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쟁 따라 잡기(1)
가자 전쟁 따라 잡기(1)
  • 김동문
  • 승인 2014.07.22 0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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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이스라엘은 백린탄을 정말 사용했나?

<중동의 가자 지구에서 들려오는 폭력적이고 비극적인 소식들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폭력성은 지탄받아야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배경에 대한 정보가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로 잡아 줄 것입니다. 이에 오랫동안 요르단에서 사역했고 현재는 인터서브 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김동문 목사의 글을 연재 형식으로 싣습니다.- 편집자 주> 

 
지금도 수많은 무고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점령지 가자 지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아픔의 현장입니다. 이런 와중에 온라인 상에는 여러 가지 주장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맹목적인지지 또는 반대, 옹호와 배제도 넘쳐납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서 이어가려는 글은, <가자 전쟁 다시 보기>가 될 것입니다. 물음은 단순합니다. “지금 알려지고 있는 사실은, 과연 진실인가?” 그러나 답은 단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백린탄은, 탄 끝에 '인'을 묻힌 폭탄입니다. 엄청나게 강한 독성을 가진 이 인이, 사람 몸에 묻을 경우, 살이 타들어가고 뼈가 녹아갑니다. 잔악한 살상무기인 셈입니다. 그래서 국제법상 민간인에게 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번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 군이 백린탄을 사용하였다는 주장이, 관련되었다는 사진과 더불어 온라인에 퍼져있습니다. 일부 공중파에서조차 이런 SNS 상의 이야기를 토대로, 신문 보도와 방송 뉴스가 나가기도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백린탄 공습 영상 “절대 안 꺼지고 뼈까지 태워”(아주경제신문, 2014년 7월 17일자)
“170여명 사망... 이스라엘 군, 악마의 무기 '백린탄' 사용” (SBS, 한수진의 전망대. 2014.7.15)

 

정말, 2014년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사용했을까요? 아닙니다.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최소한 돌고 있는 사진 자료와 영상 자료에 바탕을 둔 주장은 왜곡입니다. 우선은 SNS 상에 유포된 사진 자료를 근거로,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사용하였다는 주장은 엄청난 왜곡, 사실이 아닙니다. 문제의 사진들은 최소한 2010년 사진과 그 이전의 사진 자료일 뿐입니다. 이번 이스라엘 군의 가자 공습 관련, 아랍 매체 어디에서도,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없습니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지난 일요일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청년이 백기를 들고 달려가고 있다. (NPR 홈페이지 사진)

그런데, 어디서부터 이번 전쟁 상황과 무관한 사진자료와 주장들은 생성되고, 유포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중인 하마스 측의, 반이스라엘 분위기를 퍼뜨리기 위한 언론 공작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근거 없는 악의적인 반박이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아마도 일부 네티즌들이, 온라인 상에서, 출처 불명 또는, 관련 글의 작성 시점등에 대한 확인 없이, 퍼 나르면서 발생한 오해 또는 왜곡으로 보입니다. 정보를 다시 퍼 나르는 과정에, 관련 정보의 적절성이나 유통기한 같은 것(최초 작성 시점 같은)을 확인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해 보입니다. 민감한 이슈를 다룰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악의적인 소문을 유포하는 일에 참여하게 됩니다.

저개인적으로는, 중동 관련 기사를 작성하던 시절에, 이스라엘의 하아레츠 (www.haaretz.com) 나 the Jerusalem Post(www.jpost.com), 중동의 양대 뉴스 매체인 알자지이라(www.aljazeera.com)나 알아라비야(www.alarabiya.net)를 동시에 참고하곤 하였습니다. 관련 국가의 보수, 진보 매체를 교차적으로 확인하면서, 팩트(사실)를 확인하는 수고가 필요했습니다. 뉴스 보도에 저마다의 해석도 담기지만, 그 안에서, 가공되기 전의 팩트를 찾아낼 수 있는 실마리도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벌어진 일의 실체를 확인하는 수고가 없이, 곧장 해석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하여도, 왜곡 또는 맹목적인 반대나 옹호에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동문 목사, 인터서브 코리아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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