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를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보내진 사람이 내민 것이 계약서였다. 그는 오가는 거마비까지 요구했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우리가 이 모든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총회는 물론 모든 교회의 문제 처리가 돈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맞다. 인간사는 돈이다. 그래서 범죄수사의 기본도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기본이다. 돈을 추적하면 사건이 드러나고 연결고리들이 드러난다. 자금추적은 모든 것을 밝히는 단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슬픈 일이 아니다. 교회의 영이 그리스도가 아니라 돈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내는 현상이며, 목사들이 더 이상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 맘몬의 종이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을 보고 어떻게 반응하느냐 일 것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오히려 이런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문제의 목사가 목사도 사람이라는 말을 하면 교인들 역시 그것을 어느 정도 수긍한다. 목사가 그런 말을 하기도 전에 목사도 사람이라는 말을 먼저 하는 교인들도 많다.

나는 이런 말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 그리스도인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아닌가?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그런 말을 하는 이유 역시 그들이 그리스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날 그리스도교와 교회에는 그리스도인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맞다. 오늘날 교회에는 그리스도인이 없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을 교회에서 쫓아내는 곳과 사람들이 되었다. 어찌 보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늘 나라의 문을 닫기 때문이다. 너희는 자기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개종자 한 사람을 만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하나가 생기면, 그를 너희보다 배나 더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야말로 틀림없는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나는 오늘날 총회의 목사들과 교회의 목사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모든 교인들이 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키에르케고르가 그들이 날지 못하는 거위가 되어 뒤뚱거리며 교회를 드나들고 있다고 풍자해도, 그들은 끄떡도 없이 그렇게 말하는 키에르케고르를 교회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한다. 오늘날 교회는 아무도 예수의 제자가 되지 않고, 예수의 제자가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

총회를 보라. 총회장을 보라. 총회장이 보낸 사람을 보라. 총회장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보라.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 이 모든 것을 보고도 그리스도교와 복음의 사망을 보지 못하는 사람 역시 이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돈의 노예, 즉 맘몬의 종이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을 ‘지옥의 자식“이라고 말씀하셨다. 구원 받은 지옥의 자식들! 이것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정확한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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