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기윤실의 올해의 사건과 인물
청어람, 기윤실의 올해의 사건과 인물
  • news M
  • 승인 2015.01.04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2014 청어람 어워즈’ 기독교 편과 ‘기독교윤리 10대 뉴스’
‘한국교회와 사회의 다음 세대를 위한 인재발전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청어람(대표 양희송)이 2014년을 정리 기획한 [청어람 어워즈-여러분의 2014년을 묻습니다]와 한국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간사들 중심으로 정리한 ‘기독교 윤리 10대 뉴스’를 통해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청어람은 2014년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총 147분의 의견을 모아 일반사회, 기독교 영역의 사건, 인물, 도서별로 정리했다. 본지는 그 중 '기독교 분석, 전병욱, 오정현,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기윤실의‘기독교윤리 10대 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설상가상, 난형난제, 대마불사

‘올해의 사건과 인물’ 기독교 편은 적나라하고 어수선했다. 사건으로는 ‘하나님의 뜻’을 회자시켰던 문창극 총리후보자 사건(46.3%)이 첫 손에 꼽혔다. 이는 4위에 오른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교계 막말’(28.57%)과 함께 일반인들에게도 크게 회자되며 설상가상(雪上加霜)의 면모를 보인 사건이다. 인물에서는 성추문으로 교계는 물론 일반 언론에까지 오르내리면서도 여전히 건재한(?) ‘전병욱’(57.1%)이 근소한 차이로 초호화판 건축이후 해를 넘기면서 분쟁의 중심에 서있는 ‘오정현’(55.1%)을 앞섰다. 이들은 몇 년 전만 해도 기독교계 차세대 리더로 나란히 꼽히던 사이인데 여전히 한국 개신교 양대 산맥으로 난형난제(難兄難弟)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물론 사건 부문에서 ‘전병욱 면직 재판’(34%)과 ‘사랑의교회 분쟁’(19.1%)으로 랭크된 것을 보면 이전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난형난제이지만 말이다.

배임과 탈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조용기 목사는 은퇴한지 몇 해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건과 인물 모두에 이름을 올리며 대마불사(大馬不死)의 건재함을 보였다. 일반사회 부분에서도 주목받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계에도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았고(인물 5위, 29.25%) 세월호 이슈 역시 여러 면에서 기독교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사건 4, 6, 9위, 인물 5, 10위). 연말 교계를 달구었던 12월 전쟁설의 유포자 ‘홍혜선’(20.4%)이 적잖게 주목받은 것은 예상 가능했지만, <왕의 재정>의 저자 ‘김미진’(18.4%)이 그에 못지않게 언급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한국 기독교의 민낯 – 중독과 맹목

이들에 대한 해석은 리처드 포스터가 자신의 저서 <돈, 섹스, 권력>에서 지적한 욕망의 3가지 발현양태로 간명하게 수렴된다. 응답자들은 ‘전병욱’을 ‘제왕적 성직주의의 대표’로 꼽으며 ‘깨어있지 않은 성도, 목사 말을 추종하는 성도’ 역시 문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그에게 길들여진 성도들에게 그의 설교는 성추행 문제를 상쇄할만한 중독성을 발휘한다. ‘오정현’에 대해서는 ‘교회의 물질주의의 대표자’라거나, ‘거짓말’을 주로 언급했다. 초대형교회 건축에 실려 있는 과시욕구와 맘모니즘에 대한 우려다. 오정현 역시 초대형 건축을 성사시킨 그 자체만으로 드러나는 많은 흠결들을 상쇄시키며 건재하고 있다. 건물과 물량이 사람들을 중독 시킨 셈이다. 가히 한국 교회는 돈, 섹스, 권력의 욕망에 중독되었다고 볼만하다.

이런 우려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훨씬 강화, 혹은 악화된 형태로 반복하고 있는 인물로 ‘홍혜선’과 ‘김미진’을 만날 수 있다. ‘홍혜선’은 신뢰하기 힘든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강변하면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를 추종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 개신교의 병리적 양상을 적나라하게 노출하였다. ‘전병욱’이 건재할 수 있다면, ‘홍혜선’이 살아남지 못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오정현’이 아무리 외부의 비난을 당하더라도 순항할 수 있는 것은, ‘돈에 대한 탐욕’을 조장하며 ‘부자 되세요’란 사회 일반의 욕망에 편승하는 ‘김미진’의 책이 엄청나게 팔리고, 그의 강의가 유통되는 강력한 네트워크가 개신교권 내에 존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올해 유난히 불거지기 시작한 ‘대형교회 건물 경매 입찰’(10%)에 대한 해석이 앞으로 어떻게 나오느냐, 그리고 전병욱 목사 면직 재판이 어떻게 전개되어 자정 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이 욕망과 중독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을까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욕망과 중독이 기독교 내부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라면, 개신교 외부를 향해서는 ‘저돌적 공격성’이 크게 작동했다. 올해의 사건 2위로 꼽힌 ’동성애 논란’(38.8%)은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 자체보다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대응방식에서 비롯한 것인데,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몰상식, 편협함’의 표출이란 점에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사회적 불의에는 일관되게 침묵 혹은 옹호해온 기독교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광적인 집착을 보이며 시위와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한 것은 비틀린 균형 감각이라는 것이다. ‘문창극 후보와 하나님의 뜻 논란’에서도 총리직을 눈앞에 두고 당사자가 보였던 집착, 그리고 일부 유력한 목사들이 그의 발언을 승인해준 행태들은 매 시대의 주류권력에 대한 선망이 고스란히 담긴 역사관을 결국 ‘하나님의 이름’으로 승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 개신교의 민낯으로 여겨졌다. 심지어 ‘땅굴과 전쟁 예언’(14.97%)에 대해 국방부까지 나서서 땅굴이 없다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땅굴을 막고 구원받으라고 담대히 외치는 모습에서는 저돌적 공격성을 넘어 기이한 자신감까지 읽을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발생하는 돈, 섹스, 권력의 문제조차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기독교가 사회에 대해서는 막말을 퍼붓고, 저돌적 공격성을 보이는 현실에 대해 응답자들은 ‘무뇌한 기독교’, ‘불통’, ‘자정능력 상실’ 등 높은 수위의 비판을 쏟아냈다.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설문을 설계하면서도 끊임없이 “희망은 없는가?”를 물어야 했다. 과연 올 한해 한국 기독교에는 이렇게 어수선한 사건과 인물 밖에 없었던 것인가? 실제로 응답자들 중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지며 설문 자체에 문제제기 한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긍정적인 사건들, 희망적 인물들은 극히 미미해 기독교계 전체에 이슈가 되고 주목받았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현실에서 그나마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인물들로는 광화문에서 40일간 단식을 한 ‘방인성/김홍술 목사’(21.8%), ‘무명의 작은 목회자들’(15%), 세월호 참사 후 자원봉사 과정에서 과로로 세상을 떠난 진도의 ‘故 문명수 목사’(12.9%) 같은 이들이 꼽혔다. 그러나 이는 현재 한국 개신교 내에 사건사고로 점철된 대표자들을 대신할 새로운 인물을 꼽을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절망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그나마 희망을 읽어내고자 노력하는 간절함의 발로로 읽힌다. 긍정적이라 할 만한 이들은 부정적 인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표를 얻었고, 오히려 실망스러운 교회로부터의 이탈을 상징하는 ‘가나안 성도’(사건 5위, 22.45%, 인물 3위 30.6%)가 상당히 높은 표를 얻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하나님에게서 희망을 보고, 교회에서 절망를 보는 어이없는 상황’이라거나, ‘김홍술/방인성 목사님은 한국교회를 전혀 상징하지 못하죠, 가나안 성도 역시’ 같은 응답에서는 희망을 찾고 싶지만, 사실 찾을 수 없는 막막함까지 느껴졌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마음의 사회학>에서 IMF 사태와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국사회에서 득세한 시대정신으로 ‘속물주의’를 꼽았다. 개인파산과 신용불량자가 넘쳐나는 시대를 건너오면서, 자신의 욕망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것이 ‘솔직함’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펼쳐졌다. 살아남은 자들은 자신이 ‘속물(snob)’이라고 공공연히 말했고, 이런 분위기는 살아남으려면 ‘속물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로까지 격상되었다. 전 국민이 “부자 되세요”라고 인사하며, 모두가 속물 되기를 자처하는 한 체제를 ‘스노보크라시(snobocracy)’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 시대의 양가적 내면 풍경을 “그들은 자신들의 속물적 욕망에 시대의 면죄부가 부여되었다는 점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동시에 모두가 속물적 욕망을 분출하는 파렴치의 만연에 대하여 도덕적 불안감을 느낀다. (…) 새롭게 열리는 스놉의 시대는 민(민)의 소망인 동시에 악몽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올 한해 한국 개신교권에서 대표적으로 꼽힌 사건들을 되돌아보니, 누구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가 없었고,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을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아니, 더 나아가 그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외치고 다녔고, 약속할 수 없는 것을 확신 있게 주장했다. 부조리하였다. 눈앞의 부와 권력을 누리기 위해 ‘하나님의 뜻’이나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속물성’을 정면으로 응시해야 했고, 그것이 기독교계의 전면에서 가공할만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쓰리게 지켜보아야 했던 것이 2014년이었다. 연말에 개봉한 영화 제목을 기억한다. ‘쿼바디스(Quo Vadis)’!!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윤실 간사들이 선정한 ‘2014 기독교윤리 10대 뉴스’

한편 기윤실 간사들은 2014년 한 해를 갈무리하면서, 기독교윤리 측면에서 한국사회와 교계에서 주요했던 이슈 10가지를 되짚어보았다. 순위는 기윤실 간사 개개인이 지난 한해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슈에 가중치를 부여한 것을 종합해 순위를 매겼다.
기윤실은 ‘2014 기독교윤리 10대 뉴스’를 정리함으로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있다. 2014년은 ‘세월호 참사’등을 통해 율리히 벡의 ‘위험사회’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 등이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위기의식과 함께 신뢰에 기초한 안전하고 안정된 사회를 향한 갈망이 더욱 커진 한 해였다.'

<순서>
1. 세월호 참사, 한국교회에도 책임이 있다
2. 송파구 세 모녀 죽음
3. 끝나지 않은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
4. 교회세습방지법 후퇴... 진화하는 교회 세습
5. 군인권 유린 ‘참으면 윤일병 되고, 못 참으면 임병장 된다’
6. 문창극 총리후보의 ‘하나님의 뜻’
7. 프란치스코 교종 방한
8. 카카오톡 검열논란, 사이버 망명
9.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10.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그 외 순위로는 ▲4대강 사업 논란 ▲경주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윤창중 성추행 의혹' 파문 ▲조세피난처 계좌 명단 공개 ▲미생열풍 등이 있다.

편집부 / <뉴스 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