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심판 불길에 찬물 끼얹으려 애쓰는 한겨레?
선거 심판 불길에 찬물 끼얹으려 애쓰는 한겨레?
  • 이명재
  • 승인 2024.03.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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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가 추락하고 야당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의 상승세가 뚜렷한 추세다. 그만큼 총선의 정권 심판 열기가 뜨겁다. 같은 열기가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권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판의 표출 현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분출하는 국민들의 심판 기세를 다른 어느 언론보다도 제대로 전해야 하는 매체로 기대되는 한겨레의 일부 칼럼들은 같은 열기를 비이성적 광풍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대중들을 불나방처럼 뛰어들게 하는 비정상적인 불길을 꺼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신문에는 대중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글들이 잇따라 실리고 있다. 신문의 전체가 그렇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일부 그런 흐름이 있는 것이다. 특히 정치 분야를 대표하는 필자들의 칼럼에서 같은 시각이 보인다.

이들 칼럼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모이는 국민들의 심판 여론을 선거전의 이상열기에 휩싸여 점화된 것으로 비하한다. 특히 당의 대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서로에게 구세주 노릇을 하는 존재(이재명 대표), 개인적 한풀이를 위해 공당을 만든 (조국 대표) 규정한다. "심판해봐야 소용없다" 냉소로 선거전의 열기를 식히려 하고 있다. '대표의 개인적 복수극을 위한 도구' 이용되지 말라고 국민들을 '훈계'하는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5 김해 카페거리에서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5 연합뉴스

한겨레 25일자에 실린 논설위원의 칼럼 <총선을 전쟁터로 만든 ‘복수혈전’의 판타지> 조국혁신당 돌풍에 대해 제목에서처럼 윤석열과의 질긴 악연에서 비롯된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칼럼은 “과거 조국의 내로남불이 오늘의 윤을 만들었다면, 이젠 윤의 내로남불이 조국을 부활시키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다”고 개탄한다. 조국 대표에 대해 법원 판결문 등을 빌어 “윤석열을 심판하겠다고 나설 자격이 없다”고도 단언한다. 대의와 명분이 없는 정치 참여는 한풀이 이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칼럼은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도 ‘윤을 향한 적개심에서 발원’한 것으로 규정한다. '적개심'이라는 표현을 써서 이유 없는 증오심인 쓰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창당을 대표의 한풀이로만 봄으로써 당을 전적으로 조국 사람에게 예속된 이들의 집합에 불과한 것으로 비하한다. 그에게는 지지자들의 대의와 명분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는 이재명에게 만족 사람들이 조국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면서 “예의, 염치, 상식 같은 고래의 도덕률은 일찌감치 추방됐다”고 말한다. 당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는 이들을 예의와 염치와 상식을 저버린 사람들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칼럼이 조국당 비례후보들을 피고인, 피의자가 즐비한 면면이라고 지적하는 대목은 검찰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오는 듯하다. 검찰의 편파적 수사에 의한 수사와 기소를 전적으로 정당화해주는 논리다.

위의 칼럼에 앞서 지난 23일자에 실린 성한용 정치 선임기자의 칼럼 <위기 때마다 구해주는 적대적 공생> 필자의 오랜 양비론을 다시 여지없이 보여줬다. 글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서로가 서로를 위기에서 구해준 구세주라고 규정한다. “두 사람은 호흡이 척척 잘도 맞는 같다”면서 ‘적대적 공생’이라는 표현으로 사람 간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는 ‘정치 양극화’로 많은 부분을 설명할 있다고 말하면서 양측 모두 상대 후보와 진영을 악마화하고 자기 지지자들의 분노와 증오를 부추겨 투표장으로 끌고 나오는 ‘혐오의 정치’를 선거 전술의 기본으로 삼는다고 비판한다. 심판이 아닌 적대적인 진영의 다툼으로 격하해버린다.

그는 개의 증오 혐오 표현의 예를 든다. 그중 하나가 대통령의 ‘기득권 카르텔’, ‘종북 주사파’ 등의 말과 대표의 2찍’ 발언을 같은 것으로 묶는 것이다. 노조와 시민단체 과학기술인 등에 씌워졌던 선동성 낙인과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을 가리키는 말을 한두 것을 똑같은 수준의 혐오 표현으로 취급한다.

“통합진보당 후예와 범죄자 연대가 나라를 장악하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한동훈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과 5·18 역사 자체를 부정하고 폭도로 매도하는, 정신 나간 집단, 반역의 집단을 반드시 심판해달라”는 이재명 대표의 말을 ‘거친 입’에서 나오는 ‘살벌한 표현’으로 나란히 세운다. ‘종북’ 색깔론을 펴는 발언과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것을 비판하는 말을 똑같이 혐오의 발언의 공방으로 보는 것이다.

위의 논설위원 칼럼은 조국혁신당이 '절멸'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앞에 이성이 발붙일 공간은 없다고 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을 ‘이성’을 잃은 무리들로 규정하는 듯하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신문의 이같은 부정적 시각은 칼럼에서만 발견되는 아니다. 부정적이기 이전에 조국혁신당에 대한 보도는 다른 매체들에 비해 크게 소홀했었다. 지난 3 조국혁신당이 창당됐을 때도 한겨레의 지면에는 사진 장만 실리는 그쳤다. 다른 신문들이 이를 1면의 주요 기사나 상세한 설명을 것에 비해 토막 뉴스쯤으로 처리됐다. 중앙당 창당 이전에 이미 6 시·도당에 5 넘는 당원이 모인 정당의 창당이 보여준 '조국신당' 현상은 신문의 눈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던 듯하다. 무관심을 넘어 의도적인 외면으로 있는 정도였다. '조국혁신당 현상' 대한 무관심과 외면이 편협하고 단순한 시각으로 이어진 것이랄 있다.

한겨레 신문은 특히 정당의 대표나 정당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 일면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물론 정당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을 어리석고 몽매한 대중으로, 야당들의 선동에 휘둘리고 있는 대중으로 보는 듯하다. 이는 정당을 당의 대표와 소수 인물과 동일한 것으로 단순치환해 버리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정당을 통해 집결하고 분출하는 일반 대중들의 열기와 여론을 하찮은 것으로 무시해 버리는 결과를 빚고 있다. 선거에 대한 냉소와 함께 대중에 대한 냉소인 것이다.

총선 열기를 식히려는 듯한 한겨레의 선거 보도와 함께 그에 대한 한겨레 독자들의 비판과 의문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자신을 한겨레 창간 주주라고 소개한 오길영 충남대 교수는 26 페이스북에 한겨레 절독 공개선언문을 올려 "다른 분야 기사에 비해 유독 정치기사가 기괴하다. 기계적 중립주의라고도 하기 힘든 이상한 태도가 기사에 깔려 있다. 정론직필은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제대로 취재를 하고 시시비비를 세세히 가리는 것이다. 각성하기 바란다" 밝혔다.

 

이 기사는 제휴관계에 있는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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