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도 잘했다, 좀 더 잘하자
지금까지도 잘했다, 좀 더 잘하자
  • 김종희
  • 승인 2008.03.27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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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터뷰] LA 기윤실 유용석 장로

▲ 유용석 장로에게 <미주뉴스앤조이>는 반가운 동무인가 보다. 1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미주뉴스앤조이>의 첫 번째 생일은 그에게도 남다를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LA 기윤실의 유용석 장로는 1925년생이다. 80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허리가 꼿꼿하다. 허리뿐만 아니라 정신도 꼿꼿하다. 사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작은 집을 임대해서 살고 있다. 자가용도 그가 어릴 때부터 길러 피아니스트가 된 수양손자가 최근에 사준 것을 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국산차를 고집했다. 청빈한 삶의 표본이다.

그는 1993년 LA 기윤실을 창립하여 지금까지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왔다. 지금도 북한과 중국을 수시로 드나든다. 1996년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을 돕기 위해 빵공장을 지어주고 젖염소를 보내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얼마 전에 확인해 보니 대한항공만 150번 이상을 탔다고 한다. 모두 북한과 중국에 가기 위해 탄 것이다.

2005년부터는 연해주에 있는 고려인들에게 영농자금을 주고 있다. 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하고 있다. 운영이 잘 되면 원금을 회수해서 다른 곳에 투자한다. 지금 잘 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에 있는 조선족 학생들에게 장학금 주고 있다. 이 모든 일이 LA 기윤실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개 유용석 장로가 이 일을 도맡아서 해왔기에 많은 사람의 신뢰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민이 많다. 나이도 많고, 너무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는데, 좀 더 젊은 세대가 기윤실 운동을 해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북한 돕기 운동은 지금까지의 인간관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후원을 받아왔는데, 그것이 멈출까 봐 걱정이다.

걱정 많은 그에게 <미주뉴스앤조이>는 반가운 동무인가 보다. 1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미주뉴스앤조이>의 첫 번째 생일은 그에게도 남다를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미주뉴스앤조이>가 1년간 정말 엄청난 일을 했다. 인원도 적고 회사 운영도 어려울 텐데, 이처럼 열악한 조건에서 인터넷과 종이신문을 꾸준히 만들어 내다니. 난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온 것이 정말 놀랍다.

‘성숙한 성도 건강한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그런 목적을 위해서 지금까지 그 길을 잘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런 신문을 한다는 것은 한국보다 훨씬 어렵다. 그런 점에서 수고가 많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성숙한 성도 건강한 교회를 말하지만 교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성도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얘기된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나라의 삶을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성숙한 성도들의 모습이 너무 적었던 것이 아쉽다.

한인 사회는 교회 중심 사회다. 교회가 건강해지면 좋은 시민이 될 수 있고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 교회가 사회와 시민에 대해서도 교육해야 한다. 교회가 하나님 믿는 얘기만 하지만 세상 속에서 어떻게 바로 살아야 하는지 가르치지는 않는다. 이것이 문제다. 그런 점에서 <미주뉴스앤조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LA 기윤실도 처음에는 생활 신앙 운동을 시작했다. 정직하게 말하고 정직하게 세금 내자고 호소했다. 절제 운동도 했다. 장을 볼 때 10분의 1 정도를 줄여서 그걸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했다. 한 주일에 한 끼 안 먹기 운동, 그런 것도 했다. 많은 사람이 호응했다. 우리 호소를 듣고 여러 교회가 따랐고, 지금도 그것을 실천하는 회원이 있다. 나눔 운동의 경우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에게 옷과 컴퓨터와 의료품 등을 보내주었다 성덕 바우만 때는 골수기증운동을 벌였다. 1996년 북한에 수해가 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북한 돕기 일을 해오고 있다. 빵공장을 만들고 젖염소 보내기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이 성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의식 있는 교회들과 사람들은 이 신문을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주목할 것이다. 이제는 내용이 좀 더 구체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사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빠른 시간 안에 미국의 한인 교회의 현주소를 잘 파악했다고 본다. 한인 교회에 정말 많은 문제들이 있다. 손봉호 교수가 말한 것처럼 ‘선지자적 비관주의’의 자세로 교회를 비판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우리도 LA에서 기윤실운동을 하면서 교회와 성도를 위해서 바른 소리를 하고 잘못을 지적하게 된다. 기윤실 소식지와 <한국일보>에 호루라기라는 칼럼을 5년 넘도록 썼다. 거기서 교회 문제를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미주뉴스앤조이>와 비슷한 모습도 있다.

얼마 전 목회자들을 모시고 좌담회를 했다. “기윤실은 교회의 잘못을 지적만 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건설적인 얘기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윤실을 이해한다고 하는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 선지자적으로는 했으나 제사장적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윤리뿐만 아니라 영성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윤실이나 <미주뉴스앤조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으로는 나쁜 것만 지적하지 말고 좋은 것도 칭찬하면 좋겠다. 변화를 위해서는 책망보다 칭찬이 더 쉽지 않나 싶다. <미주뉴스앤조이>도 그런 긍정적인 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면 좋겠다. 교회와의 관계는 바른 소리를 자꾸 하니까 서먹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교회는 성장주의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약점이 많다. 그런 것을 터치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교회를 친구로 삼아서 교회와 같이 이 일을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잘하는 단체 소개와 행사 안내도 더 적극적으로 해주면 좋겠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을 더 많이 영입해서 바깥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히면 좋겠다.

또 1.5세, 2세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다. LA에 1.5세, 2세 목회를 하는 곳이 적지 않다. 그런 곳에 주목하면 좋겠다. 미국 교회도 소개해주기 바란다. 미국 교회의 좋은 제도를 배울 수 있도록 소개해주면 좋겠다. 나빠서 맘대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좋은 정보를 주면 좋겠다.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할 기본적인 사명이다. 미국은 다민족사회다. 교회가 건물 짓는 데 돈을 다 쓰지 말고 한인 사회를 위해서 쓰고, 해외 선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소수 인종들을 섬기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

한인 사회는 미국 사회에서 지나치게 폐쇄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공중도덕과 법을 잘 안 지킨다. 탈세도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할 것이다. 우리가 베트남 사람보다 수입이 적은 것으로 나온다. 그게 말이 되는가. 교회도 마찬가지다.

미 국세청이 그것을 모르고 있겠는가. 다 알고 있다. 정직해야 한다. 이러다가 큰일 난다. 미국 안에서 신용을 잃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보다 약한 사람들을 얕보고 있다. 이런 한인 사회를 교회가 교육시켜야 한다. 우리가 번 돈을 교회와 자식 교육을 위해서 쓴다. 그러나 미국 사회를 위해서 소수 인종을 위해서 얼마나 쓰고 있는가. 선교비의 5분의 1이라도 내면 한국 사람과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훨씬 좋아질 것이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미주뉴스앤조이>가 방향을 잘 잡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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