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 사임 이후, 19개월 동안 담임목사 청빙을 시도해온 동양선교교회가 차기 담임으로 박형은 목사(전 빛내리교회 담임)를 내정했다. 동양선교교회는 6월 5일 주일예배 광고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통지했다. 청빙위원회와 당회의 의결을 거쳤고 박형은 목사가 이를 수락했다. 박형은 목사는 이미 빛내리교회를 사임했고, 빛내리교회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다.
박형은 목사는 아버지 박석린 목사의 사역지였던 남미 지역에서 자랐다.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거쳐 남가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영어 등에 능통하다고 알려져있다. 박형은 목사는 12년간 나성영락교회의 영어교회 담임을 맡았으며 이후 댈러스 빛내리교회로 부임해 목회를 해왔다.홍민기 목사를 청빙하기로 했다가 본인이 거절해 난감해진 동양선교교회 당회는 그동안 후임 물색에 공을 들여왔다. 우여곡절 끝에 박형은 목사를 선택했지만, 청빙 과정을 살펴보면 동양선교교회의 앞날이 평탄할지 미지수다.
2011년 1월 9일 5명의 당회원과 원로 장로 1인과 피택 장로 1인으로 청빙위원회를 구성하고 11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최종 선정 과정에서 3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한 결과 A목사가 5표를 받아 청빙 대상자로 선정됐다. 청빙위원회를 통과한 후 A목사 청빙안은 당회를 통과했다. 당회는 청빙 예정 수락서를 A 목사에게 발송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청빙 절차가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청빙위원장이 오지 말라
하지만 A 목사는 청빙을 수락하지 않았다. 이미 청빙위원회에 수락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후보에 올랐던 A 목사가 마음을 바꾼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복수의 관계자들에게 확인 절차를 거쳐 의견이 일치하는 내용을 옮긴다. 청빙에 관여했다는 한 교인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3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할 때 청빙위원장이 A목사를 반대했다. 그가 당회를 이미 통과한 후보(A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오면 교회가 분열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일부 원로 장로들도 A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반대하는 교인이 많으니 오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심적 부담을 느낀 A 목사는 결국 청빙을 거절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청빙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라지면서 A 목사 청빙에 실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인들이 박형은 목사를 다시 접촉하기 시작했고, 박형은 목사는 '불러주면 갈 의향은 있다. 하지만 이미 청빙 이야기가 오고 가는 목사가 있다면 나는 사양하겠다'는 입장을 청빙위원회에 전했다는 것이다.
이미 새벽 기도회를 통해 동양선교교회에서 설교를 한 적이 있는 박형은 목사에게 작년 12월 접촉을 했을 때 '교회 사정상 청빙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거절해 처음부터 후보군에서 빠져있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형은 목사는 올해 초 마음을 바꾼 것으로만 알려져있다.
또 다시 구성된 청빙위원회
박형은 목사에게 부임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동양선교교회 측은 다시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다. A 목사의 청빙이 무산되자 청빙위원회도 새로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당회에서 청빙위원회 구성 방안을 놓고 논의가 있었다. 투표 결과 당회원 전원과 권사 1명, 안수집사 1명을 포함해 청빙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서기가 청빙위원회 구성 안을 발표하며 '이대로 나가면 원로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재투표를 하자고 했다. 재투표 결과 당회원 전원과 원로 장로 2명을 포함하는 청빙위원회 구성안이 통과가 됐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파기된 순간이었다. 이렇게 구성된 청빙위원회를 통해 박형은 목사가 청빙됐고 당회를 통과한 후 박형은 목사의 수락을 받은 상태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또 다시 내부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박형은 목사를 공격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다만 절차상의 문제가 많은데 일을 이런 식으로 강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묻고 싶다. 공동회의에서 반발할 사람들이 있지 않겠나"며 공동회의에서 문제 제기를 할 뜻을 비쳤다.
다시 갈리는 내부 의견
청빙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6월 21일, 22일 연락을 취했으나 교회 직원으로부터 "청빙 절차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와는 접촉하실 의향이 전혀 없으시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미 청빙 절차가 완료되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 아니냐"은 기자의 항의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동양선교교회의 홈페이지에는 박형은 목사를 청빙했다는 결과가 플래시 파일로 반짝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