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보는 것인가, 겪는 것인가- 파타고니아
천국은 보는 것인가, 겪는 것인가- 파타고니아
  • 김기대
  • 승인 2023.12.02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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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세대가 파타고니아를 쉽고 싸게 가는 법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해진 파타고니아(Patagonia), 엄격히 말하면 사람들이 트레킹으로 찾는 곳은 파타고니아 지역에 있는 토레스 파이네(Torres del Paine, 푸른 거탑) 말한다. 토레스 파이네의 등성을 중심으로 바퀴 도는 것을 O코스라고 부르고 계곡을 트레킹 하는 코스는 W 부른다. W 하는 것은 3 4 O W 합치면 8 정도가 걸린다. 각각의 코스는 70킬로와 100킬로 정도 된다.

 

나라로 유명한 칠레는 ()이름이 숫자로 되어 있는데 그중 남극에 가깝고 아르헨티나와 닿아있는 11 12주를 통칭해서 파타고니아로 부른다. 파타고니아는 지역에 살던 원주민 파타곤에서 따온 이름이다. 선물가게에 가면 지금은 소멸해 버린 파타곤족이 목각인형으로만 남아 기념품으로 즐비되어 있다.

W코스는 대부분의 등산 사이트에서 중급으로 분류된다. 일단 해발이 낮고 거리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날짜를 단축하면 고급이 되기도 한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덩치큰 남성도 휘청할 만큼의 바람이 등산객을 괴롭힌다. 일행 명은 정신차려보니 바람에 밀려 20미터 정도는 등반이 되어 있었다고 말할 정도다.

지도 출처 : Stingy Nomads Travel Blog

 

젊은 사람들이야 강한 체력과 호스텔같은 숙소를 이용할 있으니 얼마든지 저렴한 여행을 있지만 파타고니아에 한번 가보고 중년 이후의 남성들은 비싼 비용에 선뜻 엄두를 못내는 것이 사실이다. 토레스델 파이네 트레킹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김에 남극의 펭귄도 구경하고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도 구경하는 일정이 포함된 것이기는 하지만 미주지역 기준으로 여행사에 따라 $7000~12000까지 다양하다. 코비드 이후 여행사들에게 나타난 현상인데 작은 글씨로 항공비 별도라는 말이 붙으니 비용은 늘어난다.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는 중년 남성 4(40 , 50 , 60 중반 , 60 후반 ) 토레스 파이네만 도전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40대가 예약 모든 준비를 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떠나 댈러스에서 갈아타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 가는 데는 중간 체류 시간을 제외하고도 14시간 정도가 걸린다. 산티아고는 소매치기로 유명한 도시이다. 차를 타고 가던 소매치기들이 전동 키보드를 타고 가는 사람의 키보드만 낚아채는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유명한이다. 우리는 공항에서 멀지 않은 호텔을 잡고 렌터카로 산티아고의 명소들을 돌아 보았다. 태평양 해변의 산티아고 고급주택 밀집 지역은 LA 말리부 해안과 많이 닮아 있다. 다음 새벽 산티아고 공항에서 하루에 있는 국내선을 이용해 3시간 걸려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 도착했다.

파이네그란데 캠핑장

 

예약해 놓은 한인 운영 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마직막 등반 짐을 점검하고 시내 관광을 하며 맛집을 찾는다. 앞으로 최소 3일은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한다. 산티아고에 비해 이곳은 비교적 안전해 거리를 활보할 있다.

 

다음 버스와 배편을 이용해 파이네 그란데(Paine Grande) 캠핑장에 도착한다. 트레킹은 서에서 동쪽으로, 동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루트가 있는데 우리는 서에서 동을 택했다배로 처음 도착하는 곳이 파이네 그란데 캠핑장이다. 동쪽에서 시작할 경우 육로만으로 접근할 있다. 캠핑장에서 미리 설치되어 있는 텐트를 이용할 경우 나무 평상 위에 고정된 텐트를 이용하면 된다. 가격은 올라가고 매트나 슬리핑백도 대여할 있다. 우리는 2인용 텐트 2개를 가져가 평상이 없는 곳에 텐트를 쳤다. 당연히 가격은 저렴하다. 캠핑장 사용은 모두 예약으로 이루어지며 직접 취사를 하거나 매식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무료로 샤워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리 예약할 경우 다음날 도시락도 캠핑장에서 구매할 있다. 이튿날은 Los Cuernos 캠핑장에서 묵었다. 캠핑장을 이동하는 중에 Mirador Britanico전망대에서 전체를 조망할 있는데 날씨에 따라 전망대 접근이 금지되기도 한다. 마지막 날은 Chileno캠핑장에서 묵고 새벽 3시에 일출을 보러 올라가는 일반적인 여정이다. 나는 오르지 않았고 일행들은 올랐는데 안타깝게 날씨 탓에 그날의 일출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자연 경관은 설명없이 사진으로 대신한다. 호수와 빙하, 계곡의 연속은 미국 시에라 네바다 지역의 뮤어 트레일(JMT) 연상케 한다. JMT 200마일이니 축소판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JMT처럼 자연 경관이 다양하게 펼쳐지지는 않는다. 빙하가 토레스 파이네의 대표 경관인데 그것도 아이슬란드나 스위스의 빙하와 비슷하다. 경치로만 치자면 JMT 못미친다. 파타고니아가 유명한 이유는 거의 남극이라는 지역이 주는 신비감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상의 마지막 천국이라는 수사도 붙는다.

거대한 호수는 파도도 친다. 호숫가의 자갈밭이 마치 바갓가를 연상케 한다.
거대한 호수는 파도도 친다. 호숫가의 자갈밭이 마치 바갓가를 연상케 한다.
배를 타고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시작한다.
배를 타고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시작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난이도는 중급이지만 떠나기 1주일전 911 응급실에 실려가 3일만에 퇴원한 나에게는 최상급의 난이도일만큼 힘들었다. 부상으로 일행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돌밭 산길을 걸으면서 필요 이상으로 조심하다 보면 속도는 느려진다. 먼저 캠핑장에 도착한 동료들은 걱정하며 나를 기다린다. 자리를 빌어 함께 일행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전한다.

국립공원내에 있는 호텔. 멀리서 보아도 비싸 보인다.
국립공원내에 있는 호텔. 멀리서 보아도 비싸 보인다.

 

3 4일의 트레킹을 끝내고 다시 한인 호텔로 돌아가 이틀밤을 묵었다. 하루는 차를 렌트해 국립공원지역을 들러 보았다. 몸이 가벼우니 풍경도 들어온다. 파타고니아가 정말 천국이라면 천국은 지난 3 4 동안 무거운 배낭매고 돌밭 산길을 오르며, 강풍에 휘청거리며 절벽과 흔들 다리 위에서 고비를 넘기고, 혼자 자면 좋은 2인용 텐트 안에서 밤새 텐트를 날릴 같은 바람을 견뎌내며 부대껴 자면서 겪어내는 고통을 감수해야 가는 곳인가? 어릴 주일학교에서 부르던돈으로도 못가요 하나님 나라 믿음으로 가는 나라 하나님 나라라고 했는데 겪어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 반면 멀리서 조망해서 사진각도 잘나오는 국립공원지역에서 보는 토레스 파이네는 내부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른 기쁨을 선사한다. 진정한 천국은 어떻게 경험되는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반대 피켓 시위도 하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반대 피켓 시위도 하고

 

마지막으로 한인이 운영하는 호텔을 소개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공항 픽업서비스(유료) 요청할 있으며 호스텔 개념이 아니기에 취사나 빨래는 되지 않는다. 아침은 컨티넨탈 식의 아침 식사가 제공되며 원하면 한식을 주문해 먹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주인이 제공하는 명소, 맛집의 정보가 아주 유용하다. 토레스 파이네의 캠핑장 예약도 대행한다. 캠핑장은 인원수가 제한되어 있어 예약없이 갔다가는 텐트 곳을 잡지 못할 수도 있다. 단점으로는 나탈레스 시내와 거리가 있어 다운타운 접근성이 떨어진다. 대신해서 택시는 불러준다.

 

일단 비행기값과 캠핑장 예약비로만 $2000 들었다. 나머지 비용은 일행들과 정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1000 넘지 않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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