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독교정신 모독하는 기독교사학, 파산 선고 눈앞에 왔다
[기획] 기독교정신 모독하는 기독교사학, 파산 선고 눈앞에 왔다
  • 지유석
  • 승인 2024.02.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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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일관 한동대·교수갑질 숭실대, ‘기독교정신’ 무색케 해 
한동대는 학교 명에 영문으로 'God's'를 표기할 정도로 기독교 정체성을 내세운다. ⓒ 한동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한동대는 학교 명에 영문으로 'God's'를 표기할 정도로 기독교 정체성을 내세운다. ⓒ 한동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기독교정신'을 내세우는 대학·대학교가 도덕적 파산에 이르렀다. 

먼저 포항 한동대학교다. 이 학교는 '기독교대학'이란 학교 정체성에 반하는 가르침을 한다며 국제법률대학원(HILS) 김대옥 조교수(목사)에 대해 재임용을 거부했다. 

김 목사는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재임용취소 청구·행정소송 등으로 맞서며 재임용거부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 그리고 정부기관은 소청심사위와 사회 법원은 잇달아 김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한동대는 '불통'을 기독교정신이라고 착각하는 모습이다.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가 2018년 3월, 2019년 2월, 2020년 4월, 2021년 11월 등 네 차례에 걸쳐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결정을 했음에도 한동대는 요지부동이었다. 

교육부 소청심사위가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를 결정하면서 학교 정체성 문제가 재임용거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음에도 말이다. 이렇게 7년의 시간이 흘렀다. 

김 목사는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학교 측이 내세운 정체성이 '반동성애' 코드라고 지적했다. 반동성애는 '광풍'이라할 정도로 개신교 교회에 만연해 있다. 이 광풍이 '기독교정체성'을 내세운 일반 대학까지 불어 닥친 셈이다. 

그러나 한동대는 교회가 아닌, 교육기관이고 지성의 전당이다. '동성애'가 기독교(그리스도교) 정체성과 양립할 수 있는지 학문적 고민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 그게 대학이 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한국교회에 만연한 '반동성애' 광풍은 반지성적 성격을 띤다. 그래서 성소수자를 위해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목사가 교단 재판에 회부돼 면직·출교 당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더더욱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이 문제에 대해 지성적으로 접근하고, 적절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런 일에 소홀하다면 반동성애 광풍은 아예 한국교회 존립 기반을 아예 없앨 것이라 확신한다. 

한동대가 보인 행태를 살펴보면, 오로지 동성애가 기독교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선험적으로' 규정하고 소속 교원을 징계한 것 같아 안타깝다. 

오정현 목사 이사장인 숭실대, 기독교정신 살아 있나?

숭실대 장 모 교수는 지난해 1월 대학원생들과 미국 가전제품 전시회 CES를 참관했는데, 이중 한 학생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결국 이 학생은 귀국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MBC뉴스데스크 화면갈무리
숭실대 장 모 교수는 지난해 1월 대학원생들과 미국 가전제품 전시회 CES를 참관했는데, 이중 한 학생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결국 이 학생은 귀국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MBC뉴스데스크 화면갈무리

숭실대학교는 또 어떤가? 숭실대 장 모 교수는 지난해 1월 대학원생들과 미국 가전제품 전시회 CES를 참관했는데, 이중 한 학생이 귀국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내 인권위 조사결과 행사 기간 해당 교수가 고인에게 업무를 몰아주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인권위가 중징계를 의결하자 장 교수는 상담·인권센터 교직원을 상대로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고 징계위에선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진 것이다. 이 같은 일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공분했다. 특히 여론은 장 교수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숭실대 역시 개신교계 대학이고, 현재 이 학교 이사장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도 2016년 5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이사장을 지냈다. 

개신교계 대학에서 교수에 임용되려면 적어도 자신이 신앙생활을 했음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복수의 개신교계 대학 현직 교수들은 세례증명서 같은 증빙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임용 후보군에서 배제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폭언·갑질로 대학원생을 죽음으로 내몬 장 교수 역시 이 같은 관행에 따라 임용됐을 것이다. 그러나 장 교수는 대학원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에도 책임을 오히려 피해학생 가족에게 전가했다. 이런 행태가 과연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대형교회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음에도 기독교 정신이 학교에 스며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세상이 개신교 교회를 불신하는 건 더 이상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개신교 교회들은 교육기관을 소유하고 있고, 교육기관이 무너져가는 교회를 지탱해주는 노릇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젠 '기독교정신'을 내세운 교육기관마저 불신을 사는 지경에 이르는 중이다. 

한동대와 숭실대에서 벌어진 일들은 '기독교정신'을 참칭하는 대학이 오히려 기독교정신을 모독하고 있음을 여실히 입증한다. 

도대체 이 나라 교회의 밑바닥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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