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주민들, 그리고 이곳과 인접한 김천시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기습적인 ICBM 발사에 맞서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는 지시를 내려서다.
성주, 김천 주민 약 60여 명은 급기야 30일 오전 서울로 올라왔다.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사드 추가 배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예정대로 열리지 못했다. 경찰이 15명으로 참석 인원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러자 주민들은 격앙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경찰과 몸싸움도 벌어졌다. 주민들은 경찰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왜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습니까”
“청와대 정문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더니, 이런 식이면 박근혜 전 정권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
결국 주민들은 청와대 앞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대신 청운동 치안센터 앞 도로에서 회견이 진행됐다.
1937년생 도금련 할머니는 일행을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사드 배치 이전엔 마을을 둘러싼 산에 올라 버섯과 나물을 캐는 게 할머니의 일상이었다. 사드는 할머니의 평화로운 일상을 뒤바꾸어 놓았다.
할머니는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 감정에 겨웠는지 눈물을 훔쳤다. 이내 마이크를 붙잡고 억센 사투리로 청와대를 향해 외쳤다.
“문 대통령님, 대통령님께서 저 죽으라면 우리다 죽을께요.”
이날 문 대통령은 휴가를 떠났다. 상경한 주민들 사이엔 “박근혜 전 정권과 정말 다를 게 없네”라는 탄식이 흘렀다.
[2017.07.31. 청와대 앞 도로]