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병욱에게 졌다
우리는 전병욱에게 졌다
  • 김기대
  • 승인 2015.12.02 06: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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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015년 11월 4주차 주중집계(23~25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46.8%로 나왔다. 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50% 후반대)과 불통 이미지, 남북 경색 국면에도 불구하고 45%대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 보수 언론과 재벌, 영남, 노년층의 단단한 연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능력과 관계없이 움직이고 있다. 보수 기독교 세력도 여기 한 몫하고 있다. 

내년도에 있을 한국의 총선과 이듬해 대선의 전망도 어둡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니', '보수세력이  장기 집권을 획책하고 있니' 하는 진보 진영의 우려는 흐름을 뒤엎을 힘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함량미달로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군 가운데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의 부상에 따른 미국 복음주의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벤카슨을 지지하자니 제칠일 안식일 재림교회 교인이라는 점이 걸리고 트럼프를 밀자니 그의 정제되지 않은 언행이 걸리지만 대안이 없어 보인다. 마침내 지난 10월  NDCC교회 담임이자 TV 전도자인 폴라 화이트 목사를 중심으로 열린 조찬모임에서 데이비드 예레미야, 월 크라우치, 스티브 먼세이 등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일어나게 될 줄로 믿습니다."

지난 11월22일 예장합동 평양노회 노회장인 예수 사랑교회 김진하 목사가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가 개척한 홍대새교회를 찾아 한 설교 중 일부다. 이날 홍대새교회는 평양노회 가입 감사예배를 드렸고, 김 목사 외 길자연 목사, 노회 분립 전 노회장을 맡았던 강재식 목사 등이 참석했다.

성폭행 피해자의 눈물, 교회 개혁을 바라는 이들의 기도와 시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제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측 평양 노회 소속 홍대 새교회의 담임목사로 법적 지위를 획득했다.

이 현상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대중들은 정의, 평화, 윤리, 미래와 같은 거대 담론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감 여론과 실제 생각은 다르다는 말이다. 체감 여론의 저변에는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손상시키지 않겠다는 이기심이 작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식으로 막말을 하자면 저들은 거대담론을 이야기하는 세력들을 향해 "너희들은 그렇게 짖어대라.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 외치고 있다. 정치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교회까지 이런 논리가 지배하게 되었다.

합동 교단은 여론을 모르지 않을 터,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그들은 여론과 저변의 생각은 다르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영리한' 자들이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성장을 생각하고 성장에 따른 반사 이익(내가 그 교회 교인이라는 소속감, 그들 교회가 가진 예산의 규모)에 만족한다. 이 과정에서 목사의 '사소한' 실수를 문제 삼는 일은 교회를 붕괴시키려는 사탄의 간계가 되어 버린다.

 

<미국 종교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 1776-2005- 미국 교회사.교단사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접근>은 로저 핑크와 로드니 스타크가 지은 책이다(서로 사랑, 2014년). 저자들은 이 책에서 미국의 종교적 성장, 즉 미국의 교회화(churching)의 배경을 밝힌다. 미국내에서 특정교단의 쇠락과 신흥 교단(sect-church)들의 부상을 종교 사회학적 입장에서 '시장', '경쟁', '생산품' 등의 용어를 사용해서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 주류 교회는 쇠퇴하고 복음주의 계열의 교회들은 성장하고 있는데 그런 현상의 사회학적 분석이 주된 내용이다. 복음주의 교회들은 교인들에게 자기 정체성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구원, 회개와 같은 메시지들을 교인들에게 강력하게 전달했고 이런 시도들이 먹혀 들어갔다. 반면 주류 교회들은 이런 데 소홀히 했고 세속사회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기에 실패했다고 본다.

기업처럼 교회도 교회의 구조적 체계들, 교회의 판매 대표자들, 교회의 생산품, 마케팅 기술에 의존한다. 특히 복음주의라는 생산품은 사회적 이슈보다는 종교적 이슈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신앙의 사회화 보다는 사생활화(privatization)를 대세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 종교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의 출판사인 '서로 사랑' 이상준 대표는 <아이굿 뉴스>에서 출판의 계기가 된 역자 김태식 목사의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한다.

목사님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쟁 구조를 들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무한 경쟁하지 않았습니까? 좀 더 좋은 물건을 좀 더 싸게, 좀 더 친절하게 팔겠다며 말이죠. 그렇다면 시간과 물질과 마음을 헌신하는 성도들에게 교회는 무엇을, 어떻게 드려야 할까요? 섬김의 감동과 함께 영적인 갈급함을 채워 준 교회와 교단은 부흥하여 승자가 된 반면, 성도(공동체 구성원)들의 필요에 둔감한 교회와 교단은 패자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가치판단을 내리려는 책이 아니라 현상을 설명한 책이다. 교회 성장학 책이 아니라 종교 사회학 책이다. 역자는 원저자들이 종교 현상을 시장 논리로 분석한 것처럼 '무한경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에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으나 과연 교회가 성장과 승자로 설명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회학자들이 그렇게 분석하는 것과 달리 기독교인들에게 교회는 '성장'과 '승자', '무한경쟁' 같은 용어로 설명되어서는 안되는 조직이다. 이 책이 사회학 강의실이 아니라 신학교 강의실에서 읽힐 때는 뼈아픈 자기 반성서로 읽혀야 한다. 사회는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에 서서히 눈떠가고 있는데 교회는 신자유주의의 전도사가 되기 위해 이 책의 의도를 곡해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다는 '합리적 선택이론'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잘 채워줄 때 교회 성장이 가능하다는 현실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교인들의 욕구 충족이 교회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때 과연 그런 교회를 건강한 교회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도식으로 본다면 전병욱은 성공한 목회자(판매 대표자)고 그를 괴롭히던 문제를 (마케팅 기술로) 극복한 '승자'가 되었다. 이제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신앙의 내면화, 개별 교회의 성장,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 등을 성공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무한경쟁적' 후발 주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제 2의 전병욱, 제 3의 오정현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이제 게임은 끝났다. 다시금 이러한 패배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승자'와 '성공'을 지향하는 게임의 룰을 바꾸어야 한다.

김기대 목사 / 평화의 교회 

이번 회로 <길벗의 몰래 읽은 책> 코너는 끝이 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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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2016-01-08 15:08:30
전병욱이 연대 경영학과 나오지 않았나요? 자기의 마케팅 능력으로 키운거라며 거액을 받았다던데. 신학을 경영학에 접목한 거죠. 책도 죄다 자기개발서 비슷함. 조엘오스틴 풍. 전가의 보도 다윗 있쟎아요. 십계명도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고 했지 처녀에 대하여는 (아직 결혼 전이었으니) 아무 말 없으니. 요새 경영학 광풍이라 부시나 트럼프 전부 경영학 전공이죠. 세상 살기 편합니다. 마음 편하면 된거죠.

눔크 2015-12-03 20:36:21
씁쓸합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어디에서 희망을 찾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