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로연합회 놓고 '시끌시끌' 이유는?
뉴욕장로연합회 놓고 '시끌시끌' 이유는?
  • 전현진
  • 승인 2013.01.1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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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박윤식 목사 관련 늘푸른장로교회 참여…설교·축사 맡은 교협·목사회 회장 "몰랐다"

▲ 뉴욕장로연합회 신년감사예배에서 폐회 기도를 하고 있느 김영주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자료사진)
대뉴욕지구장로연합회(회장 이보춘 장로·장로연합회)가 1월 7일 연 '신년감사예배 및 제3회기 회장·이사자 취임식'을 두고 뉴욕 교계가 때 아닌 논란에 빠졌다. 한국 대형 보수 교단인 예장 통합과 합동에서 이단 결의를 받은 평강제일교회(유종훈 목사·박윤식 원로목사)와 관련이 있는 늘푸른장로교회(김영주 목사)의 장로와 담임목사가 장로연합회 임원과 신년예배 폐회 기도를 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회장 김종훈 목사·교협)와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회장 최예식 목사·목사회) 회장이 각각 설교와 축사를 맡고, 교계 인사들도 이 자리에 함께 하기도 했다. 해당 인사들은 "부탁을 받고 순서를 맡은 것뿐, 누가 어떤 식으로 참여했는지는 사전에 모르고 간 것"이라며 "후에 상황을 파악하고 유감을 나타냈다"고 해명했다.

논란 재반복, 장로연합회 회장 "아무 문제없다는 말 믿었다"

장로연합회와 늘푸른장로교회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장로연합회가 창립된 2010년 11월, 교협은 당시 장로연합회 창립 순서지에 늘푸른장로교회의 광고가 실려 있음에 우려를 나타내고, '늘푸른장로교회가 한국 교단에서 이단으로 판정된 '평강제일교회'의 박윤식씨와 관련되어 있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발송한 바 있다. 당시 교협 회장 김원기 목사(베데스다교회)는 "자체적으로 이단을 판별하기는 아직 힘드니 한국교계 판정을 기준으로 이단을 대처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2010년 당시 <아멘넷> 보도에 따르면, 장로연합회 초대회장 한창연 장로(아름다운교회)는 '(늘푸른장로교회가) 이단인 줄 몰랐다'며 '창립 순서지 광고를 받는데 있어 실무자의 실수'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 뉴욕장로연합회 신념감사예배 순서지와 그 안에 실린 늘푸른장로교회의 광고. 2010년에도 뉴욕교협은 늘푸른장로교회의 광고 문제로 장로연합회에 권고문을 보낸 바 있다. (<미주뉴스앤조이> 자료사진)
하지만 3회기를 맡는 이번 장로연합회의 소식지에도 늘푸른장로교회의 광고가 다시 등장했다. 또한, 늘푸른장로교회 이보성 장로는 장로연합회에 계속해서 참여해왔으며, 임원직 중 하나인 회계를 맡고 있다. 장로연합회 회칙에는 '본회의 회원은 교협이 인정하는 건전한 교단에 속한 장로들로 구성된다'고 명시돼있다. 교협 측은 늘푸른장로교회와 관계가 없음을 장로연합회 창립 당시부터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장로연합회 회장 이보춘 장로는 "늘푸른장로교회의 문제가 이미 다 해결됐다는 (이보성 장로의) 말을 듣고 믿었다"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교계 목사들에게 관련 내용을 문의를 해봤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장로는 "문제가 없다는 말만 믿었지 따로 알아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늘푸른장로교회의 화환, 소식지 광고 등 후원을 받은 경위와 담임인 김영주 목사에게 폐회기도 순서를 부탁한 이유를 묻자 이 장로는 "이보성 장로가 참여와 후원을 열심히 하셨다"며 " 화환을 받을 때는 이 장로가 운영하는 '大聲(대성)칼국수' 이름으로 오는 줄 알았는데 '교회 이름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늘푸른장로교회 이름으로 화환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영주 목사의 개인 명의로 200달러의 후원을 받아 기도 순서를 부탁한 것이고, 교회 광고도 감사 표시로 실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장로는 1월 셋째 주 중에 임원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박윤식 목사의 저서 <구속사 시리즈>를 홍보하고 있는 늘푸른장로교회(김영주 목사)의 홈페이지. (늘푸른장로교회 사이트 갈무리)
교협·목사회 회장 "누가 참석하는지 몰랐다" 선 그어

교협 회장 김종훈 목사(예일장로교회)는 <미주뉴스앤조이>와 한 통화에서 "장로연합회에서 설교를 부탁 받아 설교를 전하러 간 것"이라면서도 "사전에 늘푸른장로교회 인사들이 참여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늘푸른장로교회는 교협과 아무 관련이 없는 곳이라며 "참석 이후 유감의 뜻을 몇 분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또 "교협 차원에서 장로연합회에 정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목사회 회장 최예식 목사(뉴욕복된교회)도 "축사를 부탁 받아 온 것"이라며 "어떤 분들이 참여하는 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사회 회장 자격으로 참여했다기보다, 알고 지내던 장로님들의 부탁으로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협과 목사회 모두 늘푸른장로교회와의 관계에 분명한 선을 그은 셈이다.

"누가 우리를 이단이라고 하느냐"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보성 장로(늘푸른장로교회)는 "누가 우리를 이단이라고 하느냐"며 반문했다. 그는 "곧 있으면 박윤식 목사님이 새로운 저서가 출판되고 이미 많은 책들이 출판됐는데, 서평을 쓰고 추천을 하신 분들이 굴지의 기독교 교수들과 총회장들이다"며 "그런 분들이 (박윤식 목사가) 이단이라면 서평을 쓰겠는가. 도대체 이단이라고 말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말했다. 또 "(본인이) 장로성가단과 장로연합회에 참여하지만 그분들(회원들)이 다 알고 있고 문제 삼지 않는다"면서 "(기자에게) 권면의 말씀을 드리는데, 이런 문제(이단 문제)는 함부로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윤식 목사의 저서에 기독교 인사가 추천사를 남겼다. 예장 통합 원로인 예영수 목사(서울동노회 은퇴)와 전 성결대학교 총장 성기호 박사, 예장 합동측 임태득 전 총회장(대구 대명교회 원로목사), 전국교수공제회 횡령 사건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전 한신대 총장 주재용 명예교수 등이다.

한 한인 목회자는 "평강제일교회와 박윤식 목사의 관계자들이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단 해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편"이라며 "박 목사의 책을 여러 언론사와 일부 학자들의 추천을 받고,  미주 각 지역에 배포되고 있는 등의 현상이 그와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김영주 목사에게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 '평강제일교회 성지사진 자료실'이라는 블로그에 올라온 박윤식 목사의 영문판 출판 기념 예배 기사. 이날 예배는 늘푸른장로교회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박윤식 목사(왼쪽)와 늘푸른교회 전 담임인 김요셉 목사(오른쪽). (블로그 화면 갈무리)
늘푸른장로교회에서 열린 2010년 박윤식 목사의 저서 '구속사 시리즈'의 영문판 출간 기념 예배에는 박 목사가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주 지역의 평강제일교회 관련 교회와 단체는 늘푸른장로교회와 올랜도푸른동산교회(김바울 목사), 언론 매체 <미주크리스천월드>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2006년 남가주 지역 늘푸른동산장로교회(구 동광교회)를 놓고 평강제일교회 지교회 논란이 벌어져 당시 한인 교계가 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예장통합(1991년)과 예장합동(1996년·2009년) 총회에서 이단으로 결의됐고, 한국 총신대 교수들이 이단 연구서보고서를 발표해 법정 분쟁(교수 측 승소)까지 벌인 바 있는 평강제일교회(구 대성교회)는 박윤식 목사가 1964년 창립한 뒤 1977년 대성교회로 이름을 변경하고, 1995년 지금의 이름인 평강제일교회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을 바꾸기 전 해인 1994년, 이단 연구가인 탁명환 소장의 피살 사건이 벌어졌는데, 범인이 당시 박 목사의 운전기사이자 소속 교회의 신학생 임모 씨라고 알려진 바 있다. 대성(大聲)이라는 이름은 '하늘에서 큰 소리가 내려와 박 목사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다'는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진 기자 /jin23@n314.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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