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톨릭, “서류미비자들의 피난처가 되겠다”
미국 가톨릭, “서류미비자들의 피난처가 되겠다”
  • 양재영
  • 승인 2017.03.0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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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없이 출입금지...라티노 지역사회에 큰 영향력 미칠 듯
블레이즈 수피치 대주교

[뉴스 M=양재영 기자] 시카고 가톨릭의 블레이즈 수피치 대주교는 지난 27일(화) 교구 사제들과 학교 교장들에게 영장이 없이는 연방 이민단속요원들의 출입을 허락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피치 주교는 공문을 통해  “만일 그들이 영장이 없다면,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 그들에게 영장이 없이는 관내에 들어 올 수 없다고 정중히 말한 후 대교구 담당 변호사에게 연락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공문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서류미비자 추방을 위해 수천명의 단속요원을 충당하겠다는 이민명령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으며, 시카고의 쿡과 레이크 카운티에 있는 2백 2십만명의 가톨릭 교인 중 불안에 떨고 있는 44%에 달하는 라티노 지역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위급한 상황이 아닐 경우 예배 장소 등에 대한 단속을 금한다는 규정이 있어 그 실효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민세관집행국 대변인인 게일 몬테네그로는 “최근에도 병원, 학교, 예배장소 등 민감한 장소에 대해서는 위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피할 것을 지시한 2011년 규정을 지킬 것을 단속요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수피치 주교는 “이번 지시를 통해 최근 이민과 관련한 행정명령으로 심히 고통받고 있는 많은 교구원과의 연대를 지속할 것을 공표하고자 한다"라며 “시카고 대주교는 개개인의 이민 상황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의 존엄을 지지할 것이며, 그들을 위한 영적 지도와 연민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시카고 가톨릭 측은 “이번 전략은 지난 1980년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몰려온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던 운동의 재현이다"라며 “일주일 전에는 가톨릭 학교 교장들이 법원 명령 없이는 ICE 요원들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며, 영장이 없다면 단속요원들의 출입을 금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가톨릭 주교의 지시로 촉발된 ‘피난처 운동'은 시카고에 있는 수백개의 이슬람 회당과 개신교회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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