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정치와 정치 테마주
현실 정치와 정치 테마주
  • 지성수
  • 승인 2017.02.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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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이 해마다 겨울이면 호주로 와서 한 달을 지낸다. 한국에서 대학까지 마치고 호주에서 학위를 하고 교수가 된 아들은 한국 사회 경험이 전혀 없었다. 호주 대학에서 10년을 근무하고 한국 대학으로 간지 3년째가 되었다. 방학을 맞아 집에 온 아들과 대화를 해보니 인간관계가 전공을 따라 금융계 정부 출연기관 등으로 소위 전문가 그룹으로 맺어지고 있었다. 즉 그것은 본인이 일부러 특별히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회의 기층을 이루고 있는 민중들과는 접촉을 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어떠하든 대학 교수로 자신을 한국 사회의 엘리트라는 의식을 갖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돈과 학력에 의하여 세밀하게 계급이 나뉘어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지난 여름에 별 것도 아닌 교육부 관리 하나가 술 한 잔 걸친 김에 본심을 내뱉은 것이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국민들의 염장을 지른 사건으로 비화되었었다. 인간은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엘리트 의식을 가지면 자연히 자신 보다 조건이 못한 사람을 아래로 내려다보게 되어 있다. 아들이 배관공이 대학교수보다 돈을 더 잘 버는 호주에서 계속 살면 한국에서 사는 것 보다는 훨씬 평등한 생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은 약간의 긴장이 있다. 아들은 현실 경제의 모든 지표를 가지고 연구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단 기존의 모든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나는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을 추구하는 삶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기존질서와 체제를 유지하는 보수적 입장과 항상 현실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추구하는 차이가 아들과 나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간격이 있다. 그러나 그 간격은 때로는 힘들기도 한다.

요즘 아들은 한국 정치인의 동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증권 때문이다. 아들은 학습용으로 정치테마주 거래를 하고 있는데 테마주의 일종으로, 정치인의 정책이나 인맥 등에 의해 등락하는 종목들을 의미한다. 대개는 정책으로 인한 수혜나 인맥 관계에 의해 개연성 없이 급등하여, 주식시장이 비이상적으로 과열되게 움직이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고 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유명 정치인과 옷깃이라도 한 번 스친 인연이 있는 기업이라면 그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미친 현상인 것이다.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소문이나 허위 사실에 근거하여 주가가 급격하게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널뛰기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정치인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 심지어는 거론되는 기업 자체와도 아무 상관이 없이 주가가 오르내리니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는 회사도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주주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증권시장 전문가는 "유력 정치인과 연결돼 있다고 주가가 오른다는 것 자체가 우리 증시가 후진적이란 증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문재인 테마주에 ‘우리들제약’이라는 조그만 제약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정작 문재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노무현이 쌍커플 수술 받는 병원 원장이 하는 제약회사라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이렇게 사돈의 8촌이라도 엮어서 테마주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테마주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대선후보군의 동향의 결과를 아는 것은 아무 필요가 없고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번에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반기문 사퇴처럼 갑자기 일이 터지면 그의 테마주를 샀던 사람들에게는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테마주의 위험성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경고하고 단속도 한다는데 백약이 무효인 모양이다. 그러나 헛소문에 의한 신앙의 주가가 널을 뛰는 현상은 교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예수의 실재와 전혀 무관한 소문만으로 무성한 신앙이 춤을 추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런 신앙의 상징적인 교회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가까이 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가득이나 증권 시장에 어떤 산업보다도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 테마주에서 한층 더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안희정이다. 그는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에 계속 모호한 말을 해서 사람들을 혼란 시키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 보다는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안희정은 보수 측의 차악의 선택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당 경선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본선에서는 다시 자기들의 후보를 뽑기 위한. 그것을 ‘역선택’이라고 한다. 즉 상대당의 유력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약한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88년 대선 때 야권에서 김영삼 후보가 외롭게 홀로 출마하지 않도록 김대중 후보의 후원 계좌에 거액의 돈들이 모여들었다. 김대중 후보 측은도 이에 고무되었고 출마를 머믓 거릴 필요가 없었다. 물론 나중에 김대중 대통령은 “그 때 내가 양보했었어야 했다.’고 후회를 했다.

요즘의 인터넷 시대에는 국민경선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 물리적 행사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본인의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안희정이 개혁의 길에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 자주 아리까리한 비유로 말씀 하시자 헷갈린 제자들이 “왜 딱 부러지게 말씀 하시지 않고 희정이처럼 말씀 하시나이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쉿! 천국의 비밀은 저들은 알면 안되고 너희들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니라.”하셨다.즉 일종의 암호라는 것이다. 암호의 반대가 구호이다. 모두 들으라고 크게 외치는 것이다.

지금은 암호를 사용할 때가 아니라 구호를 외칠 때이다.

“염병하네! 염병하네!. 지랄 염병하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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