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근성을 버려라’
‘노예근성을 버려라’
  • 강만원
  • 승인 2015.11.2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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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성도는 목사의 노예가 아니다
▲ 강만원 ⓒ <뉴스 M>

성경을 통해 주님은 우리에게 "너희가 그리스도의 몸이며, 지체의 각 부분이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지만, 성경을 읽는 교인들은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즉, 예수께서 생명을 바쳐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신 예수께서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다시 오신 곳이 바로 교회다.

그렇다면, 주께서 "너희가 그리스도의 몸이다"라고 말씀하신 분명한 메시지는, 너희가 교회의 지체로서 능동적인 운영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체가 살아 움직이지 않는 몸은 이미 죽은 시체가 아닌가.

교회의 지체로서 성도는 성경의 유일한 <성직>이며, 성도가 진정한 성직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역할>을 오롯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교회에 오신 주님은 "모든 성도들에게 각자 합당한 은사를 주셨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혹 위로하는 자면 위로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롬12:4-8)

본문은 특정한 사람들에게 특정한 은사를 주셨다는 ‘특별한 은사론’이 아니라 모든 성도에게 그에 합당한 개별적 은사를 주셨다는 ‘일반 은사론’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정작 중요한 핵심은, 은사를 주셨으면 남김없이, 그리고 주저 없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란트’ 비유를 기억하고 있는가? 한 달란트를 고이 간직했던 종이 주인의 소유를 아꼈다고 후히 칭찬받은 것이 아니라,

"남김없이 사용해서 결실을 맺으라."는 주의 뜻을 깨닫지 못한 죄로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엄히 질책을 받았고, "너는 멀리 쫓겨나서 이를 갈며 슬피 울리라"는 저주의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은사를 주셨으면 성도는 주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하되 남김없이, 그리고 주저 없이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인들은 좀처럼 은사의 의미와 성도의 사명을 깨닫지 못한다.

이유는, 너무 오랫동안 사제나 목사 같은 '성직자 의존 신앙'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영적으로 퇴행한 탓이다. 목사의 교권주의와 교회의 타락에 저항하며 새로이 교회를 세우겠다는 사람들조차 가장 먼저 찾는 것이 결국은 ‘목사’다.

물론 목사는 나름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은 매우 소중하다. 하지만, 목사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목사가 있어야 비로소 교회이며, 목사 없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라는 종교적 노예근성은 철저히 <목사 의존 신앙>에 기인하는 것이며, <목사 의존 신앙>은 필연적으로 목사로 하여금 ‘중세교회의 사제주의적 절대권력’을 부추긴다.

목사가 교회 권력을 손아귀에 장악하는 순간 교회는 <목사 교회>로 변질되지 않을 수 없다. 목사를 비난하기 전에 교인들의 의식과 신앙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말이다. 교회와 목사의 타락은 목사들의 잘못 이전에 이처럼 젖먹이 교인들의 맹목적인 목사 의존 신앙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도대체 목사가 언제부터 생긴 직분이며, 어떤 직분이기에 주께 의존하듯이 목사에게 의존하려는가? 성경에 분명히 명시했듯이, 유일신 사상에 바탕을 둔 그리스도 신앙은 근본적으로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어리석은 교인들이 목사에게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순간부터 목사는 교만과 탐욕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으며, 교회는 목사의 절대 권력에 의해 타락하지 않을 수 없다. 요컨대 ‘목사 교회’의 타락은 어리석은 교인들의 맹신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가?

형제들이 당당히 교회를 세워라. 그리고 형제들이 교회를 섬기고 교회를 다스려라('다스린다'는 말의 본래 의미는 '섬기다'이다). 오직 주님의 뜻에 따라, 교회의 몸이며 머리이신 주님의 뜻에 따라 교회의 사명을 준행하라.

그 다음에 목사를 세워도 늦지 않다. 아니, 목사 없이 성도가 교회를 섬길 수 있다면 애써 '담임목사'를 두려 하지 말고, 성경을 가르치고 전하는 '말씀사역자'로 불러라. 물론 말씀사역자는 교회의 담이나 당회장이 아니라 '일정한 보수'를 받는 사역자이며 '피고용인'이다.

결코 목사라는 직분을 허투루 대하는 것이 아니다. 때가 되면 나도 말씀사역자로서 목회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내가 말하려는 요지는, 성도가 능히 교회를 세울 수 있으며, 섬길 수 있다는 것이며, 목사에게 의존하는 순간부터 교회는, 그리고 우리의 신앙은 타락하고 변질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한다. 교회는 성도이며, 성도는 거룩한 교회를 섬기는 <유일한 성직>이라는 영적 자긍심을 절대로 잃지 마라! 스스로 목사의 종이 되려는 종교적 노예근성이 당신의 신앙을 비루하게 만들고, 주님의 교회를 속절없이 타락시킨다. <너희>, 즉 성도가 교회이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지체이다. 지체는 오직 ‘머리’의 명령을 따를 뿐이며, 머리는 ‘오직 예수’다.

강만원 / <아르케 처치> 대표,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저자, <루나의 예언> 역자, 종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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