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목자교회의 결단을 보고 든 생각
선한목자교회의 결단을 보고 든 생각
  • 김기대
  • 승인 2015.09.18 04:40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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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본 교회 재산권 문제

미국장로교(PCUSA) 교단과 건물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선한목자 교회가 현재의 교회당 건물을 포기한 채 교단 탈퇴를 결정했다. 교단의 동성혼 허용 결정의 여파로 교단을 떠나기로 했던 선한목자 교회는 교단의 '은혜로운 결별 정책'에 따라 탈퇴를 순조롭게 진행해 왔다. 그러던 중 교단 잔류를 결정한 일부 교인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노회가 개입,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 갔었다. 이 과정에서 공동의회의 개최 횟수, 잔류 교인에 대한 비방 여부 등이 대두되면서 교회측은 수세에 몰렸다.  PCUSA내에서 이미 탈퇴를 결정한 한인교회들에 비해 선한목자교회는 교세도 컸고 고태형 목사의 교단 내 위상 때문에 다른 교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결국 재판까지 가는 듯 했으나 이번 교회측의 결단으로 볼썽사나운 장면은 넘겼고 교회는 재산권을 잃는 대신 명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동성혼'에 대한 신학적 입장 차이에 따른 탈퇴이기 때문에 교회로서는 '진리 수호'의 차원에서 끝까지 싸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으나 건물을 과감하게 포기한 결단은 높이 살 만하다. 무엇보다도 내키지도 않았고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는 교회당 건물의 소유권이 교단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어서 비록 신학적 차이 때문에 교단을 떠나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던 교단에 대해 최대한의 예를 갖춘 고태형 목사와 교인들의 결정에 존경을 보낸다.

교회당 건물의 주인은 누구인가?

미국 주류교단들은 대부분 건물을 교단에 신탁한다. 이 과정에서 타이틀(명의)이 교회로 되어 있는 경우 주변의 소리에 현혹되기가 쉽다. 법적으로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에 교회가 소유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법률자문을 들으면 건물 소유권을 갖고 싶은 쪽에서는 흔들리게 되고 '과감하게' 소송에 뛰어 들었다가 돈도 잃고 명분도 잃은 경우가 허다하다. T교회가 그랬고 C교회가 그랬다.

최근 본지에서 다룬 교회 분쟁들도 대부분 교회의 건물 소유권 때문에 발생한 경우들이다. 잦은 교회 분쟁으로 건물구입에 헌신한 1세대 교인들이 사리지고 리더십도 몇 번을 교체하다 보면 건물은 무주 공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행정의 인수인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교회 행정에 밝은 이들이 서류의 보관이나 보고를 독점하면 건물 하나 차지하는 일은 땅 짚고 헤엄치기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지금은 없어진 또 다른 C교회는 몇 해 전에 담임목사가 건물을 매각한 뒤 대금을 꿀꺽한 것이 발각되었지만 행정 절차 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교세도 축소되었고 교인들 구성원도 바뀐 상태여서 끝까지 잘못을 밝혀낼 여력도 없었다. 어쩌면 건물에 탐을 내는 삯군들은 이 교회를 '먹은' 목사를 벤치마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점 때문에 선한목자교회의 이번 결정이 더욱 빛을 발한다고 볼 수 있다. 교단 방침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은 명분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무주 공산이 된 건물에만 탐을 내는 이들이 눈 여겨 봐야 할 결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교회 건물의 소유권은 교단에 신탁하는 게 맞다. 적어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분쟁도 피해가고 애먼 집단이 '주워먹는' 일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산권이 개입되지 않으면 교회내 분쟁이 증폭되는 경우도 드물다. 재산권 문제가 없기 때문에 갈등이 쉬이 해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뛰는 X위의 나는 X들'은 교단도 새롭게 만들고 하면서 이 또한 이용하는 형태도 있기는 하나 그것은 본인들이 감당해야 할 윤리적 문제이기에 이것까지 뭐라 할 수는 없다.

전통적으로 법에서 공동소유의 형태는 공유, 합유, 총유로 나뉜다. 공유(Miteigentum)는 로마법에 기초를 둔 것으로 공동 소유를 말한다. 여러 사람이 동일물의 소유권을 양적으로 나누어 가지는 것으로 공유권은 N명이 공동으로 가진다. 동업자들이 상가를 구입하는 경우 이런 소유권 형태가 적절하다.

합유(Eigentumsgemeinschaft zur gesamten Hand)는 고대 게르만에서의 가장 사망 후의 공동 상속인의 공동 소유의 형태에 기원을 둔 것으로 한국사회를 예로 들자면 조상의 선산을 물려 받는 후손의 공동 소유권과 비슷한 경우다. 소유권은 양적으로 나뉘어져  N명이 공동소유를 하지만 공동목적을 위하여 사용되기 때문에 지분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

총유(Gesamteigentum)는 게르만의 촌락 공동체의 경지 산림, 임야에 대한 공동 소유형태로부터 발전한 것이다. 이는 단체원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형태다. 공유와 달리 단체원이 자기의 권리를 처분하지 못하고 분할 청구할 수 없다.

미국 교단들의 재산 소유 방식은 총유에 가깝고 재산 분쟁에 빠진 교회들은 교회 건물을 공유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상법에서 공유는 지분 확보에 참여한 사람이 소유권을 나누는 것이지만 최근 몇몇 교회 분쟁 사례를 보면 지분 확보에 기여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알박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교단 이탈에  따른 신학적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재산권행사에서 보여준 선한목자교회의 성숙한 태도는 오직 재산권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최근 몇 교회들이 반드시 참고로 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기존의 건물을 포기하면서 거액의 새로운 건물을 구입하기로 한 교회의 결정이다. 많은 교인들이 함께 예배드릴 장소의 임대가 쉽지 않다는 고충은 이해하지만 '신앙의 길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한 선한목자교회가 제일 먼저 선택한 일이 고가의 새 건물을 구입하기로 했다는 점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신앙의 길을 지키기 위한' 다른 선택을 했다면 그들의 결단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서다. 어쨌든 새롭게 구입한 건물이 선한목자교회의 미래에 있어서 갈등 유발 요인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기대, 편집장 / <뉴스 M / 미주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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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류교단 2015-09-18 06:22:36
"미국 주류교단들은 대부분 건물을 교단에 신탁한다" 라고 하고 이것이 좋은 형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큰 개신교 교단인 남침례교와 보수장로교단인 PCA는 개교회의 건물 소유권을 인정는데 글쓴이가 말하는 대부분의 주류교단은 어떤 교단을 이야기 하는지 궁금해 집니다.

달라스 2015-09-18 08:22:48
사실 예배당 시설이 좋으면 사람들이 모이기 좋고 편안하게 예배?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 된 사상이 해결 되지 못한 상태에서 드리는 예배가 올바로 하나님께 드려질 수 있는지... 그리고 성경에 편안한 예배라는 말도 없지만 지금 현대인들이 너무 잘못 된 고정관념에 빠져 있어서 자신들의 신앙상태를 너무 못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한 목자의 동성애 문제로 인한 PCUSA교단 탈퇴는 그 교회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교회에 대해서 오하려 새로운 영적 은혜와 그리스도의 마음을 주리라 믿습니다.

뉴조사상 2015-09-19 01:29:30
뉴조는,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 걸고 넘어지는데 선수다. 이들은 도저히 그리스도인이라고 볼 수 없는 악어새와 같은 존재들이다.

어떤 주류교단 2015-09-19 03:20:21
하나더.
교회 건물을 두고 개교회 성도들끼리의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서 교단이 건물을 소유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지금 PCUSA 교단은 건물을 인질 처럼 사용해서 신앙이 다른 성도들과 목사들을 묶어 놓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옳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PCUSA에는 Pension Program도 타교단에 비하면 좋다고 들었다. 교회 건물이나 Pension 때문에 그 교단을 떠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교회나 목회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 아닌가? 이것을 돈을 가지고 성도들의 신앙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혹시 PCUSA에 속한 김기대 편집장 목사님도 건물과 Pension 때문에 그 교단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그렇지 않다면 김기대 편집장은 동성애에 대한 PCUSA 교단의 주장에 동의 하는가? 답할 용의가 있는가?

주류교단 2015-09-23 09:48:03
김기대 편집장님. 선한목자 교회가 교단에 최대한 예의를 갖추었다 ?? 소가 웃을일입니다. KGSPC.ORG 에 들어가보시고 말씀하시죠.교단로고 위에다지져분하게 떡칠해놓고(중앙일보 참조).교인들이 피땀흘려 헌금한 건축헌금 빼돌리고.그것도 모자라 CRT 라고 따로 만들어서 헌금을 따로 걷고.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인데..그리고 교단을 탈퇴 않하고 교묘히 새교회로 가입하고.교단 목사님들 앞에서 봉사하는 교인들 봉사 못하게 하고..신문사도 다 목사님 편인가? 재정문제는.kgspc.org 에 보세요.왜이런기사는 않나가 는지 모르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