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위한 교회는 있다!”
“노인들을 위한 교회는 있다!”
  • 양재영
  • 승인 2015.11.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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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LA한인타운 호산나교회 강승철 목사 인터뷰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호산나교회는 42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장로교(PCUSA) 소속의 교회이다. 작년 해체된 한미노회에서 지역노회인 태평양노회 가입을 앞두고 있다.

호산나교회는 다른 한인교회와 마찬가지로 여러차례의 교회내분을 겪으면서 교세도 축소되고, 지역 영향력도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장로교 한미노회의 총무였던 강승철 목사는 2011년 교회 내분에 휩싸인 호산나교회 임시 목사로 온 후 2014년 정식으로 부임했다.

교인 대다수가 70세 이상인 노년 목회를 설명하는 강 목사의 언변은 늘 유쾌하고 재미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깊은 헤아림과 신중함을 느낄 수 있다. 교단 행정엔 달인이지만 목회는 처음이라고 밝힌 강목사의 좌충우돌 목회기를 소개한다.

- 목회사역이 정말 처음인가?

▲ 강승철 목사가 윌튼 초등학교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그렇다. 긴 역사를 다 말할 수 없지만 지난 42년간 이 교회는 사고가 많았다. 특히 지난 2011년 교회내분이 일어나 임시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당시 교인이 24명으로, 빚은 없지만 덩치가 커서 관리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교회는 42년간 성공을 해 본적이 없었다. 사람을 불리고 채우는 것은 했을지 몰라도,선교와 훈련에 대한 개념이 없는 자기들만을 위한 교회였다.

노회 총무로서 행정경험은 많았지만, 늘 목회를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어렵지만 시작하기에 좋은 교회라고 생각했다.

- 막상 목회를 해보니 어떤가?

노회 총무를 하면서 담임목사를 한 번도 한적이 없는 놈이라는 수모를 많이 당했다. 제 임기가 5년인데, 이 기간 동안에 이 교회를 정상화 시킨 후 다시 노회로 들어가서 총무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왔다.

이곳에 왔을 때 교회는 이미 박물관에 들어가야 할 상태였다. 박물관에 들어가지 않고 태평양을 항해하려면 우리 교회만의 독특한 것을 찾아야 했다.

이곳은 외형상 저소득층 지역이며, 노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교회오시는 노인분들은 모두 1마일 이내에 사는 분들로 다 걸어서 온다.

현재 교인이 34명 정도로 처음 부임때보다 10명 정도 늘었다고 칭찬하는 분이 있는데, 이건 목사가 잘해서라기보단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바뀐 것 뿐이다.

- 호산나교회 만의 독특한 사역은 발견했는가?

2014년11월 노회로부터 교회 문을 닫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교인들은 모두 70세 넘는 노인들이고, 교회분규도 있었고, 특별히 미션을 위한 계획도 없는 상황이었다.

교회 문을 닫지 않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래서 발견한 사역 중에 교회 앞에 있는 윌튼초등학교를 지원하는 사역을 찾았다.

이곳은 학군도 좋지 않으면서, 부모들이 살기엔 렌트비가 너무 비싸다. 그래서 부모들은 다른 곳에 살다 2년 정도 후엔 올림픽거리나 3가에 있는 학군이 좋은 곳으로 옮겨간다.

윌튼초등학교 총 학생이 880명인데, 그중 51%가 히스패닉, 49%가 한국인이며, 불체자가 많다. 한인 부모들 조차도 이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클 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학교 아이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 프로젝트는 잘 진행됐는가?

내 임기가 5년이라 지금부터 시작해 5년 안에 정상화 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앞에 말했던 것처럼 우리 교회는 사이즈도 작고, 헌금도 한 달에 5-6천불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학교와 관련된 자료를 다 조사해본 후 학교에 뭐가 필요한지 찾기 시작했다.

올해 2천불을 시작으로 매년 1천불을 늘려 5년간 총 14,000불을 지원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이 교회는 선교비를 천불 이상 한 적이 없었다. 이곳으로 30년 전에 이사왔는데, 초등학교에 주차장 사용을 요구하는 등 도움을 요구만 했지, 이 교회가 학교를 도와준 적이 없었다.

이 학교엔 불법체류자로 조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은 데, 할아버지가 치매가 있어 밥을 못먹는 아이가 많았다. 학교 PTA에서 이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는데, 우리 교회가 어설픈 교육부 만들어 돈쓰는 것보다 '호산나' 이름으로 이 아이들을 도와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 교회 규모로 봤을 때 쉽지 않은 프로젝트란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 이정도 규모의 교회에서 하려면 피를 짜내서 돕는 것과 같다. 처음엔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든데 어떻게 돕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래도 장로님들이 조금씩 프로젝트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한 장로님이 천불이라는 거금을 쾌척했다. 이 교회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막상 시작을 하니 2개월 만에 2천 8백불이 모아졌다.

학교 교장선생님이 교회에 와서 지원금을 받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추워 교인들이 거의 안왔다. 이 분이 교회 와보니 교인은 거의 없는데, 2천불을 받고 감격을 한 것 같았다. “내년엔 3천불입니다.”라고 자신있게 약속을 했다.

지금은 장로님들이 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교인들이 조금씩 헌금을 하기 시작했다. “저 아이들의 가정은 삐뚤어져 있지만, 학교에서 선생님을 잘 만나고, 호산나교회 이름으로 가방과 간식을 해결하다보면 나중에 교회와 사회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다”는 마음으로 다들 임하고 있다.

▲ 호산나교회 전경

-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회 사역은 어떤가?

제가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다음 세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같이 다음세대가 없는 교회는 어떻게 하나?”고 묻고 싶다.

우리는 없는 것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님 나라에 갈 시간이 멀지 않은 교인이 많은데, 그걸 준비해주는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사역이다.

고령층의 교회는 고령층만이 할 수 있는 사역을 찾으면 된다. 이 교회를 가야만 되는 사역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이를 테면 어떤 것이 있는가?

이를테면 가끔 전화가 안되는 교인이 있다. 그러면 저는 일단 큰 병원에 전화부터한다. 자녀들이 직장 다니는 시간에 가장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은 목사다. 설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골프장에 가있지 말고, 빨리 현장을 찾아보고 자녀들에게 연락해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목사가 하는 것을 보고 교인들이 변화한다.

요즘 컴퓨터 교실을 개설했는데, 배우는 것을 싫어해 인터넷도 모르던 분들이 이젠 이메일을 하고 있다.

최근 주일 1부와 2부 예배 사이 30분을 ‘신앙의 뿌리’라고 해서 초대교회사를 가르치는 시간이 있다. 이 시간을 장로님들이 직접하신다. 목사는 도움만 준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하니 교인들이 온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간의 화합을 찾고 싶다면 ‘음악’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교회 건물을 같이 쓰는 히스패닉 교회와 합창단을 만들고 있다. 세대, 인종을 넘어 접촉할 수 있는 것은 '음악' 밖에 없다.

- 당회를 오픈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제가 한미노회 있을 때 가장 싫었던 게 ‘밀실정치’였다. 우리는 당회의 모든 결정 내용을 주보에 게재할 뿐 아니라, 당회 자체를 오픈당회로 하고 있다. 누구나 참석해서 의견을 낼 수 있다. 갈등의 요소가 있는 날은 듣기만 하시라 한다.

당회를 하기 전에 프로세스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이전에는 목사가 다했는데, 다 알려주니 비밀이 없다. 누구나 다 알고 있으니 계급이 나올 것도 없다. 그게 먹혀든다는 것이다. 또한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부결시킨다. 동의할 때까지 기다린다. 모두 개방하고, 최대한 설명하고, 최대한 광고한다. 그러니 갈등이 사라졌다.

- 이분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하는 것은 교회 출석과 십일조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구제’와 ‘긍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자기 동네 안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거절하지 않았던 예수님처럼, 바라지도 않는 곳에 갖다주지 말고, 내 옆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긍휼’의 마음으로 ‘구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사역이 있다면....

우리 교회는 전통적인 교회이다. 하지만, 다른 교회들이 버겁다고 안하는 것들을 우리 교회가 하고 싶다. 다른 교회들이 힘들다고 하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

또한, 구멍가게같이 가면서도 이 분들의 장례를 다 시켜드리고 싶다. 앞으로 다 고령층이 될 것인데, 고령층만이 할 수 있는 유니크한 일을 찾고 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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