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시론] 정치테러 부른 극한의 대결정치, 이젠 끝내자 
[긴급시론] 정치테러 부른 극한의 대결정치, 이젠 끝내자 
  • 지유석
  • 승인 2024.01.06 0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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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 이후에도 대립상 여전 
2일 오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했다. 가해자는 충남 아산에 사는 부동산중개업자 김 모 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 유투브 화면 갈무리
2일 오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했다. 가해자는 충남 아산에 사는 부동산중개업자 김 모 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 유투브 화면 갈무리

새해 벽두부터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2일 오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했다. 가해자는 충남 아산에 사는 부동산중개업자 김 모 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김 씨가 아산시 배방읍에 거주하는 부동산중개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언론을 통해 김 씨의 범죄행각과 신상정보가 알려지면서 그의 이웃은 지인들로부터 김 씨가 맞냐는 전화가 쇄도했다며 자신도 놀랐다고 털어 놓았다. 

사건을 맡은 부산경찰청은 3일 오후 김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KBS·MBC·SBS·YTN·JTBC·채널A·TV조선·연합뉴스TV 등 모든 언론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김 씨의 사무실과 거주지는 평소엔 평온한, 시골동네다. 이곳에 언론사 취재진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경찰 수사관들이 들이 닥치니 지역사회는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사건 발생 직후 느닷없이 김 씨의 당적을 두고 의혹제기가 불거졌다. 일부 극우성향 유투버들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실명까지 특정하며 김 씨가 민주당원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선 김 씨의 얼굴, 그리고 부동산중개 사무실 위치 등 민감한 신상정보를 여과없이 공개하며 공공연히 보복을 부추기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실제 아산시민이라고 소개한 A 씨는 가해자를 응징하러 나왔다며 압수수색 현장을 지켜봤다. 

민주주의 근간 무너뜨리는 극한정치, 교회는 책임 없나?

사건을 맡은 부산경찰청은 3일 오후 김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KBS·MBC·SBS·YTN·JTBC·채널A·TV조선·연합뉴스TV 등 모든 언론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사건을 맡은 부산경찰청은 3일 오후 김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KBS·MBC·SBS·YTN·JTBC·채널A·TV조선·연합뉴스TV 등 모든 언론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사건을 맡은 부산경찰청은 3일 오후 김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KBS·MBC·SBS·YTN·JTBC·채널A·TV조선·연합뉴스TV 등 모든 언론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사건을 맡은 부산경찰청은 3일 오후 김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KBS·MBC·SBS·YTN·JTBC·채널A·TV조선·연합뉴스TV 등 모든 언론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본질, 그리고 21세기 한국 사회의 정치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현대 대의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정치지도자를 뽑는다. 정치지도자가 잘못된 정치를 한다고 판단하면 표로 심판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제1야당 대표를 향해 흉기를 휘두른 행태는 대의 민주주의의 근본 취지를 거스르는 중대 범죄행위라 할 것이다. 

한국 정치현실은 또 어떤가? 흔히 대한민국 정당 정치는 누가 더 바닥을 치지 않느냐의 싸움이라고 한다. 즉, 한쪽 정당의 실책이 상대편 정당의 이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가 이 지경이다 보니 정당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더 공을 들이고 이 과정에서 생각을 달리하는 이들을 쉽사리 악마화한다.  

이러면서 정치는 극단으로 치닫고 상대편을 향해 폭력도 거리낌없이 자행되곤 한다. 이번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과 뒤이은 당적논란은 이 같은 정치양극화의 산물일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지역주민이 자신의 정치적 확신에 따라 범행을 계획하고 저질렀다는 건, 정치양극화가 생각 외로 뿌리 깊다는 점을 드러낸다. 

개신교 교회, 특히 보수 개신교 교회라고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현대정치에서 정치테러는 권력을 쥔 쪽이 부추겼다. 이번 사태만 보아도 윤석열 정부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혐오 감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한동훈 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무부장관 시절 '잡범'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광훈류 보수 개신교 교회는 이 같은 혐오정서를 부추겼고, 확산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이들은 여당에 불리한 이슈가 불거질 때 마다 이들은 책임을 제1야당인 민주당에 떠넘기며 이 대표 흠집내기에 앞장섰다. 

이 대표 피습사건 이후에도 전광훈 목사가 실질적으로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논평을 내고 가해자가 민주당원이라고 단정하는 한편, 범인 손에 흉기가 들려 있지 않았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압수수색을 벌인 경찰이 사무실에서 다량의 흉기를 발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음에도 말이다. 

가해자를 민주당원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즉, 이재명 혐오 정서을 만든 책임을 떠넘기는 동시에 이번 사태를 민주당 내분으로 몰고가려는 저급한 정치공작이라는 말이다. 

다행히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 민주당 모두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침 4월이면 총선이 치러진다. 더 이상 정치가 상대를 밟고 올라서는 극한 대결이 되어선 안된다. 극단적 대결정치가 아닌, 각당 후보자 모두 정책적 역량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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