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거리를 밝히는 촛불 'The simple way'
어두운 거리를 밝히는 촛불 'The simple way'
  • 이태후
  • 승인 2007.02.23 22: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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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에서 10년 넘게 공동체 생활하며 사랑 실천하는 젊은이들

1995년 어느 가을날, 노숙자 30여 가정이 필라델피아 북부에 위치한 성 에드워드 성당에 이주했습니다. 버려진 성당 내에는 수녀원과 부설 학교가 있어 그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끼리 공동체를 이루어 빈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곳에 이주했지만, 버려진 건물에 노숙자들이 무단으로 진입했다는 소식은 곧 뉴스가 되었고, 건물의 소유주인 가톨릭교회 측은 48시간 안에 퇴거할 것을 통고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스턴대학 학생들이 노숙자들을 도우려 성당을 찾아오게 됩니다.

YACHT, 오늘의 자기만족과 무주택에 저항하는 젊은이들

▲ 5명의 친구들과 버려진 도시 켄싱턴에 'The simple way'를 만들고, 가난한 사람들의 이웃된 셰인. (박지호)
학생들은 사정이 긴박함을 알게 되었고, 노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농성을 하며 성당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최후통첩으로 48시간의 말미를 주었던 공권력도 학생들이 가담하게 되자 어찌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노숙자들은 넉 달을 더 버티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이스턴대학에서는 노숙자들을 방문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되어 학생들은 번갈아 성 에드워드 성당을 찾았고, 그런 과정에서 YACHT(Youth Against Complacency and Homelessness Today-오늘의 자기만족과 무주택에 저항하는 젊은이들)라는 클럽을 만들어 빈민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돕게 됩니다.

넉 달 동안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한 경험은 많은 학생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별히 브룩(Brook)과 셰인(Shane)에게는 그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순간이었습니다. 브룩은 열두 살 때부터 필라델피아의 유서 깊은 Tenth Presbyterian Church를 통해서 노숙자들을 섬겼습니다. 일찍부터 노숙자 친구들의 삶을 통해 빈곤의 악순환을 바라보며, 그녀는 분명 복음 안에 그 해답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셰인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도 필라델피아 시내에 있는 노숙자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총체적인 빈곤을 자신의 과제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브룩, 셰인, 마이클, 미셸, 제이미, 에이미, 이렇게 여섯 명의 친구는 자신들의 비슷한 관심을 함께 나누었고, 그 과정을 통해 ‘The Simple Way’라는 공동체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들이 공동체가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게 된 것은 사도행전에 기록된 초대교회 공동체에서 소망의 빛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면서,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재산과 소유물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 가졌다"(행 2:44~45)

"많은 성도가 다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서, 누구 하나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그들 가운데는 가난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행4:32~34)

악명 높은 헤로인 밀매 지역에서 시작한 공동체 생활

Simple Way는 가난한 이들이 사는 빈민가에 살며, 그들의 친구와 이웃이 되는 것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98년 봄 학기(97년에 졸업한 세인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의 마지막 학기)를 시작하기 이틀 전인 1월 9일 그들은 공동으로 집을 구입해서 공동체 생활을 실험하게 됩니다. 많은 곳을 알아보았지만, 생각지 않았던 켄싱턴(Kensington)에만 그들이 살 수 있는 집이 있었습니다. 그 결정이 알려지자, 친구들과 교회 식구들은 다들 말렸습니다.

▲ 심플웨이가 사는 켄싱턴. 헤로인 밀매 지역으로 악명 높은 이곳에는 사람이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은 듯했다. (박지호)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를 과격하게 여겼고, 어떤 이들은 그런 것은 공산주의가 아니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가장 악명 높은 헤로인 밀매 지역인 켄싱턴을 택했다는 사실에 다들 염려만 할 뿐이었습니다. 켄싱턴에서 거래되는 헤로인은 순도 99%의 최상품이어서 필라델피아뿐 아니라, 버지니아, 디트로이트에서도 고객이 찾아올 정도이며, 그 결과, 폭력과 마약 중독은 켄싱턴에서는 일상사가 되었습니다.

사랑에 눈 먼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셰인은 스물 두 살, 나머지는 스물 한 살이었습니다)은 아무런 프로그램도 없이,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을 가지고 가난과 마약, 폭력에 찌든 빈민가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이 아무런 프로그램도 계획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들은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섬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가난한 이들의 이웃이 되어 그들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Trifty shop, Food Bank, 언제나 누구에게나 개방

하나같이 기회만 되면 떠나려는 켄싱턴에, 젊은 백인 남녀 학생 여섯 명이 집을 사서 들어왔다는 사실은 금방 이웃에 알려졌습니다. 처음 한동안 학생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들은 옆집과 뒷집, 길 건너 사는 이들을 사귀며 그 동네 형편을 소상히 살피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친해져서 함께 놀기도 하고, 책을 읽어주고 숙제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는 질문에 동네 사람들은 미장원 아니면 thrifty shop(벼룩시장)이 있으면 요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도 미용 기술이 없었으니, 당연히 결론은 벼룩시장이었습니다. 그들은 옷가지를 비롯해 자전거, 가전제품 등을 기증 받아서 토요일마다 주민들에게 개방했습니다. 옷은 쇼핑백 하나에 1불, 나머지는 최소한의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제공합니다. 1불이라도 내게 하는 이유는 공짜일 경우에는 아끼지도 않고, 또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그 동네에는 부엌이 없어서 음식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의 경우는 일을 못해서 식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Simple Way는 비영리단체인 Food Bank에서 식료품을 기증 받아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을 만들어 매일 오후 한 시에 길모퉁이에서 나누어줍니다.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커다란 쇼핑백에 빵, 통조림, 과자, 초콜릿, 캔디 등 며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나누어줍니다. 이 동네에 사는 무의탁 노인들이나 취사도구가 없는 이들에게는 생명줄인 셈이지요.

Simple Way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습니다. 전화를 걸려고, 숙제 도움을 받으려고, 배가 고파서, 옷을 얻으려고, 심심해서,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정말이지 온갖 이유로 동네 사람들은 Simple Way를 드나듭니다. 모두들 휴가 가고 없었을 때, 몇 천 불어치 기물을 잃어버린 일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Simple Way의 형제, 자매들은 거의 신체적 위험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제는 모든 이들이 그들을 알기 때문입니다. 해를 끼칠 이들이 이미 다 친구가 되었기에, 그들은 위험한 곳에 살지만, 안전하게 살아갑니다.

버려진 집을 필라델피아 시로부터 불하 받아 제2단계 사역으로

▲ 심플웨이는 길모퉁이에 버려진 집을 필라델피아 시로부터 증여 받아 방과후학교나 도예교실 등을 운영하는 데 쓰고 있다. 버려진 집이지만 당국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은 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공인 받은 셈이다. (박지호)
지금까지 Simple Way는 옷가지를 나눠주고, 점심과 식료품을 주며, 학기마다 새로운 학용품을 나눠주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수동적인 일만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Simple Way는 제2단계 사역을 위해 부푼 꿈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길모퉁이에 버려진 집을 최근에 필라델피아 시로부터 불하 받은 것입니다. 아무리 버려진 집이었다지만 시 당국으로부터 증여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Simple Way가 신청한 지 2년 만에 집을 얻게 된 것은 그들의 사역이 이제는 지역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입니다.

넓은 지하실이 있는 이층집은 그들의 구슬땀으로 조금씩 Simple Way의 두 번째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장소의 제한으로 못한 일들이 많았지만, 가을부터 그들은 새로운 공간에서 더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하실에는 가마를 설치해서 도예교실을 운영하고, 일층에는 주방과 제빵 시설을 마련해서 이웃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일층의 나머지 절반은 작은 무대 겸 카페로 꾸며서 방과후학교, 주민회의,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됩니다. 이층에는 네 개의 방이 새로 꾸며져 Simple Way 단원은 각자 독방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게스트룸(Guest Room)도 꾸며서 방문자들에게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발전입니다.

지난 5년 동안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브룩은 서슴지 않고 ‘마약’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혹시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더니, 다시 ‘마약’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웃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헤로인의 노예가 되어가는 모습이-마약으로 인해 훔치고, 욕하고, 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모습-그들을 힘들게 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주님을 기억하며 마약으로 인해 황폐화된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면 더욱 큰 사랑으로 안아주는 그들에게서, 저는 작은 예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Common Purse(공동 지갑) 제도

쉽지 않은 공동체 생활이지만, 그들은 지혜롭게 한 가지씩 규칙을 만들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비영리단체이지만 비영리단체라는 특성이 그들의 삶을 지배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 말을 좀 더 풀면 이렇게 됩니다.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이들은 그 단체 운영비에서 월급을 받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비영리단체들은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인건비 등의 유지비로 사용하고, 정작 도움 받아야 될 사람들에게는 기부금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Simple Way는 그런 폐단을 막기 위해 매달 150불을 자기 몫의 생활비로 내놓습니다. 그 생활비와 개인적인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두들 파트타임으로 일을 합니다. 그들은 재정을 좀 더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Common Purse(공동 지갑)라는 새로운 제도를 조심스럽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간의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모든 개인 수입을 공동 수입으로 통합해서, 각자 필요에 따라 가져가는 방법입니다. 그럴 때 공동체는 더 건강해지리라는 생각입니다.

Simple Way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시에서 불하받은 집을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그 옆에 붙은 집도 불하 받으려는 계획을 이미 세워 놓았습니다. 도예 가마와 좋은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미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겠다는 예술가들이 나섰습니다. Simple Way의 가장 최근 식구인 스콧과 레이첼은 플로리다와 콜로라도에서 방문했다가 공동체에 가입했습니다. 지난여름에는 뉴질랜드에서 케리가 찾아와서 몇 주를 머물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을 보내어, 그리고 어떤 장소를 더 마련하셔서 무슨 일을 하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Simple Way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과 믿음은 하나님이 하시는 어떤 일에도 열려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라는 고백, 그래서 공동체를 이루어 정착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는 더 큰 사랑을 베푸는 이들로 기억되기를 원하는 젊은이들, 거창한 사업보다는 함께 삶을 나누는 형제, 자매를 더 소중히 여기고, 마약에 찌든 빈민에게서도 하나님의 형상을 볼 수 있는 순결한 영혼들이 모인 Simple Way. 그들이야말로, 켄싱턴의 어두운 거리를 밝히는 촛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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