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북한에 못간 이유
내가 북한에 못간 이유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12.1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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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주 시민권자로서 언제나 북한에 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엄혹했던 90년대 개인적으로 미전향장기수 송환에 이어진 전향장기수 송환운동을 했던 일도 있었기 때문에 간다면 인정도 받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못간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항상 의식주 문제나 겨우 해결하며 살아가는 경제형편에서는 내 돈을 내고 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는 부러운 목사가 yuji여사에게 명품빽을 선물했다는 뉴스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최재형 목사의 행동에 대한 정치적 의미 보다는 기독교 목사로서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최재영 목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네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최 재영 목사는 어느 단체나 기구에 속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개인으로 활동을 했다.

내가 인터넷을 통하여 샅샅히 살펴본 그동안의 발표된 그의 글과 말은 일관성이 있고 어떤 면에서 보아도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건전하고 보편타당한 내용이었다. 그의 행동도 현재의 윤 석열 정권에 친화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북적이지도 않았다.

최 목사가 그 동안 북한에 대하여 발표했던 내용들이 진보적 교회에서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었지만 보수교계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그쪽 시장에서는 나름대로 활동할 공간이 있었다. 그러므로 언제나 보수정권 친화적인 보수기독교는 최 목사의 이번 행동으로 관계가 끊어질 것이다.

그런가 하면 최목사는 그동안 진보 기독교계와는 전혀 연결이 없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연대 의식을 갖기도 어렵다. 지금 기독교 진보계열에서는 최재영 목사의 행동에 대하여 관망하는 자세이다. 왜냐하면 오랜 경험으로 볼 때 공안당국에서 어떤 공작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엮이면 난처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23년을 호주에 살면서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 수 십명을 상대로 자료를 수집한 결론은 해외 동포에게 북한 사회는 완전무결하게 자존심과 돈으로 움직여지는 사회이다.

또한 북한은 자기들과 가까운 사람은 조용하게 일하기를 바래서 심지어는 북한을 돕던 사람이 북한 밖에서 법적인 문제가 생겨도 전혀 관계 하지 않는 냉정한 대처방법을 쓰고 있다. 그러므로 최 목사는 앞으로 북한에 접촉할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최 목사의 행로를 예상해 본다면 그가 어떤 형태로든 한국을 떠나면 아마도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다시는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소리는 윤 정권 퇴진을 목표로 하는 전위적인 매체인데 최 목사는 자기 스스로 접근 했던 김건희의 언행에 실망하여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 정도의 명분을 가지고 과연 끝까지 같은 투쟁의 길을 걸을 수 있을가 하는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재영 목사가 과연 어떤 방향을 지향할 수 있을지 진심으로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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