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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교회는 위의 권세에 복종하라혐오에 맞장구친 한국교회, 새정권에서 행태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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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다. 홍 후보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보다는 보수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그가 보수 표심을 얻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혐오’였다. 홍 후보는 전직 대통령, 노조, 세월호 희생자, 여성, 성소수자 등을 향해 거침 없이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그가 남긴 발언을 살펴보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혐오 발언으로 세결집에 나섰고 보수 기독교계는 이에 맞장구 쳤다. 사진은 8일 천안 유세에 나선 홍 후보. ⓒ 지유석

“민주당 1등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노무현 대통령을 지칭 – 글쓴이) 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을 향해) 에라이, 이 도둑놈의 새끼들”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가 하는 일.”

“부모님 상도 3년이면 탈상하는데 아직도 세월호 배지 달고...”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됐다.”

이 같은 발언은 지지자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상도에서는 장인어른을 친근하게 표시하는 속어로 영감쟁이, 영감탱이라고 하기도 한다”고 적었고, 이는 곧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마침 홍 후보는 이날 천안을 찾아 유세를 했다. 현장에는 50대 이상의 장, 노년층이 모여들었다. 유세장을 찾은 이들에게 홍 후보의 ‘영감탱이’ 발언에 대해 입장을 물었다. 이들은 한사코 대답을 피했다. 그중 60대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언행과 지지는 별개다. 난 계속 홍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 후보의 전략은 한편으로는 탁월했다. 박근혜씨의 파면과 뒤이은 구속은 분명 자유한국당에겐 위기상황이었다. 성난 민심은 지난 해 11월부터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고 있었다. 지지율도 한 자리수에 머물렀다. 그러나 홍 후보는 이 모든 상황을 정면 돌파했다. 특히 홍 후보의 '저렴한' 발언은 보수층 결집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보수’의 품질은 심각하게 나빠졌다.  

홍 후보와 보수 기독교계, ‘혐오’에서 일맥상통  

보수 기독교계 정당인 기독자유당은 홍 후보에 맞장구를 쳤다. 여기에 발맞춰 개신교인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단문메시지 대화방(단톡방)은 홍 후보 지지를 독려하는 메시지가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단톡방을 통해 퍼날라진 메시지는 참 낯뜨겁다. 

기독자유당이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개신교인들이 모이는 단체 카톡방에서는 홍 후보 지지를 독려하는 메시지가 유포되기 시작했다. 이중 대부분은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 독자제공

홍준표!!!! 

방금 이○○ 목사님으로 부터 온 소식인데, 홍준표 집사가 경남 도지사로 있을 때 주기철 목사님의 생가복원 건축시 7억원을 개인 돈 헌금했다고 합니다.

기호2번 홍준표후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광성교회 안수집사이고,그의 부인 이순삼 여사는 신앙이 아주 좋은 권사님이시랍니다. 모두 신앙이 아주 좋다고 그 교회 동문이 전하고 있습니다. 동성연애나 종교차별금지법 절대 반대입니다.

투표에 참작, 적극 후원바랍니다. 그리고 강성노조, 전교조와,민주화 이름으로 25년간 북괴스파이를 잡지 아니했는데 그세력을 척결, 해결할 자는 홍 후보뿐이라고 확신이 갑니다.

여호와닛시!! 여호와샬롬!! 코이노니아 화이팅!!!

홍 후보가 주기철 목사의 생가복원에 사재를 출연했다거나 광성교회 안수집사라는 주장은 곧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진위 검증은 뒷전이었다. 보수 기독교인들은 지지를 선언한 보수 정파 정치인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았다. 사실 이 같은 일들은 박근혜 전 정권에서 자주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할랄 단지 조성 등 정권에게 불리한 쟁점이 불거질 때 마다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출처와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메시지들이 무차별 유포됐었다. 

그런데 이 메시지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혐오’다. 즉 세월호 유가족, 성소수자, 이슬람 등에 대한 혐오 확산이 주된 목적이었단 말이다. 이런 경향은 홍 후보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했다. 

요약하면 보수를 참칭한 일부 기독교계 정치세력과 홍 후보는 일정 수준 성향이 비슷했다. 동시에 이들 역시 보수 정치세력과 마찬가지로 퇴행했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많은 교회들은 정권이 잘못을 저지르고, 그래서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면 이를 불온시 해왔다. 아래 적을 로마서 13장 1절에 적힌 말씀을 들면서.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지난 해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고 광화문에 1,000만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이게 나라냐’고 외쳤을 때도, 많은 교회들은 위에 적은 로마서 말씀을 들먹여가며 촛불민심을 폄하했다.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에 성도를 동원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절 기독교계가 정권 반대 집회에 적극 가담했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이 같은 행태는 참으로 이중적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는 끝났고, 새 대통령이 나왔다. 아마 홍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 기독교계로서는 새 대통령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정권, 특히 보수 정권이 위기에 처했을 때 마다 로마서 13장 말씀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일반 성도들의 정치참여를 막았던 교회들이 새 정권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국교회가 부디 사도 바울의 권면을 받아들여 하나님께서 정한 권세에 복종하기 바란다. 불순종은 가장 큰 죄악임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지유석  luke.wyclif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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